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간판 달고 의료관광… '불법 영업' 여행사 제동

보험 간판 달고 의료관광… '불법 영업' 여행사 제동

김승한 기자
2026.07.20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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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크리에이트립 시정요구
'외인환자유치업'과 동시 사업
이해 상충 소지… 의료법 위반
일각선 현실 안맞는 규제 지적
의료법개정안 반영, 처리 촉각

보험대리점·의료관광, 왜 충돌했나
보험대리점·의료관광, 왜 충돌했나

인바운드 관광(외국인 관광객의 한국방문)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이 간단손해보험대리점 자격을 보유한 채 3년간 외국인 의료관광사업을 불법적으로 운영해오다 서울시에 적발됐다. 이번 사례로 보험업법과 의료법이 충돌하는 '제도의 사각지대'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크리에이트립이 간단손해보험대리점 자격과 외국인환자유치업을 함께 운영한 것은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회사 측에 시정을 요구했다. 크리에이트립은 방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여행·의료관광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지난해 마이리얼트립으로부터 3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외국인환자유치업은 외국인 환자를 국내 의료기관에 소개·알선할 수 있는 제도로 서울시 등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해야 한다. 크리에이트립은 2019년 서울시에 외국인환자유치업자로 등록해 방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의료관광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문제는 크리에이트립이 2023년 취득한 간단손해보험대리점 자격을 함께 보유했다는 점이다. 간단손해보험대리점은 여행사나 플랫폼 등 본업이 있는 사업자가 여행자보험 등 본업과 관련된 소액·단순 손해보험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한 보험대리점 제도다.

현행 의료법 제27조 제4항은 보험업법상 보험회사와 보험설계사, 보험대리점, 보험중개사의 외국인 환자유치 행위를 금지했다. 보험사가 의료기관과 연계해 환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해충돌과 과도한 영리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간단손해보험대리점 역시 보험업법상 보험대리점의 한 유형이다.

서울시는 실제 보험영업 여부와 관계없이 보험대리점 자격을 보유한 것 자체가 의료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그간 수차례 크리에이트립에 위반사항을 알렸고 최근에는 보험대리점 자격을 유지할 경우 외국인 환자유치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까지 전달했다.

이에 크리에이트립은 20일까지 서울시에 간단손해보험대리점 자격을 반납하기로 했다. 크리에이트립 관계자는 "간단손해보험대리점 등록 당시 정관 변경 과정에서 서울시에 관련 절차를 거쳤고, 당시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후 사업자 주소지 변경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서울시로부터 관련 법령상 상충 소지가 있다는 안내를 받았으며, 당시 즉시 판매 중단을 요구받은 것이 아니라 법령을 재검토하라는 취지의 안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법률 검토를 거쳐 관련 보험상품 판매를 중단하고 간단손해보험대리점 자격 해지 절차를 진행하게 됐다"며 "간단손해보험대리점 등록 당시 당사는 물론 보험사와 관계 기관도 해당 법령에 대한 정확한 법률적 판단을 하지 못했던 점은 인정하지만, 이는 등록·심사 과정에서의 확인 미흡에 따른 것으로 회사가 의도적으로 불법 영업을 지속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산업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간단손해보험대리점은 여행자보험 등 본업과 연계된 단순 보험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제도인데 이를 일반 보험대리점과 동일하게 규제하면서 외국인 의료관광 시장진출 자체를 막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간단손해보험대리점 자격을 보유한 대부분의 여행사는 의료법 위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의료관광사업 진출을 애초에 포기하거나 보류해왔다. 반면 크리에이트립은 외국인환자유치업 등록을 먼저 마친 뒤 간단손해보험대리점 자격을 취득하는 방식을 택했고 결과적으로 법령간 해석 차이에서 비롯된 제도적 공백이 드러나는 계기가 됐다.

국회에서도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0명이 지난달 5일 의료법개정안을 발의, 계류 중이다. 개정안은 여행사가 여행자보험 판매를 위해 간단손해보험대리점으로 등록한 경우에는 외국인환자유치업을 함께할 수 있도록 예외를 인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대표발의한 장 의원은 "현행 규정이 의료관광산업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산업 활성화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역시 현행법을 고려해 크리에이트립이 위법상태를 해소하도록 우선 안내하는 한편 과거 영업행위에 대해서는 법개정 논의와 업계현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과거 영업행위는 원칙적으로 여러 문제가 제기될 수 있지만 업계에서 과도한 규제라는 의견이 이어지고 의료법개정안도 발의된 만큼 제도개선 논의와 산업 현실 등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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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한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김승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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