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거래와의 전쟁
금융위원회가 2일 특별사법경찰(특사경)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조사 업무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민간인인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사법경찰권한을 부여하는 것으로 5월 본격 가동된다. 자본시장 민간 경찰 출범과 함께 진화하는 불공정 거래를 뿌리 뽑기 위한 당국의 활동에 하나의 전기가 마련 됐다.
금융위원회가 2일 특별사법경찰(특사경)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조사 업무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민간인인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사법경찰권한을 부여하는 것으로 5월 본격 가동된다. 자본시장 민간 경찰 출범과 함께 진화하는 불공정 거래를 뿌리 뽑기 위한 당국의 활동에 하나의 전기가 마련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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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한국 증시를 의도적으로 폭락시켜 그 과정에서 수백억 원의 부당이익을 취했던 ‘도이치뱅크 옵션 쇼크’ 사태는 끝나지 않았다. 사건이 발생한 지 9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이 사건에 대한 재판은 아직 진행 중이다. 주범인 외국인들은 해외에 머물며 대한민국 법의 처벌을 피했다. 이 사건을 주도했던 데릭 옹 전 도이치뱅크 홍콩지점 차익거래팀장이 4월1일 인도네시아 공항에서 인터폴 적색수배에 걸려 체포됐다. 검찰이 기소한 지 무려 8년 만이다. 이 사건은 특정 세력이 개별 종목이 아닌 한국 대표 주가지수를 흔들어 막대한 이익을 취한 것으로, 당시 우리 사회에 큰 충격과 상처를 줬다. 개인을 포함한 투자자들은 약 1400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고, 이 과정에서 자산운용사 한 곳은 파산했다. 당시 사건을 겪었던 금융당국 관계자는 "외국인 등 일부 세력들이 대한민국 주가지수 시세를 조정해 부당한 수익을 얻었다는 사실에 지금도 당시의 분노와 치욕감을 잊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자본시장조사의 특공대 역할을 맡게 된다. 기존 조사 시스템으로는 짧은 기간 내 처리가 불가능한 중대 사건을 사법경찰권, 즉 강제수사권을 활용해 신속하게 처리하게 된다. 특사경 후보명단에 오른 10명은 모두 금융감독원에서 조사업무를 한 경험이 있다. 사법시험 출신 변호사, 회계사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특사경 후보에 상당수 포함됐다. 이들 대부분은 현재 금감원 조사국 소속으로, 추후 인력보충 문제 등을 감안해 일부는 조사국 외에서 선발했다. 금감원이 특사경에 거는 기대는 각별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제 금융범죄 발생부터 금감원, 금융위원회 조사 후 수사통보, 검찰을 거쳐 재판까지 걸리는 시간은 통상 약 2년으로 너무 길다"며 "피해자 대부분이 소액투자자라는 점을 감안할 때 보다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초동수사가 중요한데 금감원의 임의수사권으로는 사실상 어렵다"며 "특사경이 도입돼 강제수사권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 보다
1987년 7월. 증권감독원(현 금융감독원) 검사국은 한일증권 영업부에 대한 특별검사를 수행 중 영업부에 '박아무개'라는 가명계좌를 개설한 누군가가 총 발행주식의 8%가 넘는 광덕물산 주식 50만주를 매도한 사실을 발견했다. 뭔가 이상했다. 수상한 냄새를 맡은 검사원이 해당 주식의 출처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검사3국 소속 검사원 4명을 투입해 내부자거래 혐의 사실에 대한 조사에 나섰고, 결국 대표이사가 연루된 내부자거래를 포함해 시세조종, 대주주 주식소유상황 보고 불이행, 주식매매자금 마련을 위한 회사자금 유용 등을 밝혀냈다. 광덕물산 회장 김모 씨는 사상 처음으로 주식 내부자거래로 구속됐다. 이것이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간한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사건 30년'을 통해 밝힌 우리나라 최초의 불공정거래 적발 사례 '광덕물산' 사건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국내에 '불공정거래 조사'를 위한 기틀이 마련되기 시작했다. ◇'반칙거래'의 진화 1990년대 들어서는 '시세조종'이 본격 등장했다.
불공정한 거래는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이득을 취했다는 개념을 넘어 다른 사람이 취할 이익을 뺏어가거나 다른 사람에게 손실을 떠넘기는 심각한 범죄다. 투자자자들의 자본시장의 대한 신뢰도가 낮은 근본적인 이유 중의 하나는 불공정거래의 심각성에 비해 적발이나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불신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15~2017년 증권선물위원회가 심의·의결한 불공정거래혐의 사건 누적 건수인 1064건 중 미공개정보이용 행위, 시세조종 행위, 부정거래 행위 등 3대 불공정거래 혐의 사건 비중이 72.3%를 차지했다. 하지만 수사통보 또는 고발한 748건 중 지난해 2월까지의 처리율(기소 또는 불기소 처리 비율)은 51.1%에 머물고 있다. 부정거래 사건의 처리율은 33.3%로 가장 낮으며 사건 비중이 가장 높은 미공개정보이용 사건의 처리율도 46.9%로 절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검찰 처리에서만 평균 1년이 넘다 보니 최종 사법 처리까지는 상당한
2010년 한국 증권시장을 뒤흔들었던 '11.11 옵션쇼크’ 사태의 주범이 잡혔다. 데릭 옹(Derek Ong) 전 도이치뱅크 홍콩지점 차익거래팀장이 지난달 1일 인도네시아 공항에서 인터폴 적색수배에 의거해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검거 통보를 받은 한국 검찰은 즉각 ‘긴급 인도 구속’을 신청했다. 해외에 머물며 한국 검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던 그는 기소 8년 만에 대한민국 법의 심판대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11월 11일은 옵션 만기일로, 특별한 호재나 악재가 없었던 날이었다. 그런데 장 마감 10분 전, 동시호가 시간인 오후 2시 50분부터 3시까지 10분 동안 약 2조원 이상의 엄청난 매도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갑작스러운 매도 폭탄에 코스피 지수는 53.12포인트(2.7%) 떨어졌고, 코스피200지수도 10분 사이에 2.8% 급락했다. 이 여파로 당시 코스피200 풋옵션(미리 정해진 행사가격에 주식 등을 팔 수 있는 권리)을 샀던 투자자들은 10분 동안
최근에 개봉한 영화 '돈'은 자본시장에서 불공정거래의 끝판왕으로 불린다. 오직 부자가 되고 싶은 꿈을 품고 여의도 증권가에 입성한 신입 주식 브로커 조일현(류준열)은 실적 '0'으로 해고 직전에 처한다. 이때 전설적인 '작전 설계자'인 번호표(유지태)를 만난다. 막대한 수익을 챙길 수 있는 거래 참여 제안을 받고 실제로 큰돈을 만지게 된다. 금융감독원의 사냥개로 불리는 검사역 한지철(조우진)이 작전 세력을 쫓는 내용이다. 영화 감독은 작전의 과정보다 돈을 놓고 인물들이 겪는 갈등에 집중했다고 한다. 하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인지, 또 가능한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영화에는 공매도와 스프레드 거래,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한 작업 등 불공정거래의 사례들이 두루 등장한다. 영화를 만들 때 자문했던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공매도 작전을 할 때 특정 기업의 주가를 떨어뜨리기 위해 공장에 불을 내고 대표이사의 신변을 위협하는 일이 등장하는데 실제는 그렇게 잔인한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