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길 수도 없는 발전소…전기요금 차등제에 지방 발전사 부담

옮길 수도 없는 발전소…전기요금 차등제에 지방 발전사 부담

최경민 기자
2026.10.1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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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킬로볼트)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
345㎸(킬로볼트)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LMP)와 관련해 기존 발전 사업자에 지나친 비용 전가를 하는 방식을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6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한국전력은 LMP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전국을 11개 지역으로 나눠 비수도권 산업용 전기요금을 최대 ㎾h(킬로와트시)당 18원 낮추는 LMP 설계안이 공개됐다. 비수도권이 저렴한 전기요금을 앞세워 기업을 유치하는 것 등을 목표로 한 정책이다. 비수도권에서 생산한 전기 대부분을 수도권에 공급해온 구조를 깨겠다는 취지다.

실제 지역별 가격 차는 앞으로 투자할 사업자에게 유효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신규 발전사는 전력 판매가격이 높은 지역을, 전력 다소비 기업은 전기요금이 낮은 지역을 선택하도록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에 앞서 가격 정보를 제공하면 입지와 사업 규모를 조정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전력이 부족한 수도권 지역에는 발전소가 지어지고, 전력이 남는 비수도권 지역에는 기업과 AI 데이터센터 등이 들어서는 효과 역시 가능하다.

문제는 비수도권에 위치한 기존 발전사들의 매출이 감소하며 재정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조원을 투입해 건설한 발전소는 판매가격이 낮아진다고 다른 지역으로 옮길 수 없다. 연료나 설비 구성도 단기간에 바꾸기 어렵다. 발전사의 수익성이 악화되면, 지역별 수요 분산 효과가 나타나기 전에 전력 공급기반이 먼저 약해질 수밖에 없다.

기존 발전사의 수익성 악화, 설비 이탈 등 부작용을 모두 검토한 뒤 LMP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발전과 전력 수요 간 지역적 불균형 고착화로 불거진 문제를 기존 비수도권 발전소들의 판매단가 인하로 처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냐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2010~2024년 수도권 전력 수요는 39.6% 증가했지만 발전설비는 26% 늘어나는 데 머물렀다. 반면 비수도권 발전설비는 134.8% 증가했다.

LMP 제도 설계 단계부터 신규 사업자와 기존 사업자를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규 사업자에게는 지역별 가격을 반영해 입지 선택을 유도하되, 기존 시업자에게는 일정 기간 경과조치를 마련해 급격한 수익 감소와 설비 이탈을 방지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업계는 본다. 예측 가능한 정부 정책이 선행돼야 신규 발전사업자들이 시장에 들어올 수 있고, 국가 전력수급 계획도 차질없이 진행된다. 소매요금 할인의 경우 기존 발전사의 도매단가 인하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재원 조달 방식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지역별 전기요금제의 실효성은 가격 차등 자체보다 투자와 소비를 실제로 바꿀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송전망 병목을 해소하고 지역 수요를 유치하면서도 기존 공급기반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가격 신호와 비용 부담의 대상을 정교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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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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