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런치리포트]['쇠귀에 경읽기' 결산 시정요구①]정부, 국회 요구 18% '무시'

국회는 매년 여름 정부가 나라살림을 얼마나 잘 살았는지 '결산심사'를 실시, 문제점이 보이면 시정을 요구한다. 하지만 국회가 요구한 시정조치 5개 가운데 1개는 이행되지 않는다. 매년 거듭 지적해도 고쳐지지 않는 것만 200건에 달한다.
시행령 등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 수정요구를 담은 국회법 개정안이 정부의 반발로 '폐기' 수순을 밟게 됐지만, 국회가 정해진 법령에 따라 시정 요구한 사안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정부, 국회 '시정요구' 미조치 건수 연평균 200건 이상
9일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국회는 작년에 2013 회계연도 결산을 통해서 1541건의 시정조치를 정부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1269건(82.3%)을 이행했지만 272건(17.7%)은 조치 없이 넘어갔다. 최근 5년간 국회의 시정요구 대비 정부의 조치미완료 비율은 △2009 회계연도 20.3% △2010 회계연도 7.9% △2011회계연도 13.6%, △2012 회계연도 21% △2013 회계연도 17.7%에 달했다.
2013년 회계연도 결산은 2014년에 실시됐고 정부는 작년 11월말 기준으로 조치 결과를 보고 했다. 예정처는 정부의 조치 결과 보고를 '지난 4월말 기준'으로 재점검해 '2013 회계연도 결산 국회시정요구사항에 대한 정부조치 결과 분석'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매년 '반복 지적된 시정요구건'이 증가 하고 있다. 2012 회계연도에 대한 결산이 의결된 2013년 11월 이후 지난 4월말까지 미조치된 건수가 전체 1251건 중 81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반복적으로 지적된 미조치건도 △2009 회계연도 92건 △2010 회계연도 153건 △2011 회계연도 166건 △2012회계연도 190건 △2013 회계연도 201건 등이었다.
부처별로 살펴보면 기획재정부가 조치미완료 건수가 가장 많다. 국회는 93건을 요구했지만 이중 21건이 미조치 됐다. 고용노동부의 경우는 64건 시정요구에 19건에 대해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2012회계연도 및 2013회계 연도 연속으로 시정요구 사항에 대한 조치미완료 건수가 10건 이상인 부처는 고용노동부·미래창조과학부·국토교통부·보건복지부·산업통상자원부·문화체육관광부 등 6개 부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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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무관심 속에 '시정요구'는 무시하는 정부
국회의 시정 요구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태도가 '쇠귀의 경읽기' 수준인 것은 일차적으로는 국회가 '시정요구'에 대한 재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회가 국회법에 따라 요구한 시정조치를 정부가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는 것이 예정처의 지적이다.
현행 국회법 84조에는 국회가 정부에 결산등을 통해 위법 또는 부당한 사항에 대한 시정요구를 하면 정부는 이를 지체없이 처리하고 그 결과를 국회에 보고토록 하고 있지만 실제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미조치건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는 규정이 없다.
이에 대해 최근 국회에서는 정부의 결산보고를 강화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박광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1일 국가가 결산보고서를 제출할때 공청회 또는 간담회를 통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 내용을 포함하게 하는 국가재정법·국가회계법을 발의했다. 박 의원의 법안은 정부가 결산보고서를 제출할 때부터 외부 검증을 받게 해 '결산심사'의 실효성을 높이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예정처는 보다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예정처는 "국회 시정요구에 대한 정부의 조속한 조치이행을 독려하기 위해 정부조치 결과에 대한 국회 재심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조치가 완료되지 않거나 미흡한 사항은 추가 조치사항을 지속적으로 보고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