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저지 등에 국내 상장 불발시 싱가포르 상장 대안…"한국롯데, 국적 논란 해소 정체성 확립 계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호텔롯데 기업공개(IPO)를 한·일 롯데그룹의 복잡한 지배구조 모순을 일거에 해소하는 동시에 국적 논란에 휩싸인 한국 롯데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계기로 판단,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호텔롯데 기업공개의 '시기상조론'을 제기하며 신 회장 계획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25일 머니투데이 취재로 밝혀진 호텔롯데 기업공개 구체 계획에는 한국 롯데의 일본 종속을 이번 기회에 꼭 해소하겠다는 신 회장의 각오가 엿보인다.
신 회장은 신 전 부회장의 저지에 막혀 호텔롯데의 국내 증시 상장이 어렵게 될 경우 외국인들의 투자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싱가포르 증시에라도 상장시키겠다는 대안을 세워놨다. 이미 5년 전부터 호텔롯데의 상장을 준비해 왔으며 지난 여름 발발한 1차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으로부터 승인을 받아냈고, 이후 상장 추진 속도를 더욱 높여왔다.
특히 신 회장은 이번 호텔롯데 상장 과정에서 주식 취득을 하지 않을 계획으로 한국롯데의 일본 종속 고리를 끊고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선진적 경영 체제를 만들겠다는 미래상까지 그려 놓고 있다.
이처럼 신 회장이 해외 증시 상장이라는 대안까지 염두에 두고 있지만 신 전 부회장이 경영권 쟁탈전의 향배를 좌우할 수 있는 호텔롯데 기업공개 저지에 사활을 걸고 달려들고, 신 회장이 이를 돌파하지 못한다면 한국롯데가 얽매인 종속 구조는 계속 풀지 못할 숙제가 될 지도 모른다.
신 전 부회장은 최근 머니투데이 등 언론사들을 잇따라 방문해 "신 회장이 롯데그룹 순환출자고리 100% 해소 계획을 밝히지 않았고, 신 회장이 주도한 중국 사업의 부실 규모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현 시점에서 기업공개를 하면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재계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이달 초 반격에 나섰을 때부터 이미 호텔롯데 기업공개 저지 포석이 깔려 있었다고 분석했다. 호텔롯데 매출 80%를 차지하는 롯데면세점의 시내 면세점 재허가를 앞둔 시점에 반격에 나선 것이나 신 전 부회장이 광윤사 최대주주로서의 지위를 강화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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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전 부회장은 지난 14일 광윤사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스스로 대표이사에 오르고, 지분 '50%+1주'를 보유한 절대적인 최대주주가 됐다. 광윤사는 호텔롯데의 지분 5.45%를 보유하고 있어 기업공개 과정에서 소수주주권 등으로 신 회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은 호텔롯데 기업공개 등 롯데의 지배구조 개선 약속을 통해 국내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다"며 "신 전 부회장이 벌이는 소송전이나 여론전에서 밀려 이를 진전시키지 못한다면 가뜩이나 일본인들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 있는 한국롯데의 앞날과 신 회장의 앞날도 불투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