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국민의힘이 노동조합원의 일정 수 이상이 요구하거나 횡령·배임이 발생한 경우 노조 회계를 반드시 공시토록 하는 노동조합법(노조법) 개정안을 3월 중 발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노조 회계 공시 의무 기준을 당정 협의에서 도출된 조합원 50%보다 더 완화하는 방향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조합의 회계 투명성 강화 관련 시행령 개정 등에 보조를 맞추면서 이어질 노동개혁을 위한 입법 지원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14일 머니투데이 the300의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은 노조의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한 노조법 개정안을 3월 중 발의한다는 목표로 막바지 이견을 조율 중이다. 전날 민당정협의회에서 발표된 '노조의 회계 투명성 강화' 방안이 법안의 주요 골자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법안은 현재 90% 이상 완성 단계에 와있다는 설명이다. 법안은 국민의힘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임이자(간사)·김형동·박대수·이주환·지성호 의원) 5인을 포함해 다수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거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법안이 발의되면 당 차원에서 당론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첫 민당정협의 주제를 노조 회계 투명성 확대 방안으로 정하고 "윤석열 정부의 3대 개혁 중 노동개혁은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그중에서 회계 투명성 강화는 가장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9일 선출 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가장 시급한 것은 노동개혁이고 긴밀히 논의해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의지를 보였고 이어진 정책 의총에서도 이를 역설했다. 법안의 큰 틀이 발표된 만큼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에서는 노조 회계 공시 의무 기준을 당정 협의에서 제시된 것보다 더 완화하는 방향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조합원들의 권익 강화 및 노조의 민주성을 강화한다는 취지에 맞게 해당 조항을 조합원의 4분의 1 또는 최대 5분의 1 이상만 요구해도 공시하도록 하는 안을 논의 중이다. 전날 당정이 발표한 조합원 수의 2분의 1 이상이 공시 시스템을 통해 노조에 요구하는 경우 공시를 의무화하도록 하는 방침보다 더 소수의 조합원으로도 회계 공시 및 자료 공개를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정부가 회계 감사 결과를 비치하도록 요청한 단위노조(기업별 노조)와 연합단체(민노총, 한노총 등 총 연합회와 금속·건설노조 등 산별 노조 포함) 조합원 기준은 1000명 이상이다.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1 전국 노동조합 조직 현황'에 따르면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은 124만명, 민주노총은 121만명, 미가맹 노조는 48만명 수준이다. 여기에 최근 조직된 이른바 MZ노조도 조합원 수가 6000여명에 이른다. 조합원 절반이 동의해야 회계 자료를 공개할 수 있다는 조항은 실효성이 낮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에 더 적은 수도 조합원으로도 신청할 수 있도록 조합원의 회계 공시 요구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열람권도 강화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은 "노조법 개정안의 취지가 회계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는 것인 만큼 공개나 공시 요청 기준을 완화해서 조합원들이 쉽게 공개를 요구할 수 있도록 내부의 신청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고 옳은 방향"이라며 "이 경우 노동계에서 우려하는 국가 개입 요소는 더 줄어들 수 있다"고 취지를 강조했다.
독자들의 PICK!
이어 "의무 위반 시 처벌 조항을 형사적 벌로 할지 행정 처분으로 할지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그 (처벌)수위는 신청권 강화에 맞춰 더 다듬어야 할 부분이지만 강한 처벌이 능사는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공시를 요청할 수 있는 조합원 기준을 더 낮추자는 데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분위기다. 해당 의원은 "솔직히 현재 우리나라의 노조 규모를 봤을 때 2분의 1 기준은 너무 많다. 현실성이 떨어지고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 역시 "노조의 자주성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할 수 있도록 좀 더 논의하고 있다"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