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국제공항공사가) 200억원이 훌쩍 넘는 매장들을 팔겠다면서 기존 매장 매출조차 공개안하는 게 말이나 됩니까? 한달에 얼마 팔리는 매장인지도 모르는데 일주일만에 무슨 수로 사업성을 분석하겠어요."
"이번 입찰공고에서 빠진 2개 매장(361.6㎡)에 관한 뒷말이 어찌나 무성한지…. 특정 업체에 주려고 매장을 빼놨다는 얘기를 듣고 나니 사실 여부를 떠나서 입찰에 참여할 마음이 싹 사라졌습니다."
13일 유찰된 인천국제공항 한국관광공사 면세점 2개 구역 입찰 과정을 놓고 산업계 관계자들이 불편한 심경을 털어놨다. 입찰기간부터 입찰자격, 구역분할까지 납득할 수 없는 사안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5일 내년 2월말 계약이 만료되는 한국관광공사 면세점 구역에 대한 사업자 입찰공고를 내고 일주일만인 12일 참가업체 등록을 마감했다. 일주일은 면세점 운영경험이 없는 기업들이 사업성을 검토하고 입찰을 준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기간이다. 앞서 면세점 사업자 입찰이 진행된 지난 2007년에는 50일 넘는 입찰 준비기간이 있었다.
관세청과의 사전협의 진실공방 역시 이번 면세점 입찰 과정상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면세 면허를 내주는 관세청이 인천공항공사 입찰공고와 관련해 "협의가 최종 마무리되지 않은채 공고가 이뤄졌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보세판매장운영에 관한 고시(제2-2조)는 출국장 시설 관리자가 보세판매장을 임대할 때 입찰공고 내용을 관할 세관장과 미리 협의토록 규정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해명자료를 통해 "세관을 비롯한 관계기관과 협의했다"고 반박했지만 개운치 않은 부분이 많다.
인천공항공사의 새 면세점 사업자 입찰 논란은 결국 유찰되면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재입찰 공고 등 과정은 눈여겨 지켜봐야 한다. 이미 민주당 등 정치권에선 "면세점 매각을 중단하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인천국제공항은 대한민국의 관문이고 얼굴이다. 세계 공항서비스 평가에서 7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자랑거리기도 하다. 세계 1등 인천공항을 관리하는 인천공항공사가 '졸속 입찰'이라는 오명을 쓰는 것은 정말 창피한 일이다. 투명하고 합리적인 재입찰 과정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