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16개 상임위중 8개만 처리…'野 상임위원장' 저조, 총선 이후나 가능

국회 16개 상임위원회 중 절반인 8곳이 지난해 국정감사를 마친지 4개월이 넘도록 결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들의 마음이 '표밭'에 간 데다 첨예한 쟁점법안 처리에 결과보고서 채택은 뒷전으로 밀렸기 때문이다. 국회가 정부에 대해선 지체없는 시정조치를 요구하면서 법으로 정한 보고서 채택을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는 것은 모순된다는 지적이다.
8일 국회에 따르면 법제사법위·교육문화체육관광위·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산업자원위·보건복지위·환경노동위·국토교통위·정보위는 상임위 차원의 국감결과 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했다. 국회는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가 끝난 직후인 3일 새벽 본회의에서 국방위·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국회운영위·기획재정위·여성가족위·안전행정위·외교통일위·정무위(보고서 제출순) 등 나머지 8곳의 2015년 국감 보고서 채택의 건을 승인했다.
◇쟁점 대치에 지연, 선거에 뒷전= 국감결과보고서는 국감 진행상황과 기관별로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한 상황을 빠짐없이 담는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감을 마친 뒤 지체없이 보고서를 작성, 국회의장에 제출해야 한다.
'지체없이'란 표현이 시한을 못박은 건 아니다. 보고서에 담을 내용에 쟁점이 있으면 지연되기도 한다. 그래도 10월경 국감을 진행하면 다음해 2월 임시국회에는 대부분의 보고서가 채택되곤 했다.
이번에는 채택 속도가 유독 더디다. 미채택 8곳 상임위 대부분 총선 이후 4월 임시국회가 열려야 보고서를 채택할 것으로 전망한다. 총선 전까지는 국회의원들이 저마다 각 지역에 흩어져 상임위 활동은 사실상 중단상태다.
국감결과보고서를 다음해 4월 이후에야 채택한 사례는 2013·2014년 국감에 각각 3곳씩이었다. 2014년도 국감보고서는 10개 상임위가 연내 처리했다. 2013년도 보고서는 그해 2곳, 2014년 2월까지 9곳이 처리했다.
여야는 올해 첨예한 쟁점법안 대치에 매몰돼 국감결과보고서와 같은 일상적인 법절차는 뒷전으로 미뤘다. 대형 이슈가 터지면 교섭단체 원내지도부에 협상권이 쏠려 상임위가 재량껏 움직일 여지를 줄인다. 산업위는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에 올인했다. 교문위는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 정국 등 여야가 대치하면서 상임위를 원만하게 열지 못했다. 정무위는 2월18일 전체회의에서 그동안 막혔던 150여건 법안을 처리하면서 비로소 국감결과보고서도 채택할 수 있었다.
게다가 야당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는 국감보고서 채택에 더 소극적인 걸로 나타났다. 미채택 상임위 8곳 중 정보위(위원장 주호영 새누리당 의원)를 제외한 7곳이 야당 위원장이다. 반면 보고서 채택 상임위 8곳 중 7곳은 여당 위원장이고 야당 위원장은 여가위(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뿐이다.
독자들의 PICK!
◇구속력 없는 현실..결과 '피드백' 강화를= 정두언 국방위원장(새누리당)은 이에 대해 "기본에 충실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16개 상임위 중 가장 먼저 보고서를 채택한 정 위원장은 "보고서 채택 지연은 이것 한 사안에 그치는 게 아니라 국회법이나 각종 절차법에 대한 권위를 해치는 악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이상민 법사위원장(더민주당)도 지체없이 국감결과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는 데에 "당연한 이야기"라고 인정했다.
정치적 이유보다 근본적인 것은 국감결과보고서에 별다른 구속력이 없다는 점이다. 국감 내실화의 핵심 사안으로 국회가 시정 처리결과를 점검할 수 있게 법제화하거나 최소한 자율적인 개선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농해수위는 최근 3년간 정부의 시정조치 이행상황을 자체 분석, 지난해 보고서로 공개해 화제가 됐다.
한국행정연구원은 2010년 '국정감사 및 조사 효율화방안' 연구보고서에서 "피감기관이 시정요구를 불이행했을 경우 제재수단을 마련하고 국감 다음해라도 처리결과의 적정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