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예타'-15년만에 수술](종합)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대상 기준을 15년 만에 높이겠다는 정부의 방안을 놓고 국회에서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찬성 측은 '지방 균형발전'을, 반대 측은 '재정 낭비 우려'를 주된 논거로 내세우고 있다.
이미 이 같은 취지의 법률 개정안이 의원 입법으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에 계류돼 있어 향후 소위에서의 논의 결과가 예타 기준 상향조정 여부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방은 도로 어떻게 까나?"
3일 국회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SOC 분야에 한정해 예타 대상을 현행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에서 1000억원 이상으로 기준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앞서 국회 기재위 소속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SOC 뿐 아니라 모든 대규모 예산 사업에 대한 예타 기준을 종전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상향조정하는 내용을 담은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현재 기재위 경제재정소위에 계류된 상태다.
김 의원은 "1999년 예타 제도가 도입된 뒤 15년간 수출은 3.8배, 국내총생산(GDP)은 2.4배로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예타 기준은 도입 당시의 500억원을 현재까지 적용하고 있다"며 "예타 기준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법안 발의 취지를 밝혔다.
기재부는 향후 경제재정소위에서 이 법안이 논의될 때 예타 기준 상향조정의 대상을 SOC 분야로 한정하는 내용의 수정 의견을 제시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방 균형발전'과 '안전성 확보' 등을 내세우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수도권 지역은 1999년 이전에 예타 제도가 없을 때 이미 도로를 깔았는데, 지방 낙후지역들은 이제 예타 때문에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도로의 안전성을 높이는 사업 등은 경제성 중심으로 평가하는 예타를 통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여당에서도 지원사격이 나오고 있다. 기재위 소속 박덕흠 새누리당 의원은 "시골은 도로 사업이 필요해도 비용편익(B/C) 분석을 해보면 경제성이 안 나온다"며 "일단 도로를 만들어두면 이후에 통행량이 늘어날 수도 있는데 지금은 예타 때문에 지방에 도로 건설이 어렵고, 이 때문에 국토 균형발전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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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위 수석전문위원실에 따르면 2009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예타가 이뤄진 500억∼1000억원 규모의 사업 61개 가운데 13개(21%)가 예타 결과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시행되지 못했다. 이 13개 사업의 총사업비는 9066억원이었다.
◇"500억원도 적은 돈 아냐"
그러나 기재위 소속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강한 반발이 일고 있다.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금도 낭비되는 예산이 너무 많은데, 예타의 기준이 높아지면 아무래도 빠져나갈 구멍이 더 늘어나게 마련"이라며 "예타 대상이 늘어난 것이 문제라면 예타 수행 기관을 더 늘리는 등의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제세 새정치연합 의원도 "현행 기준인 500억원도 적은 돈이 아니다"라며 "500억원 정도의 사업은 예타를 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여당 일각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은 "재정건전성이 문제되는 시기에 예타 기준을 높이면 재정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며 "포퓰리즘 정책으로, 예산 사업에 정치적 입김이 많이 들어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기재위 야당 간사인 윤호중 새정치연합 의원은 정부의 대국회 소통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윤 의원은 "예타 기준 상향조정처럼 중요한 사안은 정부가 국회에 미리 보고하고 의견을 듣는 것이 과거의 관례"라며 "지금은 그런 절차가 지켜지지 않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쪼개기', '예산 전용'…'꼼수'에 무력화된 '예비타당성 조사'
# 귀농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농어촌 뉴타운 조성사업. 사업비가 국고보조 400억원, 국고융자 500억원 등1000억원 이상 되는 신규사업이었지만 '예비타당성 조사'(이하 예타)를 거치지 않았다.
사업을단양, 장수, 고창, 장성, 화순 등5개 지구로 구분해 각각 200여억원의 예산을 책정했기 때문이다. 현행 정부재정법상 총 사업비 500억원 이상, 국가 재정지원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사업만예타 대상이 된다는 점을편법적으로 이용한 것이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정부 주도 사업에 예산을 쪼개는 방식으로 검증을 피하는 예타 회피 사례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예산 쪼개기 사례로 꼽히는 농어촌 뉴타운 조성사업은 이 같은 방식으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813억원의 국가예산이 투입됐고 현재 1700억원까지 사업비가 늘어났다. 그러나 사업은 당초 취지와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
사업을 주관한 농림축산식품부는 30~40대를 농촌으로 유인해 고소득 전업농으로 키운다는 계획이었으나 추진 실적과 입주률이 저조하자 25~55세로 대상 범위를 대폭 늘렸다. 그 결과 50대 이상 중·장년층의 비율이 40%를 넘어서며 농어촌 뉴타운은 단순한 노후주택 단지로 변질됐다.
예타를 거치지 않아 사업성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다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사업계획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입주 시 최소 4억~5억원의 비용이 필요하다보니 청년층의 귀농을 유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승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정부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이 제대로 된 수요예측이나 타당성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문제가 있다”며 “정부의 부실한 사업 예측이 여실히 드러난 만큼 사업 재조정 등 필요 조치가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 예타 회피 사례, '4대강'
예타 피해가기의 또 다른 사례는 총 사업비 22조원이 투입된 4대강 사업이다. 정부는 2009년 국가재정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재해예방 사업이 예타 대상에서 제외되도록 하는 방식으로 예타를 피해갔다.
총 사업비 2000억원이 넘는 4대강 자전거 도로사업도 5개 권역으로 쪼개는 방식으로 낙동강 권역(900억원대)을 제외한 4개 권역이 예타를 받지 않았다.
4대강 주변 지역을 개발하는 친수구역 개발사업은 대부분 중단 기로에 놓여있는데 이 역시 예타 대상에서 제외된 사업이다. 그나마 추진 중인 부산의 에코델타시티 사업도 사업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들 사업의 발주처인 한국수자원공사의 경우 2011년 이후 예타를 면제받고 추진한 사업 24개 사업 가운데 사업성 부족 등을 이유로 게획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사업이 16개(67%)에 이른다.
◇예산 전용에 기금운용계획 변경까지···
예산을 이·전용하는 방식으로 검증을 피해간 사례도 적지 않다. 국가재정법 상 예산의 목적 외 사용을 금지하는 규정이 있지만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청사이전 지원비용인 이주지원비와 이사비를 운전사 인건비로 지급했고,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 사업에서 첨단수사장비 보급에 쓰여야 할 예산이 인터폴 사이버수사관의 주택 임차료로 지급되기도 했다.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대통령선거관리사업과 전국동시지방선거관리사업, 소방방재청의 풍수해보험사업 등의 예산은 정해진 목적과 다른 곳에 집행됐다.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하는 '꼼수'도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경기단체지원사업 중 여자상무축구단 숙소 건립은 신규 사업으로 편성하지 않은 채 기금운용계획 변경을 통해 이뤄졌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 세출예산액 304조원 가운데 이·전용된 예산은 1조8000억원이 넘었다. 기금운영계획 변경을 통해 집행된 예산은 9조2000억원에 달했다. 이처럼 예산이 이·전용되거나 기금운용계획이 변경된 사업만 23건이었다.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예산과 기금을 국회에서 의결한 의도대로 집행하도록 하기 위해 목적 외 사용금지에 관한 구체적인 지침과 이·전용에 대한 명확한 요건과 한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분기별 이·전용내역 보고 강화 등의 제도개선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절대甲' 기재부의 '예비타당성 조사'···美·日·英은?

우리나라는 국가 예산이 들어가는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등 대규모 사업에 대해 예산당국인 기획재정부가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를 책임지지만, 미국 일본 등 다른 선진국들은 그렇지 않다. 대부분 소관 부처나 지방정부의 재량에 맡긴다.
예산안을 짜는 방식부터 다르다. 우리나라는 예산당국이 '돈주머니'를 쥐고 각 부처의 개별 사업에 대한 예산을 결정한다. 반면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예산당국이 각 소관 부처나 지방정부에 예산 총액만 정해주고, 세부적인 사업별 예산은 각 부처가 알아서 판단한다. 이른바 '총액배분' 방식이다.
연방국가인 미국의 경우 교통 관련 등 건설사업에 대해 연방정부가 일정한 기준에 따라 예산 총액을 각 주로 나눠주면 주 정부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집행한다. 각 지역의 광역계획기구(MPO)는 4년 단위의 단기교통개선계획(TIP)을 수립하는데, 이때 우리나라의 '예타'와 비슷한 사전타당성 평가 등의 과정을 거친다.
일본도 각 부처가 사업에 대한 사전타당성 평가를 거친 뒤 이 결과를 토대로 재무성에 예산을 요청하면 재무성은 해당 부처의 예산 총액을 고려해 이를 조정하는 역할만 한다.
영국 역시 각 부처가 재무부에 제출한 예산안이 거의 수정없이 정부안으로 확정된다. 대신 재무부는 각 부처가 받아간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데 집중한다. 영국에도 우리나라의 '예타'와 비슷한 '게이트웨이 리뷰'라는 제도가 있다. 수행 주체는 중앙조달정책기관(OGC)이다. 사업적 타당당성을 검토하는 0~1단계가 우리나라의 '예타'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해외에는 예산당국이 직접 타당성 조사를 하고, 이를 통해 예산을 결정하는 사례가 거의 없어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다"며 "'예타' 제도는 일부 개발도상국이 도입을 고려하고 있긴 하지만, 예산당국의 권한이 지나치게 크고 부처 자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일장일단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도 해외처럼 각 부처가 객관적으로 자기 사업을 평가해서 적정한 예산을 요청하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아직도 일부는 예산을 무조건 더 많이 따내기에만 급급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10년간 SOC 예타만 330조···꼼수사업 골라낸다
정부가 최근 10년간(2005년~ 올해 상반기) 예산타당성조사(예타) 신청을 받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은 전체 예타 사업(1267건) 중 53.8%인 682건에 달한다. 금액 기준으론 60.8%인 328조2000억원이다. 건수와 금액은 해마다 늘었지만, 지난 10년간 SOC 관련 예타 수행기관의 인력 증원이 쉽지 않았다. 각 신청 건별로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여력이 부족하다보니 예타 품질 저하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정부의 고민은 "전체 예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SOC 사업 예타 작업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까"에 맞춰졌다. 지난 10년간 전체 예타 사업 중 SOC를 제외한 △건축 298건(53조원) △연구개발(R&D) 216건(130조2000억원) △정보화사업 30건(8조2000억원) △기타 41건(19조9000억원) 등은 차지하는 비중이 비교적 적었다.
정부가 모든 사업에 대해 예타 대상기준을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추진하지 않고, SOC만으로 한정한 이유다. 예타 대상 기준 확대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예산이 500억원과 1000억원 사이에 설정된 사업들이 예타를 거치지 않고 난립할 수 있기 때문에, 사업예산 규모가 큰 SOC로만 정했다는 얘기다.
기재부 관계자는 "사업규모와 사업형태를 감안할 때 SOC 분야와 다른 분야 예타 대상 규모를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며 "SOC 분야는 규모가 커서 대부분 예타를 거칠 수밖에 없어 해당 부처의 자율성을 상대적으로 과다하게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또 예타를 거치지 않아도 꼭 통과해야하는 '3단계 예산 심사 과정'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사업비를 인위적으로 500억~1000억원으로 맞춘 이른바 '꼼수'사업을 걸러내기 위해서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사업예산을 신청하면 우선 해당 부처에서 예산이 적정하게 편성됐는지 살펴보고, 기재부 예산실 심의를 거친다. 이후 최종 단계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과해야한다. 이처럼 정부와 국회를 거치는 동안 '뻥 예산' 사업이 퇴짜맞을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예산 쪼개기 사업 등 예타제도 내에서 이뤄지는 불분명한 사업은 따로 분류, 면밀하게 들여다보기로 했다. 이를테면 한 지자체가 2000억원짜리 도로건설 사업을 500억원씩 4개 사업으로 분류해 예타를 받지 않으려고 했다면, 이를 동일한 사업으로 보고 예타 대상기준에 맞는 2000억원짜리 사업으로 본다는 얘기다. 기재부는 다음 달까지 이 같은 내용의 예타 대상기준 상향에 따른 부작용 방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정부는 아울러 사업성이 부족한 개발사업을 막기 위해 정책당국자의 실명을 공개하는 '개발사업 정책실명제'를 도입하는 등 사업의 정보공개를 강화하기 때문에 예타 기준 상향으로 인한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담당 공무원 뿐 아니라, 사업관리이력서까지 공개되기 때문에 엉터리 신청이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공청회와 세미나 등을 통해 예타 대상기준 상향에 따른 부작용을 구체화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환 부총리, 어린애 옷 입고 있던 어른 보더니···
# 전라북도 군산시와 김제시, 부안군을 아우르는 새만금 간척지(401㎢). 전북도는 이 새만금과 인근 군장산업단지를 잇는 철도를 건설할 계획이다. 철도가 생기면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물류를 향후 새만금에 건설되는 신항만까지 연결, 물류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서다. 환황해권시대를 위해 새만금 지역을 대 중국 산업 전진기지로 키우고 싶은 전북도의 야심찬 물류 수송망 계획인 셈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예산은 670억원. 당초 이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대상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이 사업은 예타를 받지 않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정부가 최근 사회간접자본(SOC)에 한해 예타 기준을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대폭 상향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도를 비롯해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500억~1000억원짜리 각종 사업 추진에 힘을 얻게 됐다. 이에따라 예타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업이 늘어나 SOC 투자가 확대되고,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방의 SOC 확충이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예타는 지난 1999년 도입 이후 대규모 재정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부가 지난 15년(1999~2013년) 동안 총 665개 사업(303조8000억원)에 대해 예타를 실시해, 이 중 37%인 243개(129조5000억원) 사업을 타당성이 낮다고 결론냈다.
하지만 경제·재정 규모가 2배 이상 커지는 과정에서 대상 기준은 그대로 유지함에 따라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예타가 도입된 시기의 국내총생산(GDP)은 635조2000억원(2000년) 수준이었지만 2013년엔 1428조3000억원으로 2.3배나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예타 대상기준이 바뀌지 않은 탓에 예타 건수 증가와 예타 수행기간 지연 등의 문제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실제 예타 신청 건수는 지난 2010년 이후 100건을 꾸준히 웃돌고 있는 가운데 평균 예타 수행기간은 2010년 8개월 정도에서 2012년 12개월가량으로 크게 늘어났다. 예타 대상사업 기준을 상향 조정해 예타의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국고 300억원)에서 1000억원(국고 500억원) 이상으로 예타 기준이 조정될 경우 지난 2005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선정된 예타 대상사업 1267건 중 188건(14.8%)이 예타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SOC만 놓고 보면 27.6%의 감소 효과가 나타나 10건 중 3건의 사업이 예타 대상에서 빠지게 되는 것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규모가 커졌는데도 예타 기준이 그대로 유지된 것은 어른이 어린 아이 옷을 입고 있는 모양이다"며 "예타 대상기준을 조정해 이 제도의 순기능을 유지하면서, 재정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투자사업 '바로미터' 예타…15년 간의 역사는?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는 대형 신규 공공투자사업에 대해 사전에 면밀히 검토하는 제도다. 사업추진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이 제도는 1999년 예산회계법 시행령을 개정해 근거조항이 신설되면서 도입됐다.
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도입된 지 15년째인 예타 제도는 정착기와 확산기, 안정기를 거쳐 왔다.
◇제도 정착기(1999~2006년)
1999년 관련 법 개정과 함께 도입된 예타는 2002년까지 경제성 분석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 당시에는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의 사회간접자본(SOC)·건축 사업을 대상으로 비용/편익(B/C) 분석이 실시됐다.
2003년부터는 경제성 외에 정책성 분석 항목이 추가됐다. 정책성 분석 항목에는 정책방향과에는 부합성, 사업추진 의지 및 준비 정도, 지역낙후도 등이 포함됐다.
경제성과 정책성 두 가지 분석 결과를 종합하기 위한 AHP(Analytic Hierarchy Process)도 도입됐다. AHP는 서로 다른 기준의 분석결과를 사업의 시행 또는 미시행이라는 단일한 지수로 표현해 분석결과를 종합하는 의사결정수단이다.
2006년에는 지역균형발전 분석 항목이 정책성 분석에서 분리되면서 현재의 분석틀이 확립됐다.
◇제도 확산기(2007~2012년)
예타의 대상사업은 2007~2009년 사이 연구개발(R&D), 정보화 등으로 확대됐다. 기존 SOC 중심에서 대상 영역이 늘어난 것이다. 더불어 평가항목 및 항목별 가중치의 차별화가 이뤄졌다. 사업유형별 특성이 반영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2009~2012년 사이에는 복지 사업이 예타 대상에 포함됐다. 무분별한 복지 사업을 시행할 때 따를 수 있는 재정건전성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복지사업을 예타 대상에 포함시킨 것이다.
지역균형발전 평가 비중은 상향 조정됐다. 낙후지역 사업에 대한 정책적 고려를 강화하기 위해 정부는 지역균형발전 항목의 평가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제도 안정기(2013년~현재)
개정된 국가재정법이 올해 1월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예타 대상규모 및 면제요건을 법률화하고, 예타 관련 정보공개를 강화했다.
재난예방사업 및 국가정책적 사업에 대해 국회 동의·보고 절차를 두는 등 예타 면제요건이 강화됐다. 재난예방사업의 경우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의 동의를 거쳐 예타가 면제된다. 국가정책적 사업에 대해서는 국무회의에서 예타 면제를 결정하고, 그 결과를 곧바로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토록 했다.
또 예타·타재 결과 관련 정보공개 강화를 위해 예타 면제 내역 및 사유를 예산안 첨부서류로 국회에 제출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현재 예타 수행기관인 KDI와 KISTEP는 수요예측 자료 등 예타·타재 결과에 관한 상세자료를 공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