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엔 '대화 가능', 南엔 '완전 붕괴'...김정은의 대미·대남 메시지

美엔 '대화 가능', 南엔 '완전 붕괴'...김정은의 대미·대남 메시지

조성준 기자
2026.02.26 15:25

[the300]
김정은, 조건부 북미 대화 여지 둬…트럼프 대통령 응답에 달려
이재명 정부엔 '기만극' 폄하…'적대적 두 국가' 제도화했을 듯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지난 19일부터 진행된 9차 노동당 대회가 25일 폐막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지난 19일부터 진행된 9차 노동당 대회가 25일 폐막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email protected]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대화 여지를 열어뒀다. 미국의 핵보유국 지위 인정과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조건으로 공을 넘긴 것이다. 한국에 대해서는 '적대적 두 국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을 전면 차단했다. 집권 이후 대북 유화책을 유지해 온 이재명 정부의 고심도 깊어질 전망이다.

26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노동당 9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만일 미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에 명기된 우리 국가의 현 지위를 존중하며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철회한다면 우리도 미국과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조미관계의 전망성은 미국 측의 태도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도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하여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재개를 조건부로 열어 둔 셈이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은 △대북제재 해제 △한미연합연습 중단 △전략자산 전개 중단 등을 포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핵 무력 강화에 따른 자신감을 바탕으로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고 '비핵화' 요구를 중단하라는 뜻으로 읽힌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에 '비핵화' 목표를 포기하고 '핵보유국지위'를 인정하라는 기존의 요구를 공식화한 것"이라며 "미국의 압박 수위에 맞춰 핵 무력을 포함한 대응 수단을 비례적으로 높이겠다는 더욱 강화된 '강대강' 기조"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오는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북미 정상의 대화 이벤트가 본격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 위원장이 북미 대화에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도 북미 대화를 다시 시도할 수 있는 만큼 정상회담 가능성이 타진되는 4월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이터=뉴스1) 류정민 특파원 =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만나 악수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로이터=뉴스1) 류정민 특파원
(로이터=뉴스1) 류정민 특파원 =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만나 악수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로이터=뉴스1) 류정민 특파원

유화적인 대미 메시지와 달리 대남 메시지는 경고와 위협으로 채워졌다. 김 위원장은 "북한은 가장 적대적인 실체인 한국과 상론할 일이 전혀 없으며, 한국을 동족이라는 범주에서 영원히 배제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대북 유화책에 대해선 "서투른 기만극이고 졸작"이라고 폄하했다. 특히 "한국의 부잡스러운 행동이 우리의 안전 환경을 다쳐놓는 행위로 인정되는 경우 임의의 행동을 개시할 수 있다"며 "한국의 완전붕괴가능성은 배제될 수 없다"고 위협했다.

아울러 "남부 국경 지역의 모든 연계 통로와 공간을 물리적으로 완전히 차단하기 위한 법률적, 행정적 조치를 연이어 강구했다"며 "군사적으로 요새화하는 조치들을 결행하고 있다"고도 했다. 한국과 접한 지역을 '국경선'으로 지정하는 영토 규정 가능성을 시사하며 '적대적' 관계를 지형적으로도 고착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는 "적대적 두 국가가 당규약에도 명문화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영토조항 제정 등을 제도화할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북한의 대남 메시지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유화적 대북정책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번영하는 상생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남북이 서로 적대와 대결의 언행을 삼가고 상호 존중과 신뢰의 토대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통일부도 "한반도 평화공존은 남북 모든 구성원의 현재와 미래의 안전을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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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국정원, 보훈부를 출입합니다. 외교·안보의 세계를 들여다보며 쉽고 재미있게 현안을 전달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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