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께만 특별히 싸게 드릴게요", "이 가격 다시 나오지 않을 거에요."
일상생활에서 흔히 경험하는 마케팅 메시지다. 상대를 설득하기 위한 이런 전술이 먹혀들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소비자가 마케팅 주체의 의도를 파악하고자 할 때 머릿속에 드는 생각인 '설득지식'이 사람마다 달리 작동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은 소비자의 설득지식을 피하기 위해 늘 새로운 수사를 만들며 마케팅기술의 진화를 꾀한다. 그 결과 시간이 흐르면서 마케팅 기법과 소비자 모두 진화해 간다. 이는 모두 자연스러운 경제적 현상이다.
하지만 요즘 온라인 세상에서는 조금 다른 관점의 이슈가 나타나고 있다. 유튜브, 카카오톡 등 우리가 평소에 자주 쓰는 앱에 적용된 메뉴나 디자인의 마케팅적 요소를 두고 '다크패턴'이라며 비난하는 게 그것이다.다크패턴은 영국의 한 디자이너가 처음 사용한 용어다. 이용자를 속여서 이득을 얻기 위해 교묘하게 설계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뜻한다. 한 의원실에서는 전자상거래 사업자가 소비자를 기만해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행위를 막겠다며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그런데 일각에서 앱 내에 적용된 다크패턴이라며 지적하는 부분을 보면, 속임수라기보다는 '넛지'의 성격을 띤 마케팅 기법에 가까워 보이는 것도 상당수 존재한다.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탈러가 주창한 넛지는 '사람들을 한 방향으로 부드럽게 이끌어가되 선택의 자유는 보장하는 방식'을 뜻한다. 예를 들면 한 쇼핑앱은 팝업창에서 멤버십 연장 동의를 거부해도 주문과 결제화면에서 연장 동의를 받는다는 이유로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이메일과 팝업 등으로 미리 가격변경 사실을 고지한데다, 혜택 내용 및 동의가능 기간에 대해 이메일 등을 통해 사실대로 전달하고 있어 절차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은 없어 보인다. 이는 '넛지'를 활용한 일종의 마케팅 테크닉에 가깝고 이미 많은 국내외 기업들이 소비자의 선택확률을 높이기 위해 유사한 기법을 꾸준히 써 왔다.
이런 논란은 다크패턴이란 개념의 모호성 때문에 생긴다. 다크패턴이 무엇인지 경영이나 마케팅 분야에서 아직 학문적으로 합의된 것은 없다. 그러다 보니 같은 유형의 마케팅 기법도 해석자에 따라 다르게 보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은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앱 100개 중 97개에서 다크패턴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이 정도면 거의 모든 앱이 다크패턴을 쓰면서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는 셈인데, 여기에 대해서 논의가 필요하다.
이제 정부와 기업, 학계, 소비자단체가 모여서 어떤 유형의 기법을 기만적 마케팅행위로 보고 다크패턴으로 판단할지, 동일 유형 내에서도 어느 정도의 수준을 기만적 다크패턴으로 볼 것인지 합의해야 한다. 물론 온라인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업체들이 소비자 보호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앱에 대한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고 소비자 기만 논란이 없도록 자정 노력을 해야 한다. 다만, 다크패턴이라는 부정적 프레임에 기업들의 마케팅 활동이 위축돼 산업 전반에 창의성이 저해되는 일도 없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