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비상경제대책회의 참석 전문가들 장기침체 우려, GE회장도 "리먼사태 재현" 거론
유럽발 경제 위기가 세계 경제의 위기로 확산되고 장기 침체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31일 청와대 비상경제대책회의에 참석한 경제 전문가들은 물론, 세계적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도 이명박 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유럽발 경제 위기에 대한 근심을 털어놨다.
동아시아 시장 및 투자현황 점검차 전날 방한한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은 이날 접견에서 "독일과 함께 한국이 거의 유일하게 현 금융위기를 잘 헤쳐 나가고 있다"면서도, "유럽을 중심으로 리먼 사태와 같은 위기가 또 올 수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시작된 금융위기가 실물 위기로 전이되고 세계 경제 전반이 급격히 위축됐던 현상이 또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날 앞서 유로존 위기 상황과 정책대응을 주제로 열린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에서도 장기 침체에 대한 우려 섞인 전망이 주종을 이뤘다.
이날 회의에는 권구훈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 임지원 JP모간 이코노미스트, 장재철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 이재우 메릴린치 이코노미스트 등 외국계 금융기관의 유명 경제 전문가들과 국책연구소 원장,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참석했다.
참석자들 대부분은 그리스와 유로존의 위기상황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위기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이에 대한 우려를 공통적으로 전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아울러 우리 경제가 2008년에 비해 펀더멘털이 튼튼해져 그 때와 같은 금융적인 위기는 제한적이겠지만, 유럽 장기 침체에 따른 실물경제, 수출 타격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문제와 관련해서는 경제논리만으로는 탈퇴 가능성 제한적이지만 정치적 결단에 따른 자발적 탈퇴 가능성은 여전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유럽 수출이 둔화되고 있고 중국 경제에 대한 영향도 있을 수 있어 실물경제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이런 상황이 계속되고 미국 경제도 기대만큼은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세계 경제가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올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전했다. 이 참석자는 각국이 이런 위기 속에서 환율 싸움이나 보호무역주의를 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유럽 경제 위축에 따른 정부의 대응은 모든 시나리오를 갖고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정부가 너무 지나치게 불안요인을 강조하는 것은 국내 소비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고 결국 그 영향은 서민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위기는 잘 관리하되 과잉대응으로 이어져서는 안 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