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中 수입화장품 규제에도…상하이·베이징은 'K뷰티 집합소'

[르포]中 수입화장품 규제에도…상하이·베이징은 'K뷰티 집합소'

상하이(중국)=송지유 기자
2016.03.16 03:30

핵심상권마다 한국 화장품 매장 밀집, K뷰티 인기 여전…무허가 불법유통 직격탄 맞을 수도

중국 상하이 난징동루 홍이광장 인근 이니스프리 플래그십 스토어 전경/사진=송지유 기자
중국 상하이 난징동루 홍이광장 인근 이니스프리 플래그십 스토어 전경/사진=송지유 기자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지난 10일 중국 상하이 난징동루 '이니스프리' 플래그십스토어. 중국 상하이 한복판에서 익숙한 한국어 인사말이 끊임없이 들려왔다.

지상 3층, 822㎡(약 250평)로 중국에서 단일 화장품 브랜드 매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이곳은아모레퍼시픽(131,500원 ▼2,800 -2.08%)이 운영한다. 하루 평균 1500명, 주말에는 3000명 이상이 방문하는데 매장 직원 수만 60여 명에 달한다. 매장에서 만난 메이메이(27)씨는 "평소 한국 드라마를 즐겨보고 화장품도 한국 제품만 쓴다"며 "이니스프리 등 한국 화장품은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라고 말했다.

중국이 지난해부터 수입화장품 위생허가 규정을 강화하고 보따리상(따이공) 단속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현지 'K뷰티'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중국 정부의 내수기업 육성 정책으로 화장품 수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우려도 현지 취재결과 다소 과장된 해석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모레퍼시픽(131,500원 ▼2,800 -2.08%),LG생활건강(247,000원 ▲2,000 +0.82%),코스맥스(16,120원 ▼70 -0.43%)등 중국에 법인·공장을 설립했거나 위생허가, 통관 등 정식 절차를 밟아 수출하는 주요 화장품 기업들은 현지 사업에 큰 변화가 없었다. 다만 중국 당국 위생허가를 받지 않고 보따리상 등을 통해 특정 상품을 불법 유통해 온 일부 업체들은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핵심상권 'K뷰티' 집합소…주요 브랜드 中 사업 순항 =난징동루, 정다광장 등 20-30대 소비자들이 몰리는 핵심상권에는 이니스프리, 더페이스샵, 토니모리, 스킨푸드, 바닐라코 등 한국 화장품 브랜드 매장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이곳이 상하이인지, 서울인지 헷갈릴 정도다.

아모레퍼시픽 중국법인 직원 왕이징씨는 "상하이, 베이징 등 대도시 핵심상권 대형 복합쇼핑몰에 출점하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며 "부동산 업계에선 이니스프리 매장이 들어서면 젊은 여성고객이 몰려 상권이 살아나는 효과가 있다고 입소문이 날 정도"라고 귀띔했다.

중국에 진출한 화장품 업체 매장 수도 급증 추세다.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60여 곳 늘어 현재 203곳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1000개(대리점 포함)를 밑돌았던 미샤 매장은 1300개를 넘었고, 토니모리는 지난해 상반기 37개에서 62개로 늘었다. 왓슨스 등 숍인숍 형태로 입점한 매장까지 합하면 2000여 곳에서 토니모리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 코스맥스도 상하이에 색조전용 공장을 추가로 신설하는 등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 난징루의 한 복합쇼핑몰. 이니스프리, 올리브영, 스킨푸드, 더페이스샵 등 한국 화장품 브랜드숍이 밀집해 있다. /사진=송지유 기자
중국 상하이 난징루의 한 복합쇼핑몰. 이니스프리, 올리브영, 스킨푸드, 더페이스샵 등 한국 화장품 브랜드숍이 밀집해 있다. /사진=송지유 기자

◇"무허가 불법유통 직격탄 가능성…중장기 전략 세워야"=다만 달팽이크림(잇츠스킨), 마스크팩(산성앨엔에스), 마유크림(클레어스코리아) 등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특정 상품을 보따리상 등을 통해 현지에 불법 유통해 온 중소 업체들은 중국에서 안정적으로 사업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보따리상 단속이 강화되면서 이미 매출이 급감한 사례도 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전년 대비 283% 성장했던 대중국 화장품 수출 증가율이 올 1월에는 8.7% 증가하는데 그쳐 수출 타격 우려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연재호 아모레퍼시픽 상하이 R&I센터 연구소장은 "중국 당국 단속으로 일부 중소업체의 불법 유통 물량이 일시적으로 줄었을 수 있다"며 "수입화장품 허가기준 및 규제 강화 등 정책 리스크에 대비하고, 미래 사업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바이췌링, 프로야, 자연당, 올레바, 이노허브 등 중국 토종 화장품 기업들의 약진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은 "거래하는 중국 현지 기업들의 성장세가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파르다"며 "K뷰티 열기에 취하기 보다는 중국에서 제대로 된 화장품으로 승부해 뷰티 강국 면모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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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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