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있슈
영화만큼 흥미로운 영화계 이야기. 화제의 작품부터 논란, 리뷰, 비하인드까지 [영화있슈]가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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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가지 않아도 영화를 볼 수 있는 시대다. OTT는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편리함을 제공한다.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안방에서 만날 수 있다. 비용과 이동 시간을 고려하면 개봉 직후 극장을 찾아야 할 이유는 예전보다 희미해졌다. 그럼에도 어떤 영화는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은다. 그렇다면 오늘날 관객이 기꺼이 돈과 시간을 들여 극장에서 보고 싶어 하는 영화는 무엇일까. 최근 극장가에서 눈길을 끄는 사례는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이다. 작품은 23일 기준 누적 관객 수 약 193만명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거대한 스케일이나 화려한 액션을 앞세운 작품이 아니더라도 관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실제 관객들이 극장을 찾은 이유도 다양했다. 박찬종씨(30)는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을 선택한 이유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대형 블록버스터는 방대한 세계관 등으로 진입 장벽이 느껴졌지만, 이 작품은 가볍게 즐기기 좋았다는 설명이다.
본 리뷰는 스포일러를 최대한 배제하고 작품의 핵심만 담았습니다. 대학 시절 담당 과목 교수님이 갑자기 바뀐 적이 있다. 학계에서 워낙 유명한 분이었기에 학생들 사이에서는 '수능 출제위원으로 들어가신 것 아니냐'는 농담이 나왔다. 그럼에도 교수님이 복귀하셨을 때 누구 하나 실제로 수능 문제를 출제하고 오셨느냐고 묻지 않았다. 당시 수능을 치른 지 몇 년이 지난 대학생이었지만 그만큼 수능이 얼마나 민감한 사안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 '수능, 출제의 비밀'은 대한민국에서 매년 치러지는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인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그 과정이 철저히 베일에 싸인 출제위원들을 소재로 삼는다. 코미디를 표방하지만, 작품을 관통하는 것은 웃음만이 아니다. 수능이라는 소재를 통해 사회의 단면을 비추는 풍자와 블랙코미디의 색채가 짙다.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 만큼 캐릭터 하나하나가 뚜렷한 인상을 남긴다. 국어과 출제위원장 문주열을 연기한 유재명은 데뷔 이래 가장 얄미운 캐릭터를 선보인다. '이렇게까지 미울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얄미운 인물이지만, 그 과정에서도 코미디 영화가 갖춰야 할 웃음의 미덕을 놓치지 않는다.
"어? 포스터에 없었는데 정우성이 왜 나와?" 지난 10일 영화 '암살자(들)'을 관람한 임은정씨(40)는 극 중 극동상사 회장 한상일 역으로 등장한 배우 정우성을 보고 깜짝 놀랐다. 주연급 배우인 정우성이 포스터에도 등장하지 않은 채 특별출연했기 때문이다. 유명 배우가 예상치 못한 순간 등장하는 '카메오'가 영화의 또 다른 볼거리로 자리 잡고 있다. 짧은 출연만으로 관객에게 뜻밖의 즐거움을 주는 것은 물론, 작품 속 인물의 존재감을 높이거나 후속 이야기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역할도 한다. 최근 개봉작에서도 유명 배우들의 특별출연이 관심을 모았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암살자(들)'에는 정우성이, 같은 달 30일 개봉한 '부활남: 더 레드'에는 김유정이 카메오로 등장했다. ━"갑자기 이 배우가?" 반가움 더하는 카메오━2014년 개봉한 영화 '수상한 그녀'에서는 배우 김수현이 영화 말미에 깜짝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인기를 끌던 김수현은 극 중 젊어진 박씨(박인환 분) 역으로 등장해 관객들에게 반가움을 안겼다.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관련 논란이 영화를 넘어 영화평론가와 리뷰어들을 향한 논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실제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인 만큼 영화적 상상력을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는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논쟁이 지나치게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일 유튜브 채널 '김단군'에는 '영화 암살자(들) 관련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서 영화 리뷰 유튜버 단군은 앞선 후기에서 실제 사건과 영화 속 각색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그는 "충분히 오해할 만한 상황을 스스로 자초했다"며 앞으로 근현대사를 다룬 작품을 리뷰할 때는 실제 역사와 각색된 부분을 자세히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암살자(들)' 비판 관련 입장을 밝혔다. 이 평론가는 지난달 25일 유튜브에 영화 리뷰 영상을 올렸다가 부정적인 목소리가 고조되면서 나흘 만인 지난달 29일 영상을 비공개 처리한 바 있다. 이 평론가는 영화가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배후였다는 주장을 담았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설명하며, 자신의 영화적 판단을 철회하거나 사과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실제 역사를 소재로 한 영화는 어디까지 상상할 수 있을까. 사실을 그대로 재현하는 대신 기록에 없는 이야기를 더하는 '팩션(faction)' 영화가 꾸준히 등장하고 있지만 실존 인물과 실제 사건을 다루는 만큼 영화적 상상력과 역사적 사실의 경계를 둘러싼 논쟁도 반복되고 있다. 지난 9월 23일 개봉한 허진호 감독의 영화 '암살자(들)' 역시 이러한 논쟁의 중심에 섰다.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당시 사건의 공식 기록과 다른 가능성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풀어냈다. 1974년 8월 15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식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겨냥한 총격 사건이 발생했고 육영수 여사가 총탄에 맞아 숨졌다. 당시 수사 결과 사건은 재일교포 문세광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려졌다. 그러나 '암살자(들)'은 사건을 그대로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여러 의문을 바탕으로 공식 기록에 등장하지 않는 인물과 상황을 만들어내며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에 실제 역사와 영화 속 이야기가 달라지면서 개봉 이후 역사 왜곡 관련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본 리뷰는 스포일러를 최대한 배제하고 작품의 핵심만 담았습니다. 톰 크루즈의, 톰 크루즈에 의한, 톰 크루즈를 위한. 엄청난 스타성과 티켓 파워를 갖췄음에도 유독 연기상과는 인연이 없었던 톰 크루즈. 그런 그에게 마침내 배우로서 최고의 영예를 안겨줄 작품이 등장했다. 2026년 개봉작 가운데 남자배우의 연기만 놓고 봤을 때 단연 손에 꼽을 만하다. '잘생긴 배우', '꽃미남 스타'라는 수식어에 머물 수도 있었던 톰 크루즈는 64세의 나이에도 다시 한번 자신의 이미지를 깨부순다. 백발에 불룩 나온 배, 이전의 톰 크루즈를 떠올리기 어려운 외형으로 관객이 기억해 온 톰 크루즈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직접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디거'는 아무런 정보 없이 관람할수록 재미가 커진다. 줄거리나 캐릭터에 대한 사전 정보는 최대한 피하는 편이 좋다. 관객이 직접 장면을 마주했을 때의 충격을 온전히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굳이 알고 가야 할 정보가 있다면 '톰 크루즈의 연기가 상당하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알레한드로 G.
문서희씨(30)는 지난 20일 오전 경기 수원에서 서울 영등포를 찾았다.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극장에서 보기 위해서였다. 문씨는 "어린 시절부터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정말 좋아했다"며 "당시엔 극장에서 보지 못했는데 이번에 재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꼭 극장에서 보고 싶어 서울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른 시간에도 극장 안은 관객들로 가득했다. 문씨는 "다른 관객들도 나처럼 어린 시절의 추억과 감성에 젖은 것 같았다"며 "영화를 보는 내내 뭉클한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스크린 돌아온 '그 시절' 애니메이션━최근 극장가에 '노스탤지어' 바람이 불고 있다. 어린 시절 TV와 극장 등에서 애니메이션을 접했던 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성장하면서 당시 즐겨 보던 작품들이 다시 스크린으로 돌아오고 있다. 지난 16일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재개봉한 데 이어 같은 날 '디지몬 어드벤처 : 운명적 만남 & 우리들의 워 게임!'도 관객을 만났다. 이보다 앞선 지난 9일에는 '이누야샤 극장판: 시대를 초월한 마음'이 재개봉했다.
"소설 속에 나오는 곳 같아요. " "보통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곳 같다고 하지 않아요?" "영화나 드라마는 뻔하잖아요. " 영화 '가능한 사랑'은 작품 속 표현처럼 "소설 같은 영화"다. 명확한 설명 대신 생각할 거리를 남겨두고, 관객이 곱씹으며 인물의 심리와 사건의 이면을 상상하게 만든다. 시각적으로는 분명히 보여주는데, 이상하게 궁금증이 남는다. 한 편의 소설을 읽으며 문장과 문장 사이에 숨겨진 의미를 들여다보는 듯하다. 분위기를 완성하는 것은 사운드다. 몽환적이고 차분하면서도 묘한 긴장감을 품은 음악은 인물들의 불완전함과 욕망이라는 감정선을 극대화하며 작품의 분위기와 어우러진다. 이 긴장감은 배우들의 연기가 뒷받침됐기에 완성될 수 있었다. 전도연은 극 중 40대의 나이에도 소녀 같은 감성과 삶의 무게를 동시에 지닌 '미옥'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순수함과 현실성이 한 인물 안에서 공존하는 균형감이 탁월하다. '호석' 역의 설경구는 해고 노동자가 겪는 PTSD를 과장 없이 표현하며, 지쳤지만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는 현실적인 중년의 얼굴을 밀도 있게 보여준다.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다룬 작품은 이미 많다. 그럼에도 '암살자(들)'은 영부인 저격 사건이라는 소재에 허진호 감독 특유의 섬세한 감성을 더해 차가움과 뜨거움 사이의 완급을 절묘하게 조절한다. 이미 알고 있는 역사임에도 묵직한 울림을 선사하는 이유다. 특히 기자라는 직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인상적이다. 기자는 내면은 뜨겁지만 기사는 차가워야 하는 존재다. 소명의식과 열정을 품고도 이를 기사에 그대로 담을 수는 없다. 특히 1970년대에는 지면의 한계까지 있어 수많은 이야기 중 중요한 것만 골라 핵심을 전달해야 했다. 영화 속 사회부장 재환(박해일 분)과 신입 기자 영일(이민호 분)은 이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불의를 참지 못하고 약자를 돕는 뜨거운 인물들이지만, 영화는 이들을 단순히 정의감에 불타는 기자로 그리지 않는다. 뜨거운 내면과 달리 기사 앞에서는 냉정해야 하는 기자의 본질을 보여준다. 무엇을, 어떻게 쓸지 고민하는 순간들에서 오히려 이들의 열정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할리우드 원작의 장점을 가져오면서 한국적 정서를 입힌 '인턴'은 익숙한 이야기에 새로운 결을 더한다. 세대 차이에서 비롯된 관계와 직장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한국판은 원작과는 다른 방식으로 '좋은 어른'의 의미를 짚는다. 원작이 인물 간 우정과 교감을 중심으로 관계의 변화를 보여줬다면, 한국판 '인턴'은 그 관계를 통해 얻는 위로에 보다 무게를 둔다. 영화 속 인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과 부담을 짊어진 채 살아가며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자신의 어려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길 바란다. 하지만 영화가 말하는 '좋은 어른'은 단순히 나를 위로해 주는 사람에 머물지 않는다. 결국 스스로 좋은 어른이 되어야 한다. 한국판 '인턴'의 결말이 원작과 다른 방향을 택한 것도 이 지점과 맞닿아 있다. 누군가의 조언과 도움을 받아 성장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신 역시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올여름 극장가에서 최고 기대작으로 꼽혔던 두 대작의 흥행 성적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디세이'는 국내 9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천만 관객을 바라보고 있는 반면, 나홍진 감독의 '호프'는 400만 명대에 머물렀다. 지난 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오디세이'는 누적 관객 수 912만명을 기록 중이다. 같은 날 기준 '호프'의 누적 관객 수는 453만명이다. 두 작품 모두 거장 감독의 신작이자 거대 제작비가 투입된 기대작이었다. 특히 '호프'는 나홍진 감독이 '곡성' 이후 10년 만에 선보인 작품이자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개봉 초반 빠르게 관객을 모았으나, 입소문을 타고 장기 흥행으로 이어지는 데는 한계를 드러냈다. ━호불호 갈린 '호프'-극장 관람의 가치 제시한 '오디세이'━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호프'의 흥행 부진을 예견된 결과로 분석했다. 김 평론가는 "장르적으로 SF나 스릴러 어느 쪽으로도 확실한 색깔을 보여주지 못했고, 시각적 완성도 측면에서도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다"고 평가했다.
권력을 향한 욕망은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정점에 오른 순간부터 더 잔혹한 싸움이 시작된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는 권력을 거머쥔 백기태(현빈 분)를 중심으로 새로운 세력과 인물들을 끌어들이며 한층 거대한 권력의 판을 펼쳐낸다.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는 9년의 시간이 흐른 뒤 절대 권력의 공백으로 혼돈에 빠진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다. 성공적인 사업과 승진을 거듭하며 부와 권세를 거머쥔 백기태는 중앙정보부(중정) 서열 2위까지 올라서며 권력의 중심에 선다. 하지만 정점에 가까워질수록 그의 앞에는 더 큰 위기가 놓인다. 공개된 장면에서 백기태는 자신을 둘러싼 한계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며 또다시 자신의 방식으로 위기를 돌파해 나간다. 시즌1에서 욕망을 숨기지 않았던 인물이 보다 거대한 권력을 손에 넣은 만큼, 이번 시즌에서는 그가 가진 권력을 지키기 위해 어디까지, 어떠한 방식으로 움직일지가 관전 포인트다. 동생 백기현(우도환 분)은 형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