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사이드]③장상훈 국립민속박물관장 "문화 선도국으로 다른 문화에 대한 관심 높여야"

"이제 우리 문화를 알리는 데만 주력하면 안 됩니다. 한국은 '문화 선도국'으로서 다른 나라의 문화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장상훈 국립민속박물관장은 30여 년간 박물관 안팎에서 잔뼈가 굵은 박물관 전문가이다. 하지만 장 관장의 최근 관심사는 '경영 노하우'에 맞춰져 있다. 지난해 135만명의 외국인 관람객을 끌어모으며 국내 1위 기록을 달성한 노하우를 아낌없이 다른 박물관들에게 전파한다. 직접 분석한 결과나 통계를 책자로 만들어 뿌리며 '세일즈'하는 모습은 박물관장보다는 영업맨에 가깝다.
정 관장은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K컬처의 근간이 되는 '한국인의 생활'(민속)을 다루는 박물관으로서 사명 의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물관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다른 박물관들을 돕고 외국에 우리의 문화를 알리는 세일즈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다른 박물관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 전체의 문화가 더 발전하게 될 것"이라며 "영업 비밀을 아낌없이 알려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세일즈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다. 외국 대사와 가족들을 초청해 행사를 열거나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해 외국인 관람객들을 붙잡는다. 지난 2월 브라질 룰라 대통령의 부인 호잔젤라 룰라 다 시우바 여사가 민속박물관 파주관을 찾은 것도 그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결과다. 장 관장은 "(세일즈를 하다 보니) 아마 가장 외국 대사를 많이 아는 박물관장이 나일 것 같다"고 웃었다.

그가 꿈꾸는 우리나라 박물관의 형태는 '다극 체제'다. 대형 모함과 작은 배들로 구성된 항모선단처럼 대형 박물관과 지역 박물관을 하나의 선단으로 구성하고, 각자의 연구 역할을 맡게 만드는 것이다. 장 관장은 "중앙박물관과 소속 박물관이 1함대라면 민속박물관과 다른 지역 박물관들이 2함대를 구성해야 한다"며 "다양한 시각에서 보다 넓은 콘텐츠를 다루는 박물관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장 관장은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를 '잘 파는' 전문가지만, 역설적이게도 그의 목표는 외국 문화를 '사 오는 것'이다. 외국의 민속 유물들을 전시하는 것을 넘어 아예 해외 상설 전시관의 문을 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브라질로 날아가 삼바 문화를 공부하기도 했다. 파리의 케 브랑리 박물관, 헝가리 민족학박물관, 싱가포르 국립박물관 등 세계적인 박물관과도 협력을 대폭 늘리고 있다.
장 관장은 우리나라의 달라진 위상에 꼭 필요한 절차라고 강조한다. '문화 후진국'이었던 수십년 전에는 우리 문화를 일방적으로 전달했지만, 문화 강국으로 발돋움한 오늘날에는 우리도 그들의 문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취지다. 만일 우리가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지 않고 K컬처의 수용을 일방적으로 강요한다면 거부감만 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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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관장은 "중앙박물관 세계관 정도를 제외하면 우리는 외국 문물을 전시하는 공간이 거의 없다"며 "주요국들 중에서는 외국 문화를 소개하는 박물관이 없는 나라가 드문데 우리는 이상할 정도로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귀국의 문화를 존중한다는 태도를 보여 주고 한국의 것을 알려야지 우리 것만 강요해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기 위해 보다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아쉬움도 드러냈다. 민속박물관은 2031년까지 추진하는 세종 이전 외에도 분관 체제 확보, 세계청년대회 기념 전시 개최 등 여러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유물 구입비가 13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장 관장은 "박물관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컬렉션(수집품)이 가장 중요하다"며 "컬렉션을 늘리기 위해서는 꾸준한 투자만이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