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북한이 지난 24일 국정원에 의해 이뤄진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의 전격 공개에 대해 사흘째 별다른 반응 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북한은 26일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을 통해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우리 정부여당을 비난하면서도 회의록 공개에 대해서는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이날 '권력의 시녀로 전락된 괴뢰정보원'이라는 글을 통해 "'정보원대선개입사건'은 현 집권 세력이 권력기관을 불법적으로 대통령선거에 개입시켜 근본적 영향을 준 사건"이라며 "이를 통해 보수 정권을 연장하고 유신 독재를 부활시킬 것을 노린 용납못할 정치깡패 행위"라고 비난했다.
신문은 특히 새누리당에 대해 "이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 포기 발언이라는 것을 들고 나와 적극 여론화하면서 민심의 이목을 딴 데로 돌려보려고 획책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서해북방한계선(NLL)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나 신문은 국정원이 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한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노동신문 뿐 아니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주요매체들도 회의록이 공개된 후 이날까지 이에 대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국정원이 회의록에 대한 공개를 결정하자 전문가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발언 역시 모두 공개가 되는 만큼 북한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체제와 최고지도자의 존엄을 중시하는 북한의 입장에선 김 국방위원장의 발언 하나하나가 모두 공개돼 정치적으로 해석이 되는 것에 대해서 강한 불만을 제기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이 그간 '진정성'을 강조해온 우리 정부에 대해 '신뢰'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면서 최근의 대화공세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 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이 이번 사건에 대해서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반응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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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북한이 시기를 조율하다 하루앞으로 다가온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을 전후해 이번 사건에 대해 언급하며 박 대통령의 지난 2002년 방북 당시 발언을 공개하는 '강수'를 둘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해 6월11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의 공개질문장을 통해 박 대통령이 지난 2002년 5월 평양을 방북했던 사실도 언급하며 "장군님(김정일)의 접견을 받고 평양시의 여러 곳을 참관하면서 친북 발언을 적지않게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우리는 필요하다면 정몽준, 김문수 등 남측의 전·현직 당국자와 국회의원들이 평양에 와서 한 모든 일과 행적, 발언들을 전부 공개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었다.
그러나 청와대 측은 이에 대해 "공개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북 전문가 역시 "북한이 자칫 역풍을 맞을수도 있는 '무리수'를 두진 않을 것"이라며 "이번 사태와 관련한 우리 여론의 추이를 좀 더 지켜본 뒤 반응을 내놓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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