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약용의 형이자 자산어보를 쓴 실학자 정약전은 1801년 지금의 전라남도 신안군 우이도로 유배를 가게 됩니다. 정약전은 그 유배지에서 소나무 벌채 금지 정책의 폐해를 눈으로 보게 되지요.
나라에선 산에 있는 소나무를 베지 못하게 하고 이를 어길 경우 엄격하게 처벌했습니다. 소중한 자원인 목재를 보호한다는 명분이었습니다. 지방관리들은 이를 악용해 심지어 백성을 수탈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러다보니 산을 소유한 백성들은 괴롭힘을 당하지 않기 위해 남몰래 나무를 몰래 베어 없애버리고 뇌물로 무마해버리는 경우까지 생기게 됐습니다. 소나무를 보호할 목적으로 펼친 정책이 오히려 소나무가 없어지게 만든 결과를 나은 셈입니다.
정약전은 이에 ‘송정사의’라는 책을 써 정책 대안을 제시합니다. 비현실적인 벌채 금지 대신에 식목을 장려하자는 것이었지요. 식목을 잘 하는 백성에게 이익을 보장하면 나라에도 이득이 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비현실적인 규제 대신에 장려책을 써야 한다는 논리는 200년이 더 지난 오늘에도 귀담아 들어야 할 식견이 아닐 수 없습니다.
#. 요즘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이대로라면 몇 십년 후 우리나라 인구는 확 줄게 될 것이고, 국가적 위기를 맞닥뜨릴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하지만 아직 훗날의 일이라 그럴까요. 보육료 보조, 세제 지원 등 정부가 내놓는 정책에는 저출산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이 없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교육 문제는 일단 논외로 하지요. 사람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건 당장 키우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입니다. 맞벌이가 많은 요즘 세태에서 믿을만한 보육시설이 크게 부족하니까요. 많은 부모들이 바쁜 출근 시간을 쪼개 발을 동동 구르며 인근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면서 아이가 잘 지내는지 늘 불안해합니다.
그러다보니 자체 보육시설을 마련하려는 기업들이 속속 생기고 있습니다. 늘어나는 여성의 사회진출에 맞춰 여성들이 자녀로 인해 불안해하지 않고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주자는 배려입니다. 하지만 규제의 벽에 막혀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생기고 있습니다. 유통업종의 대표기업인 롯데백화점도 그런 곳 중의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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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백화점 이철우 사장은 평소 출산율 높이기에 관심이 많습니다. 인구를 유지해야 내수산업인 유통의 미래가 보장될 수 있다는 생각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출산장려 캠페인도 펼치고 있으며 올 봄엔 직원자녀를 위한 어린이집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소공동 본사가 아니라 인근 재동에 별도로 어린이집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법에 따르면 직장내 보육시설은 안전때문에 무조건 건물 3층 이내에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롯데백화점 1층에서 3층까지는 노른자위 영업매장입니다. 매출자체를 포기하고 보육시설을 만들순 없는 노릇이지요. 애초 업무동이 시작되는 본사 15층에 어린이집을 만들려고 했지만 법에 가로막혀 떨어진 동네에다 만든 겁니다.
이로 인해 점심시간이나 휴식시간에 수시로 아이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직장 내 보육시설의 장점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버스로 왔다갔다 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덤으로 안아야 하고요. 롯데백화점은 앞으로 직장보육시설을 더 많이 만들 계획이지만 현실적인 벽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물론 안전 관리는 양보하기 힘든 중요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저출산 역시 그 이상으로 중요한 사안입니다. 피난시설이나 소방시설만 철저하게 갖춘다면 백화점 같은 유통기업에겐 조금 융통성을 발휘해 높은 층에 직장 내 보육시설 허가를 내줄 순 없는 걸까요. 어차피 아파트 위주인 우리나라 주거문화를 볼 때, 그리 무리한 주문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조금만 더 편의를 더 봐준다면 회사에 어린이집 만드는 곳이 더 많이 늘어날 것 같은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