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1년
하루가 멀다 하고 열리던 회식이 뜸해지고, 칼퇴근에 눈치를 보지 않는다. 반면 수입이 줄어든 근로자나 공장을 탄력적으로 돌리지 못하는 사업주는 불만이 쌓여간다.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 1년을 맞은 풍경이다. ‘워라밸’에 한 걸음 다가섰지만, 현장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하루가 멀다 하고 열리던 회식이 뜸해지고, 칼퇴근에 눈치를 보지 않는다. 반면 수입이 줄어든 근로자나 공장을 탄력적으로 돌리지 못하는 사업주는 불만이 쌓여간다.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 1년을 맞은 풍경이다. ‘워라밸’에 한 걸음 다가섰지만, 현장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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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된 지 1년. 300인 이상 기업을 중심으로 근로시간이 줄면서 ‘과로 공화국’ 오명을 벗고 ‘워라밸’(일과 개인 삶의 균형)이 자리 잡는 성과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등 주52시간 근무제 안착을 위한 지원대책이 1년째 헛돌면서 생기는 산업현장의 어려움도 여전하다. 특히 1일부터 금융, 노선버스, 방송 등 21개 업종 300인 이상 기업에 주52시간 근무제가 추가 도입되는데 정부가 ‘계도기간 3개월’의 땜질식 대책만 내놔 혼란이 예상된다. 그 배경에는 노동조합의 '몽니'와 정부의 '눈치보기'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관계부처와 산업계에 따르면 주52시간 근무제 안착을 위해 가장 시급한 보완대책은 ‘산업계 숙원’으로까지 불리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다. 경영계는 52시간제가 시행되면 현행 제도로는 산업수요를 맞추기 힘들다며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현재 근로기준법상 탄력근로제의 최대 단위기간은 3개월이
연간 노동시간이 사상 처음으로 2000시간 아래로 내려가고 산업재해 사망률이 하락했다. 지난해 7월 주52시간 근로제를 도입한 뒤 나타난 긍정적인 변화다. 30일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5인 이상 사업체 소속 노동자 1명의 연간 노동시간은 전년(2014시간) 대비 28시간(1.4%) 줄어든 1986시간으로 집계됐다. 연간 노동시간이 2000시간 아래로 내려간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1인 이상 사업장 전체 노동자 1인당 월평균 노동시간은 163.9시간으로 전년대비 2.4시간 줄었다. 주 52시간제는 지난해 7월 300인 이상 사업체 약 3600곳을 대상으로 시작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근로시간 1,2위를 다투는 '과로사회'를 극복한다는 국정과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한국 연간 노동시간은 2017년 기준으로 OECD 국가 중 2위다. 1위인 멕시코(2257시간) 다음으로 많다. 정부는 2022년까지 연간 노동시간을 1800시간대로 줄일 계획이다. 주52
# 중견기업 A사 대표는 지난 1년이 악몽 같다. 지난해 7월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에 앞서 직원을 대규모로 신규 채용했다. 기존 인력으로는 납기일을 맞출 수 없어서다. 이런 노력에도 제품 납기일을 지키지 못해 매출이 줄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급여와 퇴직금이 줄자 직원들이 야근할 수 있는 기업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3월말 52시간 근로제 위반에 대한 계도 기간(처벌 유예) 종료를 앞두고 인력에 맞춰 생산량을 대폭 줄이기로 결정했다. A사 대표는 "중국과 베트남 경쟁사의 저가 공세에 근로시간 단축으로 생산량이 줄었다"며 "내수침체와 경제 불황에서 수익성도 낮아져 회사 설립 후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털어놨다. # 또다른 중견 건설사 B대표는 해외건설 현장에서 추가 인력을 고용하면서 인건비가 30% 더 늘어났다. 주 52시간 근로제가 해외에서 일하는 한국인 근로자들에게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인건비 부담으로 공사를 포기하고도 싶지만 지체상금(손해배상금)이
시중은행들이 1일 주52시간 근로제의 법정시행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본부 인력을 대거 줄여 영업점에 보내거나, 업무 효율화를 위해 각종 내규를 정비했다. 실제 업무 시간을 늘리기 위해 불필요한 회의·보고 시간을 줄이려는 노력도 은행마다 다양하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신한은행에서 나타날 예정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약 150명의 본부 직원을 영업점으로 이동 발령낸다. 본부 전체 직원이 약 1800명인 것을 고려하면, 12명 중 1명이 자리를 옮기는 셈이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이달 초 본부 직원 50명을 각 지역 금융센터 등 관리 고객 규모가 큰 곳에 배치했으며, 오는 3일 여름 정기인사에선 100여명의 본부 직원을 추가로 영업점에 보낸다. 주 52시간 근로제 본격 시행으로 영업점에 발생할 수 있는 인력 공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회의 다이어트'는 주52시간 근로제를 맞이하는 은행권의 핵심 과제다. 회의 준비를 위한 자료 준비, 파워포
#이동통신회사에 다니는 회사원 안모씨(32)는 최근 새로운 '미드'(미국 드라마) 정주행을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주 52시간 근로제도가 시행되며 시작한 취미 가운데 하나다. 안씨의 회사는 퇴근 시간이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꺼져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 아내와 함께 저녁을 먹는 날도 많아져 사이가 더욱 돈독해졌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최모씨(33)는 종종 점심시간에도 업무를 처리한다. 주 52시간 시행으로 근무시간은 줄었지만, 업무량은 줄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기다 퇴근 시간이면 컴퓨터가 꺼져 야근이 좀처럼 쉽지 않다. 최씨는 "예전보다 더욱 일을 타이트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 52시간 근로제도 시행이 직장인들의 근로 행태를 넘어서 삶 자체를 바꾸고 있다. 효율적 업무와 '워라밸'(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 일과 생활의 균형) 향상이 이뤄졌다는 분위기다. 회사별 양극화와 임금 감소 부분 등은 개선 과제로 지적된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한 새 근로기준법으로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
"지난해 7월1일 근로시간 단축제 시행 이후 모든 건설사들이 어렵다고 토로합니다." 건설업계가 도입 1년을 맞은 주52시간 근로제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시행 전 발주 공사 미적용,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 및 적용완화, 해외건설현장 예외 적용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공사기간 지연, 공사비 증가 등으로 혼란을 겪고 있고 해외건설현장에선 향후 수주 가뭄을 걱정하고 있다. 30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지난해 7월1일 전에 발주된 공사는 전체 공사의 86%인 248조5000억원이다. 그러나 주52시간제 도입에 따른 추가 공사비나 공사지연 피해 보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공공공사의 경우 기획재정부의 '계약변경 지침'이 시달됐지만 발주기관은 예산 미확보 등 이유로 계약변경을 거부하는 상황이다. 전체 공사의 60~70%에 해당하는 민간공사는 계약변경 의무가 없다. 이에 근로시간 단축 시행일인 지난해 7월1일 이전 발주 공사는 52시간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게 업계
7월 1일부터 버스, 방송, 금융, 대학 등 '특례 제외 업종'의 300인 이상 사업장에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시민들의 발' 역할을 하는 버스 운행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버스의 경우 지난 5월 노동시간 단축, 인력 증원 등의 문제로 '총파업' 초읽기 상황까지 간 터라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버스 배차 시간 지연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이미 버스준공영제 실시로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비해 버스기사들이 좋은 대우를 받을 뿐 아니라 이미 52시간제보다 적은 수준(시간)의 업무를 소화하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버스 기사들은 1일 2교대제를 이미 도입했고, 서울시 버스기사의 주당 평균근무시간도 47.5시간으로 주당 52시간보다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서울과 달리 인력 증원의 어려움이 있는 지자체다. 일례로 경기도 김포시의 경우 지역 내 버스업체 3곳 중 300인 이상을 고용한 업체 2곳은 1
주52시간 시행 1년을 맞아 여전히 한 켠에서는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외식업계에서는 저녁 회식 수요가 줄어들며 매출 감소에 울상이고 저녁 급식 수요가 줄어드는데 추가 채용을 통해 인건비는 늘어나는 급식업체들은 수익성 악화에 시달린다. 단기적으로 인력 수요가 집중되는 아이스크림, 음료 생산업체들은 탄력근로제 확대를 요구했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당장 7~8월 성수기에 인력 운영을 어떻게 할지 고민스럽다. ◇생산 인력 늘려도…'7~8월 어쩌나' 대기업 사무직군은 대부분 이미 주52시간을 적용받고 있어 큰 영향은 없지만 생산 현장에선 다르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생산직 인원을 작년 초 대비 5% 늘리며 주52시간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계절성이 큰 아이스크림이나 음료업계는 인력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성수기에 생산이 몰려 인력 활용이 어렵다는 토로다. 일반적으로 5월부터 생산량이 늘며 여름철 내내 성수기고 그 중 7~8월이 극성수기인데 탄력근로제 기간이 3
7월1일로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1년을 맞은 기업들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고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직은 제도 시행에 따른 애로가 적잖지만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시대의 불가피한 진통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다만 신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기술경쟁력을 지키면서 달라진 시대상에 적응하기 위한 보완책 마련엔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SK그룹은 최근 1년 동안 '일하는 방식'이 가장 많이 변한 기업이다. 그룹 컨트롤타워 격인 수펙스추구협의회와 지주사 SK㈜ 직원들이 격주로 주 4일 근무를 한다. 지난해 말부터 시범적으로 주 4일 근무를 하다 올해 제도가 정착됐다. 그룹 내 전반적인 사업을 조율하는 업무 특성상 일요일 근무나 평일 야근이 잦은 탓에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법적 문제를 피하기 위한 조치로 단행됐다. 직원들의 만족도는 높다. 경영진에서도 직원들의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 직원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