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0대 공약'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언론에 자료를 배포한 지 1시간 만에 이를 삭제하고 수정 작업을 거치는 혼선을 겪었다.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 빠진 원본 자료를 보고 선거대책본부 내 청년보좌역 등 2030세대 실무진들이 수정을 요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윤 후보는 전날(13일) 코로나19(COVID-19) 피해 지원 방안 등 내용을 담은 '10대 공약'을 공개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하며 제출한 공약들로, 후보 공약의 기본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의미가 있다. 그런데 선대본부는 이날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한 지 약 1시간 만에 원본 자료를 삭제한 뒤 4시간여 동안 "내용 수정 중"이라며 최종본 발표를 미뤘다.
선대본부 내부에선 원본 자료가 공개된 뒤 메시지팀과 청년보좌역팀 등 2030 실무진들을 중심으로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 나왔다고 한다. 구체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그동안 국민들에게 큰 관심을 얻은 여가부 폐지, 성범죄 및 무고죄 처벌 강화, 사드 추가 배치 등이 빠졌다는 이유에서다.
한 청년보좌역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원본 자료에는 청년들의 감수성이나 청년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이 담겨있지 않은 것 같아서 선대본부에 말씀을 드렸다"며 "아무리 포괄적으로 얘기했다고 하더라도 청년들의 이슈 자체를 너무 가볍게 단순화해서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여가부 폐지' 공약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한다. 청년보좌역은 "이재명 후보가 탈모 공약을 강조했다가 공약집 초안에 포함을 안 시켜서 큰 논란이 되지 않았나"라며 "여가부 폐지도 '역시 말만 하고 실현은 안 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추가할 것을 특별히 강조했다"고 말했다.

선대본부는 2030 실무진들의 의견을 취합해 윤 후보에게 전달했고, 윤 후보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수정이 이뤄졌다. 실제 최종본에는 '여가부 폐지' 공약이 청년·공정 공약 중 하나로 포함됐다. 선대본부는 7번째 공약을 '청년이 내일을 꿈꾸고 국민이 공감하는 공정한 사회-여성가족부 폐지'로 정하고 "청년들이 불공정하다고 생각하고 시대적 소명이 다한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정한 경쟁을 추구하는 청년들과 '가족'의 가치를 재조명할 수 있는 별도 부처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대남'에게 큰 지지를 얻은 공약인 '성범죄 및 무고죄 처벌 강화'도 원본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추가됐다. 선대본부는 청년 공약 중 하나로 이를 소개하며 "성범죄 흉악범은 사회에 발붙이기 힘들다는 인식을 심는 한편 무고의 고의를 가진 일방의 거짓말로 한 개인의 삶이 파탄 나는 것을 방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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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본부의 한 관계자는 "1월 초부터 선대본부가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목표를 두고 바뀌려고 노력했던 만큼 지금도 본부 내에선 젊은 실무진들과 청년보좌역들의 의견을 많이 존중하고 있다"며 "이번에도 결국 후보가 다른 의견들보다 2030 실무진들의 의견을 우선적으로 수용해준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분위기 때문에 2030 지지율이 높게 나오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