"SK하닉 너마저" 주가 이런데 쪼개기 상장?…솔리다임 IPO 진짜 셈법

"SK하닉 너마저" 주가 이런데 쪼개기 상장?…솔리다임 IPO 진짜 셈법

박종진 기자, 김남이 기자, 김아영 기자, 최지은 기자
2026.10.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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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중복상장과 중복성장 사이 (上)

[편집자주]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IPO) 추진 소식에 중복상장 논란이 일고 있다. '중복상장=주주가치 훼손'의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솔리다임 IPO를 둘러싼 각종 오해와 진실을 따져보면서 AI 시대에 첨단산업의 자금조달 현실을 입체적으로 들여다봤다.

"쪼개기 낙인찍기에 중국만 웃을라"…SK하닉 '중복상장' 오해와 진실

(이천=뉴스1) 김영운 기자 = SK하이닉스 노사의 임금·단체협약(임단협) 잠정 합의안이 부결된 지 약 3주 만에 수정 잠정 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찬성 57.08%로 가결됐다.  수정 잠정 합의안에서는 최대 쟁점이었던 초과이익분배금(PS)의 현금 지급 비중을 기존 40%에서 50%로 높이고, 주식 지급 비중을 60%에서 50%로 낮췄다.  사진은 16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모습. 2026.9.1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이천=뉴스1) 김영운 기자
(이천=뉴스1) 김영운 기자 = SK하이닉스 노사의 임금·단체협약(임단협) 잠정 합의안이 부결된 지 약 3주 만에 수정 잠정 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찬성 57.08%로 가결됐다. 수정 잠정 합의안에서는 최대 쟁점이었던 초과이익분배금(PS)의 현금 지급 비중을 기존 40%에서 50%로 높이고, 주식 지급 비중을 60%에서 50%로 낮췄다. 사진은 16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모습. 2026.9.1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이천=뉴스1) 김영운 기자

중복상장의 유령이 SK하이닉스(1,605,000원 ▼76,000 -4.52%)를 덮쳤다. 미국 eSSD(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전문 자회사 솔리다임(옛 인텔의 낸드사업부)의 나스닥 상장(IPO) 추진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삼전닉스' 주가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터라 눈초리는 더 매섭다. 회사의 핵심 자산을 별도로 상장해 새 투자자를 유치함으로써 기존 주주가 손해를 본다는 주장인데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는 반론도 만만치않다. 반복되는 중복상장 논란의 경우 구체적인 사례별로 면밀히 따져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회사의 중요 자산을 떼어내 별도 법인으로 상장하는 것이 전형적인 중복상장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솔리다임 IPO는 다르다. 핵심 성장사업을 분리한 뒤 별도 상장하는 방식이 아니라 인수한 해외 자회사를 현지에서 상장하는 수순이다. 인텔 등 글로벌 테크기업들이 해왔던 방식이기도 하다.

SK하이닉스의 근간을 떼는 일도 아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직전인 2021년 기준 LG화학에서 LG에너지솔루션 관련 사업이 차지하는 매출·자산 비중은 40%대였지만 솔리다임은 그 비율이 10% 미만이다.

더욱이 중요한 건 '지분율'이란 숫자보다 '지분의 가치'다. 모회사 지분이 희석되더라도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적기 투자가 진행되면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의 성장성이 커지고 결과적으로 주주의 주식가치는 증가한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SK하이닉스에 묻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솔리다임의 기업 가치도 재평가 받을 수 있다. AI(인공지능) 서버 수요가 폭증하면서 eSSD 시장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불과 90억달러에 인수했던 솔리다임의 상장 후 가치는 1000억~1500억달러로 추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상장'이냐고 되물을 수도 있다. 자체 자금이나 차입으로 투자해도 되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지금은 반도체 산업의 판이 바뀌고 있다. HBM(고대역폭메모리)과 D램, 낸드 등에 동시다발적 대규모 투자가 절실하다. SK(540,000원 ▼15,000 -2.7%)그룹이 올 들어 발표한 투자 계획만 고려해도 중장기적으로 무려 1000조원 이상을 조달해야 한다. 보유 현금은 물론 IPO와 회사채 발행 등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 기업에 중복상장 프레임을 씌워 옴짝달싹 못 하게 하면 중국만 웃을 수 있다. 삼전닉스의 생산능력이 수요를 못 따라가면서 그 틈을 중국 업체가 파고들어 입지를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존 사업부를 떼어내 상장한 일반적인 쪼개기 상장과 달리 솔리다임은 인텔의 낸드·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사업을 인수해 출범한 해외 사업이라는 점에서 출발점이 다르다"며 "AI 반도체 경쟁에서는 투자 속도와 자금조달의 유연성이 중요한 만큼 상장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 조달 자금의 활용과 기존 주주가치 제고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분' 내주고 '성장'을 산다…솔리다임 IPO 손익계산서

미국에 설치된 솔리다임 광고판 /사진제공=솔리다임
미국에 설치된 솔리다임 광고판 /사진제공=솔리다임

솔리다임의 미국 증시 상장(IPO) 가능성을 둘러싸고 SK하이닉스(1,605,000원 ▼76,000 -4.52%)의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부 투자자에게 지분을 내준만큼 향후 이익을 나눠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지분 희석과 경제적 가치 감소를 같은 선상에 두고 보기는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성장에 활용한다면 SK하이닉스가 보유한 지분의 절대가치는 오히려 커질 수 있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2020년 인수를 결정한 인텔 낸드·스토리지 사업을 기반으로 출범했다. SK하이닉스는 인수대금으로 총 88억4400만달러(약 11조8500억원)를 지급했다. 올해 미국 사업구조 재편을 거치면서 현재 솔리다임은 NPS(SK하이닉스 낸드 프로덕트 솔루션)를 통해 지배하는 SK하이닉스의 손자회사가 됐다.

IPO 가능성이 제기된 배경에는 AI(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확대로 커지는 eSSD(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요와 생산능력·기술 경쟁력 확보에 필요한 투자 재원이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미국 IPO를 위한 대표 주관사를 선정했고, 이르면 내년 상장을 통해 약 100억달러(13조4000억원)를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기업가치는 최대 1000억~1500억달러 수준이 거론된다. SK하이닉스는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상장의 손익을 따지려면 먼저 신주 발행과 구주 매출을 구분해야 한다. 신주 발행은 솔리다임이 새 주식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낮아지지만 자금은 솔리다임에 들어온다. 구주 매출은 기존 주주가 보유주식을 파는 방식으로 매각대금은 해당 주식을 판 SK하이닉스의 자회사에 들어온다. 상장 기업의 성장 재원을 확보하는 것인지, 기존 투자자가 투자금 일부를 회수하는 것인지에 따라 경제적 효과가 달라진다.

솔리다임 지배 구조/그래픽=김지영
솔리다임 지배 구조/그래픽=김지영

신주 발행의 핵심은 지분율 숫자보다 발행 가격이다. 시장이 솔리다임의 가치를 높게 평가할수록 같은 금액을 더 적은 지분으로 조달할 수 있다.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낮아져도 회사에는 그 대가로 현금이 유입되는 만큼 지분율 하락만으로 보유지분 가치가 감소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단순 계산으로 100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약 100억달러를 조달하면 기존 주주는 90%가량의 지분을 유지할 수 있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상장 시점도 중요하다. 솔리다임(NPS의 낸드 사업)은 올해 상반기 매출 12조2507억원, 순이익 5조839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7배, 44.2배 늘었다. 대용량 eSSD 사업 호조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상장 시 비교 대상이 되는 경쟁기업의 기업가치도 평가도 최고 수준이다. 미국 낸드 기업인 샌디스크의 시가총액은 약 2478억달러로 1년 전과 비교해 약 13배 늘었다. 일본 키오시아도 같은 기간 주가가 9배 가까이 오르며 약 30조엔의 시총을 기록 중이다. 상장 시 높은 가치를 받을 수 있는 시기다.

상장은 솔리다임의 가치를 독립적인 시장 가격으로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알짜 회사가 독립된 상장회사로서 높은 가치를 평가받으면 SK하이닉스의 기업 가치도 재평가받을 수 있다. 다만 솔리다임이 내는 이익 중 SK하이닉스 주주에게 귀속되는 몫이 줄 수 있고, 낸드·SSD 사업에 투자하려는 자금이 SK하이닉스 대신 솔리다임을 직접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조달한 자금을 생산능력 확대와 연구개발에 투입해 사업 가치를 높인다면 SK하이닉스는 지분율이 낮아져도 더 큰 가치를 보유할 수 있다. 솔리다임이 자체적으로 투자 재원을 확보하는 만큼 SK하이닉스의 추가 출자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 외부 자본 유치를 통해 성장의 규모와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솔리다임 IPO 방식별 자금 흐름·투자 재원 효과/그래픽=이지혜
솔리다임 IPO 방식별 자금 흐름·투자 재원 효과/그래픽=이지혜

M&A(인수·합병)로 인수한 기업을 대주주 지위를 유지한 채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방식은 글로벌 반도체 분야에서도 활용돼왔다. 기존 핵심사업을 물적분할해 상장하는 '쪼개기' 방식과는 출발점이 다르다는 시각도 있다.

인텔은 자율주행 기업인 모빌아이를 2017년 153억달러에 인수했고, 2022년 10월 나스닥에 상장했다. 상장은 모빌아이가 새로 발행한 주식을 공모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시 인텔도 모빌아이의 상장을 통해 인텔 주주를 위한 모빌아이의 가치를 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2016년 인수한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을 2023년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구주 매출을 활용했다. 약 49억달러를 확보하고도 약 90.6%의 지분을 남겼다. SK하이닉스가 구주매출 방식을 사용하면 약 90억달러가 투입된 M&A의 투자 성과를 일부 실현할 수 있다.

솔리다임 IPO 손익계산서의 핵심은 '지분을 얼마나 내주느냐'뿐만 아니라 '어떤 가격에 어떻게 내주느냐'에도 있다. 상장 전후 보유지분의 가치, 투자를 위한 추가 출자 부담 등을 함께 비교해야 한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자본을 늘리고 고성장에 속도를 붙일 수 있다면 솔리다임 상장은 지분 희석을 감수하면서 M&A의 성과를 확대하는 선택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복상장이라는 형식보다는 실제로 어떤 구조로 거래가 이뤄지고 그 결과 SK하이닉스 기존 주주의 가치가 어떻게 변하는지가 중요하다"며 "구체적 IPO 방식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주주가치 훼손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돈줄 하나 더 뚫어라"…반도체 패권 전쟁 한복판, '솔리다임 상장' 의미

SK하이닉스(1,605,000원 ▼76,000 -4.52%)의 낸드플래시(이하 낸드) 손자회사 솔리다임이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HBM(고대역폭메모리)과 첨단패키징, 낸드에 대규모 투자가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솔리다임의 외부자본 유치가 SK하이닉스의 자금 부담을 분산하고 투자 여력을 넓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솔리다임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외부자본을 확보할 경우 SK하이닉스는 낸드 사업의 투자 재원을 손자회사 차원에서 조달하고 HBM과 첨단패키징 등 다른 사업에 내부 현금을 배분할 여지를 넓힐 수 있다. 반도체 호황에도 여러 사업의 대규모 투자가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자금조달 경로를 다변화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40조원 후반대로 예상한다. 지난해 설비 투자액(30조1730억원)보다 최소 15조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충복 청주 M15X의 양산 일정을 앞당기고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생산시설 확충에 속도를 내는 한편 첨단패키징 공장 P&T7과 신규 낸드 생산기지 M17 등 중장기 투자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까지 추진하면서 투자 대상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 9일 광주 군공항 부지를 방문해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체 건설 일정을 12년 앞당겼지만 이마저도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대한 빠른 속도로 건설하겠다"고 강조했다.

투자 대상이 여러 사업에 걸쳐 있다는 점도 자금조달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있다. HBM은 첨단 D램 생산라인뿐 아니라 여러 개의 칩을 쌓고 연결하는 패키징 설비까지 필요하다. 낸드 역시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용 eSSD(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능력 확보가 과제다. 공장 건설과 장비 도입에는 막대한 자금이 먼저 투입되지만 신규 설비에서 매출이 발생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최근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77조2214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실적이 좋아도 설비투자에 들어가는 돈이 빠르게 늘어나면 회사에 남는 현금은 줄어들 수 있다. 앞서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정기주주총회에서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한 '순현금 100조원 달성' 목표를 제시했던 만큼 SK하이닉스는 자체 현금 창출에만 의존하기보다 사업별 투자 재원을 효율적으로 확보할 필요성도 커졌다.

솔리다임 IPO를 통한 자금 부담 경감 효과는 신주 발행 규모와 조달 자금의 사용처에 좌우될 전망이다. 솔리다임이 신주를 발행해 자체적으로 외부자본을 유치하면 SK하이닉스 그룹 차원의 추가 자금 지원 부담을 낮출 수 있다.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매각하는 구주매출과 달리 신주 발행은 조달 자금이 솔리다임에 직접 유입되기 때문에 낸드 사업 투자 재원 확보에 유리하다. 반면 신주 비중이 낮거나 조달 자금이 낸드 생산능력 확충에 직접 투입되지 않는다면 자금 부담을 줄이는 효과는 반감된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각도의 방안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HBM과 첨단패키징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낸드 사업 재원까지 내부 자금으로 충당할 필요는 없다"며 "솔리다임이 외부에서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면 SK하이닉스도 사업별 투자 자금을 보다 유연하게 배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픈손가락' 솔리다임, SK하이닉스 美전략 핵심될까

솔리다임 지배 구조/그래픽=김지영
솔리다임 지배 구조/그래픽=김지영

한때 '아픈손가락'으로 불렸던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이하 낸드) 손자회사 솔리다임이 AI(인공지능) 수요 확대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eSSD(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업 가치 재평가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미국 증시 상장이 현실화할 경우 SK하이닉스의 미국 사업 확장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1,605,000원 ▼76,000 -4.52%)가 인텔의 낸드·SSD 사업을 인수해 2021년 출범한 회사다. 사명은 'SSD'와 '패러다임'에서 착안했다. 낸드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포부와 달리 출범 초기에는 업황 악화로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누적 손실만 7조3000억원에 달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솔리다임의 전환점이 됐다. 생성형 AI의 확산으로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데이터가 급증하면서 eSSD가 AI 연산을 뒷받침하는 핵심 솔루션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글로벌 IB(투자은행) JP모간은 2027년 eSSD가 전 세계 낸드 비트(bit) 수요의 48%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30%)과 PC(22%)를 제치고 낸드 최대 수요처로 부상할 것이란 관측이다.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될수록 고성능 eSSD에 강점을 지닌 솔리다임의 전략적 가치도 높아질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의 미국 사업 확대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SK하이닉스 낸드 프로덕트 솔루션즈'(구 솔리다임)를 개편해 'AI 컴퍼니'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지 AI 기업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통해 메모리 공급을 넘어 AI 솔루션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기존 낸드·SSD 사업은 AI 컴퍼니 산하에 신설하는 솔리다임 법인이 맡는다.

솔리다임은 고용량 eSSD 기술력과 현지 고객 기반으로 AI 컴퍼니의 사업 확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도 "AI 컴퍼니 산하에 솔리다임을 편제해 AI 산업 내 다양한 사업영역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스닥 상장이 현실화하면 솔리다임은 미국 자본시장에서 투자 재원을 직접 조달할 수 있다. AI 컴퍼니의 현지 투자·협력 전략에 솔리다임의 자금 조달 역량이 더해져 SK하이닉스의 미국 사업 확대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통상정책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기대 요인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기업들의 현지 투자를 압박하는 가운데 나스닥 상장이 생산시설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통로가 될 수 있어서다. SK하이닉스는 현재 미국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두고 있지 않다. 솔리다임이 IPO 자금을 미국 내 생산시설에 투입한다면 현지 생산 확대를 요구하는 미국 정부의 정책 기조에 대응하고 고객사와의 협력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지 핵심 인재 확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미국 상장주식을 활용한 보상체계를 갖추면 스톡옵션이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등을 통해 기술 인력에게 장기적인 보상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빅테크와 반도체 기업들이 우수 인재를 놓고 경쟁하는 미국 시장에서 인력 유치와 이탈 방지에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늘어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자본시장을 통한 투자 재원 확보와 상장주식 기반의 인재 보상체계가 갖춰지면 솔리다임이 미국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여건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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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김남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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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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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기자

사회부 사건팀을 거쳐 산업1부 전자팀을 출입합니다. 쉽고 와닿게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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