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부터 예비후보자 등록…'무주공산' 된 지역구 곳곳서 치열한 경합
(서울=뉴스1) 진성훈 민지형 진동영 기자= 내년 4월11일 19대 총선의 예비후보자 등록 시작일(13일)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국 출마 희망자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이번 총선은 10·26 재보선 이후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는 쇄신과 변화, 혁신 바람으로 여야를 막론하고 어느 때보다 현역 의원들이 거센 도전을 받을 것으로 전망돼 ‘현역 물갈이론’을 앞세운 정치 신인들의 활약이 주목된다.
상대 당 텃밭에 뛰어들어 불모지 개척에 나선 여야 정치인들이 일전을 벼르고 있고, 현역 의원들의 잇딴 지역구 이탈로 무주공산이 된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정치 지망생들의 각축전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국 현역 기초자치단체장들이 지방 정치를 넘어 중앙 정치에 도전하기 위해 잇따라 단체장직을 사퇴하고 있어 이 같은 흐름이 얼마나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이와 함께 지난 18대 총선에서 줄줄이 낙마한 486 정치인들의 재도전이 얼마나 성과를 낼지, 대를 이은 2세 정치인들의 국회 입성 여부 등도 관심이다.
다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를 막론하고 야권통합 추진, 진보정당통합, 제3신당 창당 움직임 등으로 정치 지형이 급변할 가능성이 농후해 섣불리 공천 및 총선 판도를 예측하기는 시기상조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적진에 뛰어드는 정치인들
흔들리는 한나라당의 텃밭 부산·경남(PK) 공략을 준비하는 민주당 인사들이 우선 눈에 띈다.
동남권신공항, 부산저축은행 사태 등에 따라 반(反) 한나라당 정서가 어느 때보다 높다는 판단으로 적진 공략을 벼르고 있는 것이다.
18대 총선에서 불출말했던 김영춘 민주당 최고위원이 재선 지역구인 서울 광진갑을 떠나기로 하고 지난 5월 일찌감치 부산 진구갑 출마를 선언했다.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부산 출마를 선언하고 구체적인 지역을 고민하고 있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6·2 지방선거 부산시장 선거에서 44%를 득표해 저력을 보여줬었다.
4선의 장영달 전 민주당 의원도 기존 지역구(전북 전주 완산갑)를 떠나 경남 의령·함안·합천 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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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에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비례대표)이 17대 총선 때 낙선했던 광주 서구을에서 재출마를 선언하고 표밭을 누비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정운천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여당 불모지인 전북 전주 완산에서 뛰고 있고, 정용화 한나라당 광주·전남 지역발전특위 위원장도 광주 서구갑 출마를 준비 중이다.
정 전 최고위원과 정 위원장은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각각 전북지사, 광주시장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 10%대의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현역 떠난 무주공산 치열한 경합
현역 의원의 불출마 또는 지역구 변경, 의원직 상실 등에 따라 무주공산이 된 지역구에서는 여야 예비후보들의 치열한 쟁탈전이 예상된다.
현경병 한나라당 의원이 의원직 상실형을 받으면서 공석이 된 서울 노원갑에서는 인터넷 정치풍자 토크쇼 ‘나는꼼수다’를 통해 급격히 유명세를 탄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뛰고 있어 눈길을 끈다.
5선의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부산 영도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MB맨'인 김대식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이 출마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어윤태 영도구청장의 거취도 관심사다.
이에 맞서 민주당에서는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출마를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서울 양천갑은 서울에서도 강남 3구와 함께 대표적인 한나라당 강세로 분류되는 지역이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의 내부 공천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이재오 전 특임장관의 측근인 김해진 특임장관 직무대리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민주당에서는 손학규 대표의 측근인 차영 전 대변인이 표밭을 누비고 있다.
경남 창원을에서는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한나라당 주자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강기윤 당협위원장, 이기우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공창석 전 경남 부지사, 박판도 전 경남도의회 의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야권에서는 민주당의 허성무 전 청와대 민원제도혁신 비서관, 이종엽 민주노동당 도의원, 이병학 민주노동당 도당위원장, 진보신당의 김창근 전 금속노조위원장이 등이 준비를 하고 있다.
정세균 민주당 최고의원의 서울 종로 출마 선언에 따라 공석이 된 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에서는 후보자들이 대거 난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민주당과 혁신과통합 등에서 10명 안팎의 인사들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 밖에 3선의 김효석 민주당 의원이 수도권 출마를 선언하면서 새 주인을 찾고 있는 전남 담양·곡성·구례, 4선의 천정배 민주당 의원이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하면서 떠났던 경기 안산 단원갑 등에서도 출마 예정자들 간의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486 정치인들의 재도전
1980년대 민주화 운동 세대인 이른바 486 정치인들의 재도전도 줄을 이을 전망이다.
전대협 1기 의장 출신의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서울 구로갑에서 재기를 노린다. 17대 이 지역에서 당선됐지만 18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이 최고위원은 민주당 야권통합특별위원장을 맡아 통합을 주도한 데 이어 통합정당 지도부 경선 출마를 준비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어 이범래 한나라당 의원과의 재대결 결과가 주목된다.
전대협 1기 부의장 출신의 우상호 전 민주당 의원은 서울 서대문갑에서 친박(박근혜)계 핵심인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과 4번째 맞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 전 의원과 이 의원은 모두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16대, 18대에서는 선배인 이 의원이, 17대에서는 우 전 의원이 승리했다.
전대협 2기 의장 출신인 오영식 전 민주당 의원은 서울 강북갑에서, 전대협 3기 의장 출신인 임종석 전 의원은 서울 성동을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임 전 의원의 경우 측근이 삼화저축은행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건과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이 변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비서관, 행정관으로 일했던 486들의 출사표도 잇따르고 있다. 정태호 전 청와대 대변인은 서울 관악을에 도전장을 내고 지난 10일 참여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활동과 기록을 정리한 '대통령 당선인이 해야 할 첫번째 일'이라는 책의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김형욱 전 청와대 비서관도 전북 정읍에서 통합야당의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 지역구를 누비고 있다. 강병원 전 청와대 행정관은 전북 고창ㆍ부안에서 최근 민주당에 입당해서 지역에 새바람을 일으키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성균관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민주당 부대변인 등을 지낸 기동민 서울시 정무수석비서관은 서울 성북갑 출마 가능성이 있고,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신창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은 17대, 18대에 이어 다시 인천 남동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지자체장, 사퇴 후 출마 행보 잇따라
총선 출마를 위해 기초자치단체장을 사퇴하는 움직임도 줄을 잇고 있다.
노관규 전남 순천시장은 이달 1일 기자회견을 갖고 19대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13일 사직서를 제출하고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할 예정이다.
현역 의원인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과의 대결 여부가 주목된다. 올해 4·27 재보선에서 민주당이 야권연대 차원에서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국회에 입성한 김 의원은 지난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당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려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달 총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황주홍 전남 강진군수도 곧 군수직을 사퇴할 예정이다. 유선호 민주당 의원(장흥·강진·영암) 지역구에 도전할 예정인데,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의 측근인 김영근 민주당 부대변인도 이 곳에서 뛰고 있다.
서삼석 전남 무안군수도 총선 출마(전남 무안·신안)를 기정사실화하는 등 전남에서만 이미 3명의 기초단체장이 사퇴 후 총선 출마 수순을 밟고 있다.
또 신현국 경북 문경시장은 1일 기자회견을 갖고 총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12일 퇴임식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고, 안덕수 인천 강화군수도 2일 기자회견에서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서중현 전 대구 서구청장은 이미 지난 9월 총선 출마 선언과 함께 사퇴를 했다.
현역 단체장이 국회의원 선거에 나서려면 단체장 관할구역과 국회의원 선거구가 같거나 겹칠 경우 선거일 120일전(12월13일)까지 사퇴해야 한다.
이에 따라 13일까지 총선에 뛰어드는 현역 자치단체장이 1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같은 현역 단체장들의 총선 도전 행보에 대해서는 "개인의 정치적 야심을 위해 단체장 출마 당시의 약속을 어기고 행정 공백을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대 이은 배지 도전
대를 이어 국회 입성을 노리는 정치인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이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거제에 사무실을 내는 등 출마 준비에 한창이다.
김 부소장은 앞서 여러 차례 한나라당 공천을 준비하다 중도에 뜻을 접은 바 있어 이번 도전이 주목된다.
이달 초 자유선진당을 탈탕하고 민주당 복당을 신청한 이용희 의원(충북 보은·옥천·영동)의 아들인 이재한 민주당 충북 보은·옥천·영동 지역위원장은 이 의원 지역구에서 국회 입성을 노린다.
이 의원은 민주당에 입당한 아들과의 대결을 피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이달 초에는 자유선진당에서도 탈당했다.
정대철 민주당 상임고문의 아들인 정호준 민주당 서울 중구 지역위원장은 중구 출마를 노리고 있다.
정일형 전 신민당 부총재의 손자이기도 한 정 지역위원장은 18대 총선에서 중구 공천을 신청했지만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후보에 맞서 당이 정범구 후보를 전략공천함에 따라 뜻을 접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