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상공영상', 알고 보니 여군 촬영

'전투기 상공영상', 알고 보니 여군 촬영

뉴스1 제공
2013.11.0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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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여성 공군항공촬영사 고미숙 중사

(서울=뉴스1) 김정욱 기자 =

8일 오후 제19전투비행단 항공기 주기장에서 항공촬영에 임하는 공군 여부사관 고미숙 중사(왼쪽)가 KF-16에서 내려 비행과 촬영영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공군 제공) © News1
8일 오후 제19전투비행단 항공기 주기장에서 항공촬영에 임하는 공군 여부사관 고미숙 중사(왼쪽)가 KF-16에서 내려 비행과 촬영영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공군 제공) © News1

고미숙 중사가 촬영한 T-50 전투기 편대.(공군제공) © News1
고미숙 중사가 촬영한 T-50 전투기 편대.(공군제공) © News1

8일 오후 충북 충주시에 위치한 공군 제19전투비행단 항공기 주기장에 비행복을 갖춰 입은 두 명의 조종사가 KF-16 전투기에 올랐다. 이 두 명 가운데 눈에 띄는 사람은 후방석에 탄 조종사였다.

긴 머리를 단정히 묶은 후방석 탑승 조종사는 여군이었고 손에는 묵직한 영상촬영장비가 들려있다. 이 여군은 알고 보니 조종사가 아닌 공군항공촬영사 고미숙 중사(33·부사후 198기)였다.

이날 고 중사가 KF-16에 탑승한 이유는 독도 상공의 생생한 사진과 영상을 담기 위해서다. 이날 고 중사가 탑승한 전투기의 임무는 독도 상공 초계비행이다.

공군에 따르면 국내에서 여성 공군촬영사는 고 중사가 유일하다. 그녀는 전투기에 직접 탑승해 공군의 주요 작전 및 훈련 장면, 그리고 독도 등 주요 지역의 상공을 사진과 영상으로 생생하게 담아낸다.

고 중사를 태운 KF-16 조종사 민기봉 소령(진)은 “고속으로 비행하며 급격히 기동하는 전투기 안에 가만히 탑승하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라며 “그런데 그 전투기 안에서 묵직한 카메라를 들고 상공을 촬영하는 것은 남자들도 해내기 어려운데 고 중사는 그야말로 대단하다”고 치켜세웠다.

8일 오후 제19전투비행단 항공기 주기장에서 항공촬영에 임하는 공군 여부사관 고미숙 중사가 KF-16에 탑승해 이륙 전 조종사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공군 제공) © News1
8일 오후 제19전투비행단 항공기 주기장에서 항공촬영에 임하는 공군 여부사관 고미숙 중사가 KF-16에 탑승해 이륙 전 조종사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공군 제공) © News1

고 중사의 항공촬영 임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녀는 지난 10월25일 ‘국민과 함께하는 대한민국공군 청주국제공항 에어쇼’에서 ‘제4기 국민조종사’들의 비행장면을 사진과 영상으로 촬영해 일간지와 방송사의 주요 기사를 장식하기도 했다.

고 중사는 “공군 전투기가 수행하는 임무들은 높은 고도에서 다이나믹하게 이뤄져 지상에 있는 국민들이나 심지어 공군장병들도 공중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알 수가 없다”며 “따라서 영공방위 임무를 수행하는 공군 전투기들의 강한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줘 믿음과 감동을 선사하는 게 항공촬영사들에게 부여된 가치”라고 말했다.

우리 공군에서 항공촬영이라는 불모지를 처음 개척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5년 편보현 상사가 첫 임무를 수행하면서다. 편 상사는 현재 공군 에어쇼 비행단인 블랙이글의 항공촬영을 담당하고 있다.

편 상사가 전투기를 타기 이전까지 우리 공군의 항공촬영은 일본인 사진작가인 카츠히코 토쿠나가씨가 수행해왔다.

2013년 8월부터 공군에는 정식으로 4개의 ‘항공촬영사’ 직위가 생겼다. 현재 블랙이글에 소속된 편 상사와 함께 공군본부 소속의 김경률 상사, 권형 중사, 고 중사 등 4명이 그들이다.

공군 관계자는 “그동안 공군항공촬영사들은 전투기 임무현장을 생생히 전달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특히 ‘2012년 영국 에어쇼’, ‘2013년 미국 레드플래그-알래스카 연합훈련’ 등 우리 공군의 역사적인 순간을 사진과 영상으로 담아냈다”고 전했다.

평소 다이나믹한 삶을 살고 있었다는 고 중사는 2007년 우연히 치른 공군 부사관 시험에 합격해 군인의 길을 걷게 됐다.

그녀의 첫 임무는 공군 정훈공보실에서 행정업무를 수행하는 것이었다. 당시 고 중사는 사무실 행정담당이었지만 정훈공보실에서 근무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부대행사를 사진이나 영상으로 담는 업무도 병행하게 됐다.

평소 사진촬영을 좋아했던 고 중사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직책이었기에 자신이 맡은 행정업무뿐만 아니라 사진촬영업무도 적극적으로 수행해 나갔다.

그런던 중 2010년 4월 공보·사진촬영 분야 전문 부사관 양성을 위해 공군 ‘정훈부사관’ 특기가 신설되자 고 중사는 사진전문 부사관의 길을 걷고자 마음먹고 망설임없이 지원했다.

정훈부사관이 된 고 중사는 11전투비행단 정훈공보실로 배속돼 최신예 전투기인 F-15K의 무장탑재, 이·착륙 장면 등 공군의 핵심전력이 운용되는 모습을 촬영하는 매우 중요한 임무를 수행했다.

특히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이 발생했을 때에는 고 중사가 촬영한 F-15K 실제 비상출격 영상이 전 방송매체에 대대적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11전투비행단에서 맡은 바 임무를 완수한 고 중사는 2012년 12월 지금의 공군 미디어영상팀으로 부서를 옮겼고 능력을 인정받아 항공촬영 근무자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후 고 중사는 ‘독도 비행체험’에 나선 국민들을 촬영하기 위해 수송기(CN-235)에 함께 탑승하기 시작했다.

올해 초에는 선배 항공촬영 근무자인 김경률 상사와 함께 공군 헬기(HH-47)에서 공중촬영을 실시해 ‘2013년 공군홍보영상’의 한 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고 중사는 “지상 사진촬영은 장면을 놓치면 다시 연출해 찍는 등 위기상황들에 대한 대책이 어느 정도 마련돼 있다”며 “그러나 항공촬영은 항공기가 공중에서 잠시 멈출 수 없기에 그 순간을 놓치면 재촬영이 불가능해 항상 긴장하고 집중해야 한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이어 “내가 촬영한 사진이 언론매체에 제공돼 기사 내용을 더욱 풍성하게 하고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료로 쓰이게 돼 무척 행복하다”며 “현재는 비록 ‘여군 항공촬영사’로 주목받지만 나중에는 ‘전투기 공중기동 및 정밀유도무기 실사격 장면 촬영’ 등 고도의 정밀함과 집중력이 요구되는 항공촬영 임무를 수행하는 공군으로 주목받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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