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잘 되는데 왜 문닫나요?" 영업중단 앞둔 월드타워 면세점

"이렇게 잘 되는데 왜 문닫나요?" 영업중단 앞둔 월드타워 면세점

박진영 기자
2016.06.23 03:30

[르포]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26일 영업중단…대응 분주한 가운데 고객 발길 잇따라

"이렇게 잘 되는데 문을 닫는다고 생각하니, 아까워 죽겠어요."

22일 오전 9시30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7~8층에 자리한 롯데면세점 매장은 개점 직후부터 밀려들어온 중국인 고객들로 가득차 있었다. 일평균 단체고객 관광버스 250여대가 정차하는 지하 주차장에서 매장으로 연결된 엘레베이터에는 고객들이 가득 들어차 '만원'이었다. 이 면세점은 오는 26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중단한다. 지난해 말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잃었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직원은 "이렇게 탁 트인 공간에서 다양한 브랜드를 즐길 수 있는 면세점이 국내에 없어서 월드타워점만 고집하는 '팬층'도 생겨났다"며 "고객 발길이 끊이지 않는데 문을 닫아야하니 너무나 아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매장 곳곳에는 '땡큐 세일'을 알리는 배너가 걸려 있었다. 유명 해외 화장품 브랜드 대다수가 30%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50%, 40%까지 할인되는 선글라스 매장과 명품 시계 코너에는 고객들이 늘어섰다. 롯데면세점은 사입한 상품 재고 소진에 발맞춰 할인율을 파격적으로 높게 적용했다. 브랜드 별 계산대(포스) 및 매장 곳곳에는 영업종료를 알리는 안내문도 부착됐다.

한 매장 직원은 "안내문을 보고 이렇게 잘 되는데 왜 문을 닫느냐고 물어보는 고객이 많다"며 "헛걸음 하지 않도록 일일이 안내하는 것도 큰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백여명에 달하는 월드타워점 LVIP(상위 VIP)고객들에게 다른 면세점으로 이동을 안내하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여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장사가 잘되는 매장을 닫는 것도 애가 타지만 직원 입장에서는 일자리를 잃을수도 있다는 판단에 막막한 심정이다. 당장 1300여명 월드타워점 직원들의 일터가 며칠 후에는 문을 닫는다.

롯데면세점은 월드타워점 근로 인력에 대해 100% 고용을 보장한다는 입장이다. 정직원 150여명은 타부서 전보 및 유급휴가 안에 따라 배치가 예정됐고, 용역직원 150여명은 시설유지를 위한 최소인원을 제외하고 타점 및 계열사에 흡수 배치된다.

브랜드 파견 판촉직원 1000여명은 타점 및 타사 이동 근무가 90% 완료됐고 유휴인력에 대한 지원방안을 협의 중이다. 이와 함께 협력사 지원을 위해 롯데월드타워에 단독 입점한 아이소이, 씨트리 등 10여개 브랜드는 소공점으로 옮겨 영업하는 작업을 완료했다.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은 월드타워점에서 마지막으로 일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을 걷어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관세청의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추가 선정 결정으로 어렵게 재입찰 기회를 얻었지만 롯데그룹 압수수색 등과 관련, 유동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에서 10여 년간 근무한 한 직원은 "일시적인 영업종료라는 생각으로 준비해 왔지만 영업재개를 장담할 수 없는만큼 불안한 마음이 큰 것도 사실"이라며 "영업종료를 앞두고 동고동락했던 동료들을 보면 뭉클하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월드면세점 영업중단 공백기간 동안 월평균 600억원 매출손실과, 건물 유지관리비 30억원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면세점 방문객 10만여명을 포함 월드타워 월평균 방문객 13만여 명 등의 관광수입으로 총 22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롯데면세점은 총 4조7491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월드타워점은 26.8% 증가한 6112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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