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돌풍의 명암
말 그대로 돌풍이다. 통상 수입차의 성공 지표로 인식되는 ‘연 1만대’ 판매를 ‘월’에 가뿐히 뛰어넘은 테슬라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가격·감성·기능을 모두 잡았단 찬사는 고무줄 가격과 안전·환경 문제, 낮은 사회 기여도란 곱지 않은 시선을 동반한다. 테슬라의 인기 비결과 한계, 향후 전망 등을 들여다보고, 이에 따른 국산 브랜드의 과제도 짚어봤다.
말 그대로 돌풍이다. 통상 수입차의 성공 지표로 인식되는 ‘연 1만대’ 판매를 ‘월’에 가뿐히 뛰어넘은 테슬라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가격·감성·기능을 모두 잡았단 찬사는 고무줄 가격과 안전·환경 문제, 낮은 사회 기여도란 곱지 않은 시선을 동반한다. 테슬라의 인기 비결과 한계, 향후 전망 등을 들여다보고, 이에 따른 국산 브랜드의 과제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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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진출한 지 불과 9년 만에 '대세'로 자리 잡은 테슬라의 앞날에 대해선 전망이 크게 엇갈린다. 국내외 다른 브랜드가 따라잡기 힘든 고유의 강점을 고려할 때 인기가 오래 갈 것이란 시각이 있지만, '테슬라 감성'에 대한 만족도 약화와 수시로 불거지는 각종 논란이 결국 발목을 잡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한편 국산 브랜드의 미래를 걱정하는 업계의 공통된 지적은 자율주행 등 차세대 기술에서 테슬라에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면 '안방 사수'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한국서 급성장한 테슬라━테슬라가 한국에서 처음부터 '잘 나갔던' 것은 아니다. 대형 세단 모델S를 앞세워 2017년 한국에 진출한 테슬라의 첫해 성적표는 303대였다. 2018년 SUV(다목적스포츠차량) 모델X를 추가했지만 같은 해 전체 판매량은 585대, 이듬해 2430대로 반향은 예상만큼 크지 않았다. 국내 전기차 시장이 성숙하지 않은 때였고, 두 모델 모두 1억원이 넘는 고가였던데다 일반 운전자보단 '얼리어답터를 위한 차'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파는 테슬라 모델Y와 모델3는 완전자율주행(FSD)을 쓸 수 없다. 중국산이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특례를 적용받지 못해서다. 그런데도 지난달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는 현대차 그랜저를 누르고 모델Y가 차지했다. 가격 프로모션이 영향을 미쳤지만 그것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FSD가 열린 차는 미국 안전기준을 통과해 별도 인증 없이 들여온 미국산 모델S·모델X뿐이다. 가격 프로모션이 영향을 미쳤지만, 언젠가 기능이 열릴 것이란 기대가 구매를 밀어 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FSD를 무단으로 활성화하려다 적발된 사례가 지난 4월 말까지 85건에 이를 만큼 관심도 높다. 이상수 iM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FSD가 국내에 들어왔지만 미국에서 생산된 일부 고가 차량에 한정돼 판매 증가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올해 들어 모델3·모델Y 등 대중적인 차종까지 적용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자율주행을 가까운 시점에 쓸 수 있다고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맞붙은 테슬라와 현대자동차그룹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서도 정면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테슬라가 인공지능(AI)과 대규모 양산 계획을 앞세운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공장과 부품 공급망,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기술을 결합해 맞선다. 테슬라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의 모델 S·X 생산라인 가동을 종료하고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옵티머스' 생산설비를 설치 중이다. 테슬라는 프리몬트 1세대 생산라인을 연 100만대 규모로 설계했다. 미국 텍사스 공장에 준비 중인 2세대 생산라인은 장기적으로 연 100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도록 설계하고 있다. 테슬라가 내세우는 강점은 전기차에서 확보한 기술과 인프라를 로봇 개발에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테슬라는 차량용 배터리와 전력전자, 모터, 기어박스, 소프트웨어, AI 추론 컴퓨터를 옵티머스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텍사스의 115메가와트(MW) 이상 규모 AI 연산 인프라 '코텍스 2'도 차량과 휴머노이드의 자율주행·자율행동 소프트웨어 개발을 함께 지원한다.
테슬라의 국내 판매량이 올해 처음 '연 10만대'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모델Y가 연간 8만대 이상 팔리면서 '내수 1위는 국산차'라는 공식마저 깨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제한적인 완전자율주행(FSD) 기능과 가격·안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테슬라 인기가 식지 않으면서 한국 자동차 시장 지형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23일 KAIDA(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테슬라의 올해 1~7월 국내 누적 판매량은 6만6376대에 달했다. 남은 5개월 동안(2025년 8~12월) 지난해와 같은 기간 판매량(3만3347대)만 기록해도 연 10만대 수준(9만9723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가파른 판매 증가세를 고려하면 이 수치마저 무난히 돌파할 전망이다. 테슬라가 한국에 진출한 첫해(2017년) 303대를 판 점을 고려하면 9년 만에 판매량을 약 330배 늘린 셈이다. 연간 판매 추이를 살펴보면 모델3 고객 인도가 본격화된 2020년 처음 연간 1만대를 돌파(1만1825대)했고, 이후 2024년 한해에만 3만대에 육박(2만9750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