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AI이용권·야간경제 예산삭감
서울시 "다음주 예결위 지켜봐야"

서울시의회가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상임위원회 예산심사에서 추가경정 예산안에 담긴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요 역점 사업 관련 예산을 잇달아 삭감했다. 오는 11일까지 진행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와 본회의 심사에서 예산이 다시 조정될 가능성은 남아 있어 민주당 지도부와 시 집행부 간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4일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의회 도시계획균형위원회는 전날 추경에 신규 편성된 '청년 AI(인공지능) 성장권 지원사업' 예산 56억25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19∼29세 청년 50만명에게 생성형 AI 이용권을 제공하기 위한 예산으로 오 시장이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공약한 사항을 정책화하는 사업이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추경 심사 전부터 청년 AI 지원 사업의 구체성과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서비스 제공 방식과 대상자 선정 절차 등이 충분히 구체화하지 않았다며 세부 계획을 요구하기도 했다. 현재 시는 미국의 LLM 서비스 제공 기업과 청년 AI 지원 사업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인 제공 방식 등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기획경제위원회는 야간경제 활성화를 위한 12억원 규모의 예산도 전액 삭감했다. 야간경제 상권 활성화를 위한 상품권 발행 예산 10억5740만원과 콘텐츠 제작 비용 6000만원 등이다. 야간경제 역시 오 시장의 역점 사업으로 지난 달 관련 계획을 발표한 뒤 하반기 중 초기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관련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민주당 주도로 청년 AI 지원 사업과 야간경제 활성화 예산이 삭감된 날 보건복지위원회에는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권리중심공공일자리는 일반 노동시장에서 일하기 어려운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인데 일자리 종류에 장애인 인식개선과 문화·예술, 권익옹호 활동 등을 포함한다. 박원순 전 시장 때 도입한 사업으로 2023년까지 운영하다 오 시장 재임기간 중단한 사업이다. 사업 종료 직전인 2023년 서울시가 투입한 관련 예산은 약 58억원으로, 같은 날 삭감된 청년 AI 예산과 비슷한 규모다.
시의회 전체 의석 118석 가운데 민주당은 80석을 가진 다수당이다. 11개 상임위 중 환경수자원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도시계획균형위원회 등 3곳을 제외하면 모두 민주당 시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도시계획균형위원회의 경우 국민의힘 시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지만 전체 10명의 소속 의원 중 6명이 민주당이다 보니 청년 AI 성장권 지원사업 예산 전액이 삭감됐다.
시 집행부는 오는 8일 열리는 예결위 심사에 주목하고 있다. 예결위는 심사를 통해 소관 상임위에서 삭감한 예산을 다시 증액할 수 있다. 다만 예결위원장 역시 박유진 민주당 시의원(은평3)이 맡고 있다. 박 의원은 예결위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이번 예결위 심사 원칙으로 "지금 아프고, 어렵고, 힘든 사람부터 마땅히 예산이 지원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