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놀이에 대해 실험 하나를 소개한다. 아이들에게 하나의 놀이를 정해 주고 시간을 제한해 놀게 한다. 평소 즐기던 놀이임에도 아이들은 30분이 채 되기 전 시계를 보기 시작하더니 시간이 종료되자 즉시 이탈했다. 다른 아이들에게는 스스로 놀잇감을 정하게 하고 원하는 방식대로 놀게 했다. 아이들은 훨씬 오래 몰두하며 창의적으로 놀이를 유지했다고 한다. 인간 본성의 흥미 추구와 몰입, 이어지는 탁월함이 무엇에 기반해 유도되고 완성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4차 산업혁명은 무서운 속력으로 진행 중이다. AI·바이오·우주항공 등 전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확보하지 못하면 후일을 도모할 수조차 없다. AI를 통해 새로운 개념이 제시되고 전에 없던 도구들이 출현해 한 번 시기를 놓친 기술개발과 사업에서는 재진입·재도약이 더 어려워진다. 패권은 고착되고 기회의 문은 닫힌다.
정부는 규제 개혁의 필요성을 깨닫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관료주의의 낡은 사고방식에 뿌리를 둔 개혁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의 규제 관련 보고서는 어김없이 '규제 샌드박스'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시작돼 대체로 '자유로운'이라는 수식어로 끝난다. 정부가 이토록 넉넉한 상자를 주었으니 그 안에서 해 보라는 뜻이다.
그러나 연구는 본질적으로 연구자들의 놀이이고 기업 경영은 창업자들의 흥으로부터 시작되는바, 샌드박스에 들어가기까지의 기준과 시간에 연구자들의 손발이 묶인다. 글로벌 100대 유니콘 기업 중 상당수가 사업할 수 없는 딱딱한 토양에서 창의와 성공은 요원하다. 모래 상자 정도로는 부족하다. 다른 동네에 미끄럼틀이 있다면 우리 동네에서도 탈 수 있어야 한다. 연 날리는 이들이 많아진다면 우리도 경험은 해 볼 수 있어야 한다.
개혁신당은 대한민국의 동력을 완벽히 바꿀 새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허용된 것 외에는 금지하는 포지티브 규제의 틀을 혁파하고 네거티브 규제로 정부의 역할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 금지해야 하는 것에만 분명한 기준을 두고 이 외에는 모두 허용하는 방식이다.
이에 규제에 대한 '기준국가제' 도입을 제안한다.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 중 유사하게 적용 가능한 부분이 많은 나라를 정해 그 기준을 동일하게 도입하자는 것이다. 일본의 연구, 미국의 기술 개발을 우리도 시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타국 제도를 그대로 심는 것으로 오해하고 사회문화적 혼란을 우려한다. 기술과 사업에 국경이 사라지고 국가 간, 기업 간 연구개발 협업이 불가피한 현실에서 규제에 대한 연동은 연구에서 단위를 통일하는 것처럼 필수불가결하다. 자유로운 연구와 기술개발, 사업을 위해 인력과 재원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하다.
우리는 지식과 기술에 기반한 효율을 얘기해야 한다. 기회는 공정해야 하지만 창의와 열정에 모래주머니를 달면 안 된다. 튼튼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해야 할 당위와는 별개로 혁신에 올가미를 채워선 안 된다. 개혁신당은 진정한 규제개혁이 실어 올 압도적인 새로움을 연구와 기업, 시장과 국가에 불어넣고자 한다. 대한민국의 재도약과 번영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