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엄지민 BGF리테일 글로벌트레이딩팀 MD(상품기획자)

"주변에 까눌레 파는 곳 없었는데 대박."
"까눌레 가격 무슨 일? 당장 편의점으로 달려갑니다."
만드는 방법이 까다로워 1개에 최소 3000원 이상의 가격에 고급 베이커리·카페에서만 볼 수 있던 프랑스 디저트 까눌레. 까눌레가 지난 5월 국내 편의점 업계 최초로 편의점 상품으로 등장했다. 편의점 CU의 프랑스 직수입 디저트 '까눌레 바닐라향'이다. 지난 5월31일 출시되자마자 곧바로 SNS(사회연결망서비스)를 중심으로 '댓글'과 '좋아요' 등 호응이 잇따랐다. 그동안 편의점에서 볼 수 없던 차별화 상품인 데다가, 가격이 '3입 1박스 3000원'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BGF리테일 본사에서 엄지민 BGF리테일 글로벌트레이딩팀 MD(상품기획자)를 만났다. 해당 팀은 해외 직소싱 상품 담당팀으로, 엄MD는 이번에 까눌레 등 프랑스 디저트 3종 판매를 위해 프랑스의 디저트 전문 업체들과 직접 컨택해 상품을 계약, 매입해 한국으로 들여왔다.

까눌레는 고급 디저트로서 대중적이진 않지만, 출시 이후 3주째 마카롱과 롤케익 등 스테디셀러들과 함께 냉장디저트 카테고리 내 매출 3위를 유지하고 있다. 해당 디저트의 흥행 덕분에 CU의 디저트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은 1~5월 4.1%에서 6월 들어 12.0%까지 약 3배 높아졌다.
엄 MD는 "점주들과 고객들 반응이 폭발적이어서 기쁘다"면서도 "까눌레를 들여오기까지 정말 힘들었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프랑스 업무 시간은 한국 시간으로 밤이나 새벽이어서, 야간에도 이메일을 쓰고 문자를 보내는 등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글로벌트레이딩팀은 해외 제조사 등과 직접 컨택해 중간 벤더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상품을 수입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를 통해 CU는 아직 국내엔 들어오지 않은 차별화 상품을 운영해 모객 효과를 낼 수 있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좀 더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다. 하지만 중간 벤더사를 거치지 않는다는 건 글로벌트레이딩팀이 해야할 일이 그만큼 직접 해야할 일이 많다는 걸 뜻한다.
엄 MD는 "해외에서는 CU가 어떤 곳인지를 잘 모르기 때문에 편의점 업태에 대한 설명부터 BGF리테일의 매출 규모, 신용등급 등의 자료를 준비해 해외 제조사를 설득해야한다"며 "팀이 7년차라 관련 자료와 업무 프로세스가 구축돼있는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 BGF리테일은 해외소싱을 위해 2015년 업계 최초로 사내 글로벌트레이딩TF(태스크포스)를 만든 뒤 업계 최초로 대만 누가비스켓을 직수입해 100만개를 팔았다. 2017년부터는 전담 팀으로 구성해 대만의 대왕젤리, 말레이시아 히말라야 감자칩·고스트칠리페퍼칩, 태국 모구모구 음료 등을 판매해 히트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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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MD는 이번 까눌레 소싱 과정 수 차례 좌절감을 느꼈지만, 그럼에도 일을 해낸 이유에 대해 "편의점에 까눌레를 들여오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 까눌레를 좋아해서 카페에서 자주 사먹는다"며 "그러다가 왜 편의점에선 까눌레를 찾아볼 수 없는지 궁금해졌고, 까눌레는 국내에서 대량생산을 하는 곳이 없어서 국내 유통채널에서도 보기 어렵다는 걸 알게됐다"고 설명했다. 까눌레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면서 쫀득해야하는 특성상 공정이 어려워 대량생산이 어렵다. CU '센트럴키친'에서 까눌레를 직접 생산하는 것도 검토했지만, 까눌레 대량 생산용 틀을 구하기 쉽지 않았다. 엄 MD는 "이 같은 고민을 기존에 거래가 있던 프랑스 업체들에 말했더니, 프랑스에 까눌레 대량납품으로 유명한 업체가 있다며 소개해줬다"고 말했다.
그렇게 소개받은 곳이 프랑스의 디저트 전문 제조사인 아키텐 스페셜티즈(Aquitaine Specialites)다. 까눌레의 기원지가 프랑스 보르도인데, 아키텐 스페셜티즈는 보르도 지방 인증마크를 받고 보르도 장인 노하우를 이어받아 까눌레를 대량생산한다. 프랑스 내에서도 맛을 인정받아 고급 레스토랑, 카페 등에 주로 납품한다.
까눌레 등 직수입 상품의 높은 인기에 대해 엄 MD는 "해외 상품 수입 물량이 코로나19 이후 10배 가량 늘었다"며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편의점이 이에 대한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채널로서 역할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이탈리아 냉동 피자, 베트남 볶음 쌀국수 등의 출시가 예정돼있다"며 "'CU에서 떠나는 해외여행'이란 콘셉트로 해외여행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