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
다양한 신간과 서평을 통해 사회, 경제, 건강, AI, 예술 등 현대인의 삶을 둘러싼 주요 이슈와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전문가의 통찰과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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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로 꽉 막힌 지면을 종일 걷고, 흙 한 톨 안 묻은 잘 세척된 채소를 마트에서 사는 현대인들이 흙냄새를 맡으며 살기는 쉽지 않다. 어린 자녀를 핑계로 주말농장을 시작한 부모들이 나중에는 아이보다 더 좋아라하는 모습은 그래서 더 안쓰럽다. '흙의 시간'은 지구의 특산물인 흙과 생명의 연결고리를 한 가닥씩 풀어내며 회색빛 환경에 둘러싸인 우리에게 흙이 얼마나 굉장한 존재인지 새삼 일깨워준다. 어릴 적부터 흙을 좋아해 삽 한 자루 쥐고 흙과 생물을 찾아 전 세계를 돌아다닌 저자가 흙과 생물이 영향을 주고받은 5억 년 발자취를 더듬어갔다. 버섯과 공생하는 나무, 특이한 소화기능을 가진 장수풍뎅이에서부터 열매를 뿌리는 인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물들의 신기한 행동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그곳에 흙이 있다. 생물들이 어떻게 흙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웠는지, 인간은 왜 흙을 경작하고 다양한 농업을 발달시켰는지 책 속 주인공 '흙'의 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사, 인간사까지 한눈에 들어온
◇말의 한 수 '프로 사기꾼'에게 한 수 배워보자. 이 책의 저자는 세뇌술과 사교집단의 수법을 비롯해 악덕 상술의 실태를 고발해온 르포 기자다. 그가 경험한 27가지 사기 범죄 에피소드 속에는 '밴드왜건 효과', '풋 인 도어 기술' 등 화려한 비즈니스 화술이 녹아들어 있다. 어쩌면 사업과 사기는 종이 한 장 차이일지도 모른다. ◇금융의 딴짓 화려해보이는 금융가의 이면에는 어떤 모습이 있을까. 영국의 대표적인 경제학자인 존 케이는 현대 금융계의 문제점을 낱낱이 고발한다. 그는 도박과 금융을 오가는 줄타기 속에서 또 다른 금융위기가 발발할 수 있다며 스튜어드십 역량에 기반한 '금융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금융인을 위한 금융이 아닌 자본 사용자와 제공자가 모두 승자가 되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이의 있습니다 '사법부 블랙리스트' 파문 속에서 법원이 흔들리고 있다. '보수사법', '관료사법'이라는 비판도 여전하다. 하지만 대법원이 언제나 제자리걸음을 한 것은
눈물을 흘리며 우는 여성과 소리를 지르는 남성이 있다. 당신은 겁을 먹은 여성과 화를 내는 남성을 떠올리는가? 사실은 다르다. 어렵게 얻은 아이에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아내와 환희에 젖어 포효하는 남편의 모습이다. 감정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과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 당신은 지금 느끼는 감정이 진짜라고 확신해선 안 된다. 인간의 감정 중 가장 위험한 것은 자신의 감정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착각이다. 때때로 우리는 자신이 느끼는 기본적인 감정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할 때가 있다. 행복·슬픔·두려움·불안·질투·자괴감 등의 모든 감정은 타인에게 투영된 자신의 모습을 근거로 만들어진다. 저자는 그만큼 ‘감정’이 속이기 쉬운 대상이라고 지적한다. 감정은 끊임없이 의심해야 하고 믿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감정을 '자신'이 아니라 내가 가진 ‘무엇’으로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감정을 나와 분리된 어떤 사물로 대상화하면 다루기 쉬워지고 부정적인 감정을 해결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 감정을 한
영화 ‘300’에서 스파르타군이 용맹한 전투력을 갖고도 결국 패배의 길을 걸은 건 이 책이 주는 ‘교훈’을 미리 터득하지 못했기 때문일지 모른다. 300명으로 100만 대군을 상대할 때 가장 중요한 전략은 의지만 믿고 ‘맞서’ 싸우는 것이 아닌, 게릴라 전으로 ‘뒤통수’를 치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쟁 구도에서 세상의 판은 강자에게 유리하도록 짜여 있다. 시작부터 불공평한 게임인데, ‘해보겠다’고 무작정 달려드는 발상 자체가 영원한 패배로 가는 지름길이다. 가진 것도 내세울 것도 없는 약자가 승리를 거머쥐기 위한 전략은 없을까. 30년간 기업과 경영자의 생존전략을 취재해 온 저자는 누구나 쉽게 기억하는 평범한 진리 두 가지를 내세운다. ‘약점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와 ‘악조건을 극복하려는 전략’이 그것. 약자는 약점을 갖고 태어난 사람이 아니라, 약점에 맞서는 전력과 의지를 외면하는 사람이라는 게 그의 논리다. 1974년 퇴물 소리를 듣던 32세 노장 무하마드 알리가 40연승을
건강 프로그램 마니아인 어머니는 얼마 전 “속았다”며 각종 씨앗을 내다 버리셨다. 아마씨드, 치아씨드, 햄프씨드 등 TV에서 연일 몸에 좋다고 떠들어대던 것들에서 기준치 이상의 중금속이 검출된 것이다. 밥 지을 때도 넣고, 샐러드에도 뿌렸던 '슈퍼푸드' 아마씨드는 장기적으로 먹을 경우 폐 손상, 이타이이타이병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슈퍼 정크 푸드'로 변할 수 있다는 공포도 존재하는 것. 저자는 ‘식탁의 비밀’에서 건강한 음식이 우리를 병들게 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건강하다고 알려진 많은 음식은 백년 전까지만해도 세상에 없던 유전적 변형 식품이고, 심각한 환경 오염이 건강해야 할 식품을 이미 오염시킨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진짜 건강한 음식이라도 사람의 체질과 유전자에 따라서 나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여러 변수들이 있지만 미디어는 무책임하게 이것 저것을 건강식품이라 홍보하며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경고도 곁들인다. 저자 케빈 지아니는 유튜브 1000만 뷰의 세계적 건강블로거로, 4
최근 온라인상에서 일러스트 '약치기 그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실어증입니다. 일하기 싫어증", "야근이 로또라면 난 이미 억만장자" 등 직장인들의 애환을 유쾌하게 풍자하며 과도한 업무와 딱딱한 회사분위기에 지친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품에 사직서를 품은 채 하루에도 수천번 퇴사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왜 출근하는가'는 직장생활을 해야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제시한다. 회사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막중한 책임을 짊어지는 공간이다. 저자는 인생극장에서 조연이 없는 것처럼 직장에서도 자기 삶의 주연이 되야지 조연 역할에 머무르면 안 된다고 지적한다. 승부를 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책임있는 자세를 취한다면 미래가 바뀔 수 있다. 저자는 회사 사람들과의 관계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도 명쾌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상사는 부하직원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꼼꼼하게 파악하고 부하직원은 그 자리에 있는 상사를 신뢰해야한다. 서로의 신뢰는 곧 성과로 되돌아온다. 사장도 축적된
‘조선 침탈의 수괴, 이토 히로부미를 처형한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알리고 정당성을 알리는데는 또다른 안 의사의 역할이 있었다. 변호사요 의병장이기도 했던 안병찬이 바로 그다’ 재미 법조인인 장준환 변호사가 신작 ‘변호사들’을 통해 밝힌 내용이다. 작가는 ‘일제 강점기부터 유신시대, 군사독재 시대의 암흑기를 거치며 대한민국의 상식과 가치, 인권과 민주주의를 지키고 가꾸어온 변호사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는 말로 책의 주요 내용을 설명했다. 책에는 안중근 의사와 변호인 안병찬의 이야기가 첫머리에 실렸다. 안병찬은 안중근이 뤼순 법정에 선다는 소식을 듣고 변호를 위해 사재를 털어 안중근의 동생들을 이끌고 뤼순으로 향했다. 변호사 선임계를 냈지만 조선 변호사라는 이유로 접수를 거부당했는데도 굴하지 않았다. 안병찬은 옥중의 안 의사를 찾아가 법률지식을 전했고 옥바라지를 마다하지 않았다. 또 일본인 관선 변호사를 감독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변호사 안병찬은 을사늑약에 반대하는 상소를 올려 귀향
로드아일랜드 스쿨오브디자인의 건축학과 교수인 키나 레스키는 책 제목처럼 창작을 폭풍우에 비유한다. 교란 물질로부터 생겨나서 있던 것을 몰아내고 불안정한 상태로 만드는 폭풍우는 에너지를 모아 밀고 나아가기도 하고, 밀려나기도 한다. 폭풍우엔 구분이 가능한 시작과 끝이 없다. 창작 과정은 이와 똑같다는 것이 그의 해석이다. 창작 과정을 좀 더 쉽게 들여다보기 위해 책 ‘프레의 창작’이 적당한 예가 될지 모른다. 프랑스 시인이자 에세이 작가인 프란시스 퐁주(1899-1988)는 시 한 편 완성하는 데 4년을 쏟아부었다. 프레를 쓰는 동안 그가 쓰고 고치기를 반복한 과정 전체가 원고로 남겨졌고, 그 일부가 이 책이 됐다. 전체 원고의 작은 부분에 불과하지만, 핵심만 추려낸 작은 결과물이 창작 과정의 원형을 정의하는 셈이다. 결과물은 단순하지만, (창작) 과정은 폭풍우처럼 혼란스럽고 고통스럽다. 저자는 창작 과정의 시작이 길을 걷다 숲 속의 빈터와 마주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미래에 구현
올해 초 비선실세의 국정농단과 현직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건을 보면서 국민들은 5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역사적 시간을 보냈다. 역사적 지식이 부족하더라도 TV 사극 한두 편 재미있게 봤던 사람이라면 우리 과거사의 어느 지점이나 인물을 떠올리며 씁쓸해 하기도 했다. '조선을 새롭게 하라'는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과거가 왜 단지 과거가 아닌지 역사 속 인물을 통해 담담히 전한다. 팟캐스트 등 다양한 대중 미디어에서 알기 쉽게 역사 이야기를 풀어온 권경률 칼럼니스트가 태종, 세종, 이황, 이순신, 허균, 영조, 명성황후 등 조선 시대 7명의 이야기를 역사 다큐 형식으로 구성했다. 인물로 보는 조선 통사인 셈이다. 저자는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며 500년 넘게 장수한 조선의 생명력 원천으로 '재건(再建)'을 꼽는다. 위기 때마다 차가운 각성을 요구하는 흐름이 형성됐고 '나라를 새롭게 하는 힘'이 발휘됐다는 것. 그것은 개혁이나 혁신보다 전면적이고 높은 수준으로, 사실상 나라를
SF(공상과학소설) 장르에서 여성 작가 김보영(42)이 주목받는 데에는 상상 이상의 상상력과 이 상상을 순 문학에 버금가는 글솜씨로 콘텐츠를 알차게 버무리기 때문이다. 2004년 ‘제1회 과학기술창작문예 공모전’에서 중편 소설 ‘촉각의 경험’으로 당선될 때부터 그는 ‘가장 SF다운 SF를 쓰는 작가’로 이름을 날렸다. 어디서 나온 듯한 소재인데도 전혀 다르게 읽히는 그의 작품들은 흥미와 긴장으로 시작해 알 수 없는 환상의 세계에 이끌리다 각성이나 철학적 논쟁의 결론과 마주하기 일쑤다. ‘촉각의 경험’에서 다룬 복제인간은 영화 ‘아일랜드’ 식의 자극적인 접근법이 아닌, 두 인간의 교감이나 유용성에 대한 심오한 철학적 주제로 수렴된다. 2013년 발표한 첫 장편소설 ‘7인의 집행관’은 조직폭력의 현실, 신들의 이야기로 건너가는 환상, 그리고 진실 찾기에 골몰하는 미스터리까지 종횡무진 달려가다 결국 ‘나란 무엇인가’란 원초적 정의와 맞닥뜨린다. 단순한 장르 문학 너머의 세계를 꿈꾸는 그가
“시간의 저주 속에서/그날이 문득 낯설게 느껴졌다/십년 전 오늘 새벽은 피 묻은 옷으로 물들고/태양은 갈기갈기 찢긴 일력(日歷)과 같았다/~/50년 눈부신 영광에는/공산당만 있고 신중국은 없었다.” ‘천안문 사태’ 10주년을 맞은 1999년 6월 4일 다롄에서 류사오보가 쓴 시 ‘시간의 저주 속에서’의 일부다. 13일 61세로 생을 마감한 중국의 인권 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사오보는 뼈 속까지 인권의 결정체였다. 그는 중문으로 석·박사 학위를 딴 뒤 노르웨이와 미국에서 강의하며 인권과 민주주의 개념을 육체와 정신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머리로만 수용하지 않은 그의 인권 정신은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방문학자로 체류 중이던 1989년, 행동으로 구체화했다. 천안문 사태가 발생하자 곧바로 귀국 길에 올랐고, 시위대 대표로 중국 정부와 협상을 벌이면서 고단한 인권운동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8년 중국의 반체제인사, 학자 등 303명이 중국 공산당의 일당 독재를 종식하고 민주
조지 W.부시가 여섯 살 때 일이다. 조지 H. 부시는 큰 아들이 평소 못 보던 장난감 병정들을 가지고 앞마당에서 놀고 있는 것을 봤다. 단박에 짐작이 간 아버지가 아들에게 물었다. “안녕, 아들아, 밖에서 뭐하니?” 병정 놀이를 한다는 아들에게 아버지는 다시 물었다. “그것들 어디서 났지?”라는 조지 H. 부시의 물음에 큰 아들은 주저주저 말을 얼버무렸다. 조지 H. 부시가 재차 묻자, 망설임 끝에 조지 W. 부시가 고백했다. “가게에서 가져왔어요.” 조지 H. 부시는 아들을 앞장세우며 이렇게 말했다. “혼자 가게 안으로 걸어가서, 병정들을 돌려주고 그걸 훔친 것에 대해서 가게 주인에게 사과해라.” 아들 부시는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했고 정말로 후회했다. 여섯 살 아들이 스스로 많은 것을 깨닫고 아버지 차로 돌아왔을 때, 아버지 부시는 더 이상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그 이후 조지 H. 부시의 큰 아들은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았다. 싫든 좋든 미국 대통령은 세계 최고 권력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