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법 개정과 기업형 슈퍼마켓(SSM) 문제 등으로 홈쇼핑 채널이 본의 아니게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중소기업 불만을 달래기 위해 새 중기 전용 홈쇼핑 허가 문제가 가능성 높게 검토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홈쇼핑 '연번제'가 새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연번제란 현재 공중파 방송 사이사이인 '6·8·10·12' 번에 끼어 있는 홈쇼핑 채널을 연속되는 번호로 다시 부여하는 제도다. 논란의 핵심은 이 연번제가 종합편성채널을 현재 홈쇼핑 자리에 배치해 주기 위한 '빌미'로 검토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새 채널을 하나 허가해 주면서 홈쇼핑 채널을 한데 묶어 뒤로 빼기 위함이 아니냐는 것. 공중파와 가까운 번호는 시청률로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황금채널일 수밖에 없다. '혹시나' 하는 수준에서 제기되는 의혹이긴 하지만 연번제 논란은 홈쇼핑 채널을 둘러싼 복잡한 정황을 보여준다.
국내 5개 홈쇼핑사들은 이 앞자리 번호에서 장사하기 위해 지난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영업이익 4115억 원의 70%에 달하는 3079억 원의 송출 수수료를 SO에 지불했다. 종편 채널이 이 앞자리를 차지하려면 이 만큼의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채널을 새로 허가하는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홈쇼핑사들은 새로운 채널을 반길리 없다. 그러나 홈쇼핑 채널 허가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지 않다. 중소기업 도와주자는 것을 반대하기에는 적잖은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정치 논리에 매몰돼 정작 검토돼야 할 것들이 검토되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 채널을 서둘러 허가하는 것이 먼저인지, 현재 시스템 안에서 유통회사와 중소 제조업체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먼저인지 정치적인 고려를 떠나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