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로비스트로 전락한 국회파견 공무원]②판·검사, 법사위 전문위원으로 '편법파견'…각종 로비창구로 활용

행정부·사법부 등의 국회 파견제도는 양날의 검이다. 법안심사, 예산·결산 심사과정에서 부처와의 긴밀한 협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때로는 이들이 로비창구로 이용되는 탓이다.
17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행정부·사법부 등에서 국회에 파견된 인사는 총 22명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정보위원회, 국방위원회 등에 '자문관' 형식으로 파견된다.
이들은 국회 법안심사과정인 상임위 소위원회는 물론 각종 회의에 참석해 각 부처의 입장을 전달하고 자문하는 역할을 한다.
공무원의 전문성을 입법과정에서 충분히 활용하고 국회와 정부 등의 입장을 균형있게 반영할 수 있도록 도입됐지만 입법-사법-행정부 사이에 '유착'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입법기관에 사법부와 행정부는 물론 독립기관인 감사원·헌법재판소 공무원까지 파견되다보니 삼권분립이 무너질수 있다.
특히 국회에 '파견'나온 각 부처의 자문관보다는 개방형공모직으로 채용된 판·검사가 주요 청탁대상이 된다. 행정부처 장차관들은 각종 현안이 있을 때 마다 국회에 직접 출석하지만 대법원장 등은 국정감사 때에도 법원행정처장이 대리 참석하는 관례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총장도 국정감사 때 직접 출석하기는 하지만 현안이 있을 때마다 국회에 나오지는 않는다.
국회의원들은 이 때문에 국회에 파견나와 있는 판·검사들을 각종 재판과 수사관련 민원을 넣는 '로비창구'로 암암리에 활용해 왔다. 법원과 검찰도 이들을 통해 각종 민원을 해결해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법원 관련 법안을 민원하고, 대법관 동의안 표결을 부탁하고, 법원예산 확대 등을 챙기고 로비하는 식이다. 국회의원과 법원, 검찰이 상호 '윈-윈'인 셈이다.
개방형 공모직임에도 불구하고 관행적으로 부장급 판·검사를 내정해온 것도 이런 이유라는게 정설이다. 법사위 전문위원 두 자리는 개방형 공모직으로 채용하는 형식이지만 사실상 '편법파견'에 형태다. 판사와 검사가 법원과 검찰복귀를 약속받고 나온다.
국회의원 입장에서 예산증액권을 가진 기재부 공무원도 청탁대상이 된다. 다만 국회에 파견나와 있는 한 자문관은 "2년여 동안 있으면서 한번도 청탁을 받아본 일이 없다"며 "행정부처의 경우 각 행정부처의 장·차관이 수시로 국회에 출석하다보니 부탁할 일이 있으면 따로 방으로 불러 직접 요청하는 경우는 많이 봤어도 자문관을 통해서 요청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