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월출산과 다산 정약용이 일깨우는 '청렴'

[기고] 월출산과 다산 정약용이 일깨우는 '청렴'

이상원 월출산국립공원 사무소장
2025.06.19 15:40

이상원 월출산 국립공원사무소장
이상원 월출산 국립공원사무소장

국립공원 월출산은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린다. 평야 위 홀로 곧게 솟아 있는 고고한 모습을 보면 어느새 30년을 넘긴 공직생활 동안 친구처럼 함께 했던 '청렴'이라는 두 글자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조선시대 강진으로 유배 왔던 다산 정약용 선생 또한 이런 월출산을 바라봤을 테니 여기서 집필한 '목민심서'에 청렴의 뜻이 담긴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이치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이자 개혁가인 다산은 백성을 하늘처럼 여기며, 공직자의 청렴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삼아 관직 생활 중 사익을 철저히 배제한 것으로 유명하다.

'목민심서'에는 "청렴은 모든 덕의 뿌리요, 정치의 근본이다"란 문장이 있다. 필자뿐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공직자에게 큰 울림을 주는 공직의 원칙이다. 다산의 청렴은 말에서 그치지 않았다. 암행어사로 활동하면서 지방 수령들의 부정을 직접 벌했고, 백성에게 부당하게 부과된 세금과 부역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실천했다.

수원부사로 재직하던 시절에는 수원화성 건설을 총괄하면서 공사 예산을 투명하게 운영하고, 백성들이 직접 참여하는 노동의 과정에도 휴식과 식사, 안전까지 세심하게 배려했다. 당시는 대규모 토목공사에서 예산 착복이나 인권 침해가 쉽게 벌어지던 시대였다.

다산을 아꼈던 정조가 세상을 떠나자 강진으로 유배됐다. 유배지에서도 청렴 의지는 꺾이지 않았고, 오히려 18년간 500여권의 방대한 저술을 통해 청렴에 대한 열정을 이어갔다. 공직자가 부패하지 않도록 안내하는 '목민심서', 기존 제도의 개정을 논하는 '경세유표', 공정한 재판을 논하는 '흠흠신서'는 오늘날 기준으로도 청렴 행정의 기틀을 세우는 뿌리가 되기에 모자람이 없다. 관직에서도 유배지에서도 청렴을 실천하고 증명했던 다산의 삶은 청렴이 개인의 도덕성을 넘어 공공의 신뢰와 국민의 권익을 지키는 근본임을 우리에게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다산이 삶을 통해 알려주는 가르침을 되새기면 국립공원 또한 그저 자연을 보전하는 것만으로 그 역할을 다했다고 볼 수 없음을 깨닫는다. 국민의 삶과 맞닿아 있는 공간에서 신뢰와 정의의 원칙 위에 투명한 행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절감하기도 한다.

월출산 단단한 암봉에 서서 모진 바람을 견디는 나무들처럼, 한결같이 원칙을 실천하는 것이 청렴의 길이고 다산이 강조한 공직자의 자세다. 이곳을 찾는 탐방객도 월출산을 보고 다산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청렴의 의미를 되새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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