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
다양한 신간과 서평을 통해 사회, 경제, 건강, AI, 예술 등 현대인의 삶을 둘러싼 주요 이슈와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전문가의 통찰과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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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단 세 구절로 독자 심장에 깊숙이 감동 한 자락 남긴 ‘풀꽃’의 주인공 나태주 시인(74)이 내년 등단 50주년을 맞아 신작을 내놓았다.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가 제목. 시집의 1부는 신작 시 100편, 2부는 독자들이 사랑하는 애송 시(대표 시) 49편, 3부엔 나태주 시인이 사랑하는 시 65편이 실렸다. 시를 시처럼 쓰지 않고 있는 그대로 풀어낸 화법이 인상적이다. 나 시인 특유의 천진난만하고 순진무구한 목소리가 그대로 배어있다. 반세기 시작(詩作)에서 얻은 교훈이랄까. 근사한 포장이나 은유를 의무처럼 생각하던 작가의 습관은 일찌감치 거세된 듯, 사소한 것들에 대한 끈끈한 애정과 애착이 더 많이, 더 깊게 배었다. “쓸쓸해져서야 보이는 풍경이 있다/버림받은 마음일 때만 들리는 소리가 있다/힘들고 지치고 고달픈 날들 너도 부디 나와 함께/인생은 ‘고행’이 아니라 여행이라고 생각해주면 좋겠구나”(‘너와 함께라면
레슬리 오덤 주니어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해밀턴’에서 에런 버 역을 맡으며 혜성처럼 등장한 배우다. 이 뮤지컬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그의 인기도 덩달아 치솟았다. 결과만 놓고 보면 그는 승승장구한 것처럼 보인다. 솔로 가수로 전향했을 땐 전석 매진을 기록했고,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 부부를 위해 노래도 불렀다. 토니상 뮤지컬 부문 남우주연상도 꿰찼다. 하지만 ‘최고’가 되기 직전까지 그는 삶을 거의 포기할 뻔한 무명 배우나 다름없었다. 학창 시절, 그의 기억은 이랬다. “포드햄과 뉴욕대의 불합격 통지가 연이어 날아왔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장벽을 무너뜨리고 노력하되 가끔은 열리지 않는 문도 있음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실패에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사람들은 얘기하지만, 초보자들이 이를 이행하기는 쉽지 않다. 오덤도 그랬기에 실망이나 좌절감이 컸다. 그는 ‘실패의 힘’을 강조한다. “내가 난생처음 자신에게 물러설 여지를 주고
◇일본에 보내는 경고(짐 로저스 지음, 이레미디어 펴냄) 2018년 일본 주식을 모두 판 저자는 일본 경제의 추락은 물론 소멸까지 단언하고 있다. 그는 아베노믹스를 “터무니없는 정책”이라고 일갈한다. 제조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탄생한 아베노믹스가 버블 시대에 맞먹는 ‘호황’을 가장한 주식 시장, 매년 100조원에 가까운 재정 적자 등을 유발하며 부채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30년 뒤 일본은 범죄와 폭동의 나라가 될 것이라는 게 저자의 예측이다.(232쪽/1만6000원) ◇크리미널 조선(박영규 지음, 김영사 펴냄) 조선 시대도 크고 작은 범죄는 많았다. 권력층의 사고 은폐, 반역으로 비화한 위조사건 등 조선을 뒤흔든 범죄부터 부조리한 법 앞에서 발버둥 쳤던 재판 과정까지 일그러진 욕망이 빚은 사건들이 그것. 책은 실록을 바탕으로 조선의 범죄와 수사, 재판을 망라했다. 왕족뿐 아니라 여종, 노비 등 각계각층의 사건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328쪽/1만5000원)
우리가 구글에 취해있는 동안, 누군가는 구글의 종말을 예고한다. “아니, 지금까지 잘 되고 있는데, 갑자기 왜?”라는 말이 쏟아 질 법 하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라는 두 축으로 구축된 구글은 불멸의 상징처럼 군림해왔고, 그럴 개연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검색하고 분류하는 능력은 검색엔진 및 동영상, 지도, 이메일, 일정표까지 넘나들며 우리의 일상을 실시간 ‘지배’해왔다. 게다가 구글이 제시하는 모든 것은 공짜다. 이런 매력을 어떻게 거부할 수 있을까. 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완전히 다르다. 이용자들은 직접적인 방식으로 대가를 지불하는 대신, 광고에 돈을 지불한다. 하지만 가격이 존재하지 않는 시장은 인터넷을 광고의 쓰레기 섬으로 만들어버린다. 이런 위기는 경제적 측면에 국한하지 않는다. 인공지능 분야에서의 발전이 기계의 전능함과 초월성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면서 실리콘밸리는 보안성과 관련된 많은 것들을 포기했다. 비밀번호와 개인정보를 위한 방화벽이 성가시기 짝이 없을 뿐만
김홍도의 작품은 알지만, 김홍도의 삶은 제대로 음미하고 있을까. 그의 출생지가 안산 성포리라는 사실, 자신의 집을 그린 ‘단원도’의 배경이 지금까지 알려진 바와 달리, 인왕산 옆 백운동천 계곡이었다는 사실은 집요한 논증의 결과다. 저자는 그간 논쟁과 추정에만 기대어 온 김홍도의 삶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 전기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저자는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 같은 국가기록물뿐 아니라 강세황의 ‘표암유고’ 등 동시대인들의 흩어진 기록을 샅샅이 모아 최신의 연구자료와 대조해 그의 숨겨진 삶을 수면 위로 드러냈다. 김홍도는 궁중기록화에서부터 도석화, 시의도, 풍속화, 실경산수화, 화조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화폭을 자랑했고 “조선의 화폭을 넓혔다”는 평가가 무색하지 않을 만큼 모든 회화에서 빼어난 성취를 이뤘다. 정조의 총애를 받은 도화서 화원으로, 중인이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벼슬인 현감에 제수되면서도 그의 내면은 ‘환쟁이’라는 굴레와 끝없이 투쟁해야 했다. 시험
◇억만장자 시크릿(라파엘 배지아그 지음, 토네이도 펴냄) 한화 1조원 이상의 세계 억만장자 중 70% 이상이 자수성가다. 백만장자는 더러 있어도, 그들이 억만장자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돈 계산에 너무 집중하기 때문. 저자는 5년간 억만장자들과 인터뷰한 끝에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아냈다. 그들은 어떤 목표를 추구할 때 ‘게임의 재미’를 느끼고 그 주도권을 잃지 않는다. 또 습관에서도 효율성을 추구했다.(344쪽/1만7000원) ◇그 사랑 놓치지 마라(이해인 지음, 마음산책 펴냄) 성 베네딕도 수녀원의 ‘해인글방’에서 이해인 수녀가 독자를 향해 띄우는 사랑의 시 편지다. 모두 44편의 ‘러브레터’가 담겼다. 암 수술 이후 오랜 투병 생활을 이겨낸 저자는 삶의 유한함을 되새기며 “멀리 반짝이는 빛을 좇기”보다 “바로 앞의 내 마음, 바로 앞의 그 사람부터 붙잡아야 한다”고 말한다.(224쪽/1만3500원) ◇마당있는 집을 지었습니다(홍만식·홍예지 지음, 포북 펴냄) 흔히
운보다 실력을 성공의 열쇠라고 믿는 이들은 ‘행운은 준비된 사람에게 찾아온다’고 종종 말하다. 행운이 찾아와도 실력이 없으면 운도 잡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사례를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미국의 국민 게임으로 불리는 ‘모노폴리’라는 보드게임 개발자 찰스 대로우는 성공에서 운의 역할이 컸다. 찰스는 주식 시장에서 돈을 벌려다가 실패한 난로 엔지니어였다. 모노폴리도 자신이 만든 것이 아니라, 이웃집 사람이 만든 ‘지주 게임’을 응용한 것이었다. 어느 날 대형 백화점 매니저가 동네 잡화점에서 팔던 찰스의 게임을 발견하면서 전국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했고, 찰스는 백만장자가 됐다. 그의 일화에선 ‘실력’을 논할 부분이 없다. 그런데도 그는 역사에 보기 좋게 이름을 올렸다. 스포츠 무대로 가면 이런 운은 비일비재하다. 전 세계 프로 스포츠 선수의 약 40%는 생일이 1~3월 사이다. 10~12월 사이는 고작 10%다. 이유는 간단하다. 생일이 빠를수록 또래보다 키나 덩치가 크고 몸도 더
지난 2016년 영국 브렉시트 탈퇴와 미국 트럼프 당선을 두고 많은 이들이 “시대에 뒤떨어진 선택”이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무엇보다 이들의 지지를 얻은 정치 세력은 심지어 ‘포퓰리즘 정당’으로 불리기도 했다. 저자는 그러나 이런 현상이 ‘무식한 보수’의 항변이 아니라, 엘리트 중심의 정치 영역에서 소외된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분출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런 대중주의적 정당은 현재 기성 중도 좌·우파 정당들의 고전 속에서 되레 약진하고 있다. 혐오와 불신의 정치에 대한 반감이 스며있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애니웨어(anywhere)와 섬웨어(somewhere)라는 두 계층으로 정치 세력의 변화상을 추적한다. 애니웨어는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대학 졸업 후엔 전문직에 종사하며 지구상 어느 곳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사람들이다. 반면 섬웨어는 지방에서 나고 자라 먹고사는 사람들로 뿌리를 중시하고 급격한 변화에 불안을 느낀다. 저학력 백인 노동자가 다수로, 고향
◇나쁜 교육(조너선 하이트·그레그 루키아노프 지음, 프시케의숲 펴냄) 누군가의 어떤 발언은 다른 누군가의 재해석으로 악화일로를 걷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소셜미디어의 소위 ‘가해자 지목 문화’가 대표적. 저자는 이 같은 ‘대단한 비진실’들이 어떻게 미국의 새로운 세대를 중심으로 널리 퍼져나가게 됐는지 심층적으로 파고든다. 좋은 의도의 말이 공개 망신 형태로 뻗어 가는 전 세계적인 현상에서 새로운 세대의 심리 구조도 파헤친다.(572쪽/2만4000원) ◇벼랑 끝에 선 민주주의(낸시 매클린 지음, 세종서적 펴냄) 미국의 민주주의와 진보적 가치는 무너져 내리고 있다. 노조를 제거하고 투표를 억제하고 공교육을 사유화하는 활동이 최근 들어 표면화하기 시작했다. 이런 일들이 지난 60년간 은밀하게 기획되고 조직된 극우 보수주의자들의 치밀한 운동의 일부라면? 저자는 경제학자, 기업가를 중심으로 극우 보수주의자들이 미국을 서서히 극우 쪽으로 변화시킨 과정을 세밀하게 분석한다.(524쪽/1만900
미국의 뉴햄프셔 주 콩코드에 위치한 명문 사립고 세인트폴 스쿨. 500명 남짓의 부유층 자제들은 800만㎡에 달하는 이곳 부지에서 최고의 교육을 받는다. 이 학교의 연간 학비는 4만 달러(4600만원), 학생 1인당 책정된 학교 예산은 8만 달러, 한 학생당 기부금은 100만 달러에 달한다. 가난한 파키스탄 이민자였지만, 외과의사로 성공한 아버지 덕에 저자도 이 사립학교에서 3년을 보냈다. 하지만 졸업한 후 지울 수 없는 의문이 생겼다. “왜 누구는 이런 학교에 들어오는 게 당연한데, 누구는 죽도록 노력해 성취해야 하는가.” 의문을 풀기 위해 졸업 후 9년 만에 선생으로 모교에 돌아와 관찰하고 추적하고 연구한 끝에 내린 결론은 이랬다. 부모의 출발점이 결국 자녀의 도착점을 말해 주는 훌륭한 지표라는 사실 말이다. ‘귀족제’ 관념 자체가 적극적으로 도전받는 시대에, 엘리트들은 어떻게 여전히 그들의 위치를 대대손손 물려주는 일종의 ‘귀족’처럼 보일까. 주변 세상은 변한 것처럼 보이는데
◇여덟 가지 삶의 태도(나폴레온 힐 지음, 흐름출판 펴냄) ‘성공학의 대가’로 불리는 저자의 마지막 강의가 담겼다. 미국을 이끄는 500여명의 리더를 포함해 1만 6000여명의 성공 전략을 직접 취재하고 분석한 인생 전략 8가지를 소개한다. 저자는 우리의 삶을 바꾸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 키워드로 4가지를 제시한다. ‘명확한 목표’, ‘정확한 사고’, ‘실행하는 믿음’, ‘놀라운 습관의 힘’이 그것. 다 아는 내용 같지만, 간단하게 들리지 않는다.(264쪽/1만5000원) ◇원픽(전철웅 지음, 혜화동 펴냄) 사람들이 당신의 말에 집중하지 않는 것은 너무 많은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설득의 시대가 끝나고 관심의 시대로 접어든 상황에서 중요한 건 한 방의 ‘킬링 메시지’다. 복잡한 걸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하는 대신, 쉽고 간단하게 단 하나만 말해야 한다. 하나는 확실히 보이고 확실히 들리기 때문이다.(284쪽/1만5000원) ◇수치심(조지프 버고 지음, 현암
“이 녀석들은 그냥 울고 또 울 뿐이야. (…) 왜 그래야 하냐고? 마이너리티이기 때문에. 강자들이 우리나라에 무슨 짓을 했는지 봐. (중략) 이건 슬픔의 노래야. 이건 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야.” 소설은 모든 인간에게 깃들어 있다는 수호령 ‘치’를 화자로 전개한다. 치는 한 인간의 인생 여정을 함께하며 그에게 충고할 수 있으나 그의 삶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타자에게 해를 끼치는 등 큰 잘못을 저질렀을 때에 증언을 통해 변호할 수 있을 뿐이다. 2019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이 작품은 사랑에 빠진 젊은이가 연인과 함께하기 위해 출세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모든 것을 잃는 통속적 이야기를 그렸다. 하지만 이를 관통하는 주요 테마는 인간의 비극적 운명 뒤에 가려진 현실의 소수자들이다. 사슬에 매이고 매를 맞은 모든 사람들, 침묵 당하고 강간당하고 모욕당하고 살해당한 사람들과 공통의 운명을 지닌 주인공은 이 세상의 마이너리티인 셈이다. 그들의 뜻대로 되는 일이라고는 울고 또 우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