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요우커만 손님?" 면세점서 소외된 韓고객

[기자수첩]"요우커만 손님?" 면세점서 소외된 韓고객

전혜영 기자
2014.06.26 06:05

"한국인 직원은 없나요?"

지난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에서 만난 한국인 여성 고객 A씨는 "분명히 한국 면세점인데 마치 중국에서 쇼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A씨가 가장 불편하게 느낀 것은 '중국이 아닌데도 중국 같은' 매장 분위기. 가방을 사러 들어간 한 매장에서는 한국말이 서툰 조선족 직원이 재고 파악이라는 판매 사원의 기본조차 제대로 못해 결제카드까지 꺼냈다가 제품을 사지 못하는 촌극을 빚었다.

다른 매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매장마다 한국인 직원을 찾기 힘들 정도여서 물건을 골라 바로 계산하는 것은 무리가 없었지만 제품 모델을 다양하게 상담하거나 진행 중인 할인 행사, 포인트 적립 제도 등을 문의하면 답변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올 상반기 내수 경제 위기에도 면세점은 '요우커'로 불리는 '큰 손' 중국인 관광객 덕분에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한국인의 매출 비중을 압도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매출액 기준, 롯데면세점의 중국인 비율은 45%대로 한국인(40%) 보다 더 높았다. 신라면세점도 지난 5월 기준, 중국인 매출 비중이 60%에 달해 한국인(30%대) 매출의 2배 수준이다.

이렇다보니 국내 면세점 업계는 1대1 통역 등 맞춤 서비스를 최대한 제공하며 중국인들이 쇼핑에 불편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인 고객에 대한 서비스가 강화하는 만큼 정작 한국인 고객들은 소외감이 커지고 있다. 쾌적한 쇼핑 환경은 고사하고 전쟁을 치르듯 물건을 사야 해 쇼핑 만족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물론 면세점 업계도 한국인 고객을 붙잡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선불카드 2배 증정 이벤트'를 진행 중이며 신라면세점도 한국인을 대상으로 구매금액별 최대 20만원까지 선불카드를 주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이벤트는 결국 1회성 성격이 짙다. 제품에 대한 설명 같은 기본 안내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면 한국인들은 쇼핑하는 재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면세점에서는 대화가 안 통해 인터넷으로 제품을 구입한다는 사람들이 있을까.

면세점 입장에서는 매출 비중이 높은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더 강화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매장 내 한국인 직원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명찰이나 의상을 구분한다거나 조선족 직원에게도 한국인 안내를 적절히 할 수 있도록 충분히 교육하는 면세점의 자세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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