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에게 머리채를 잡힌 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를 당하자 교원단체들이 현행 아동학대 신고 제도의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교원단체들은 정당한 생활지도와 교육활동까지 아동학대 신고로 이어지는 구조가 교권을 위축시키고 학교 현장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충북지부는 18일 성명을 내고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처벌법을 악용한 적반하장식 아동학대 고소가 난무하는 현실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번 사건은 아동학대 관계법 개정의 절실한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앞서 이달 2일 청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이 "시험지가 더럽다"며 담임교사에게 욕설을 하고 머리채를 잡는 등 폭행했다. 이후 해당 학생의 부모는 학교 측의 대응이 미흡했다며 담임교사와 학생을 말리던 교감, 동료 교사 등을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교조는 "학생에게 얻어맞으면서도 생활지도를 포기하지 않은 교사와 교감 등이 이제는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당한 교육활동에도 보호자의 문제 제기만으로 곧바로 형사 절차가 진행되는 현행 구조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활동이라는 의견을 제출하고 경찰도 범죄 혐의가 없다고 판단한 사건은 검찰에 의무 송치하지 않고 경찰 단계에서 종결할 수 있도록 아동학대처벌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교원의 교육활동은 교육관계법을 중심으로 판단할 수 있는 법체계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충북교총도 이날 공동 입장을 통해 "학생에게 폭행당한 교사가 오히려 아동학대 혐의자로 고소돼 수사와 법적 대응 부담까지 떠안는 기막힌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교총은 "아동학대 고소 내용은 객관적인 사실관계와 당시 교육적 상황에 따라 엄정하게 판단돼야 한다"면서도 "아동학대 신고제도는 피해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이지 교권 피해를 당한 교원을 압박하거나 정당한 생활지도를 위축시키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수업일수 기준으로 하루 평균 2~3명의 교사가 폭행을 당하고 아동학대 가해 혐의로 신고당하는 현실을 교육당국과 국회는 직시해야 한다"며 "2024년 교원 대상 상해·폭행은 502건, 교육감 의견서 제출 제도 도입 이후인 2023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교원 대상 아동학대 신고는 1870건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전교조와 교총, 교사노동조합연맹 등 3대 교원단체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들 교원단체는 다음달 9일 국회에서 교육활동 보장 법 개정을 촉구하는 전국교원집회를 열고 관련 입법을 촉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