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
다양한 신간과 서평을 통해 사회, 경제, 건강, AI, 예술 등 현대인의 삶을 둘러싼 주요 이슈와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전문가의 통찰과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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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이 근대화했음에도 왜 가난했는가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시끄럽다. ‘반일 종족주의’ 같은 류의 책들은 가난의 책임을 한국의 전통 사회에 있다고 보고, 반대파들은 일본의 보이지 않은 ‘수탈’에 있다고 본다. 하지만 반대파들의 주장은 그간 친일학자들의 친일 사관으로만 취급해 반박의 구체적 자료나 배경을 설명하지 않거나 못했다. 일본인 역사학자 도리우미 유타카(한국역사연구원 상임연구원)는 이 책에서 토목업을 둘러싼 조선 경제의 실상을 실증적인 방법론으로 식민지 근대화론의 허구를 꼬집는다. 저자가 주목하는 곳은 정치권력 개입 사례인 철도 및 수리조합사업. 일본인 토목청부업자들은 재정을 들여 조선 경제의 인프라를 확장한다는 총독부와 유착해 많은 이익을 취하고 경인·경부철도 공사에서 보듯 조선인 청부업자들을 배제한 사례들을 철저히 조사해 논증한다. 조선으로 투자된 막대한 자금의 상당 부분이 일본인 청부업자와 지주의 손아귀에 들어가 조선인들은 가난에 허덕였다는 것이다. 식민지
가족이라는 정의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효력은 점점 더 상실해가는 것이 현실이다. 결혼하고도 경제 사정 등의 이유로 가족을 만들지 못하는 이들을 포함해 ‘싱글’로 남은 사람들을 저자는 ‘가족 난민’이라고 부른다. 가족 난민 형태는 다양하다. 대학 졸업 후에도 부모와 동거할 수밖에 없는 비자발적 미혼자부터 노부모의 연금 수입에 의존하다 부모가 돌아가신 후 가족과 사회 어디에도 기댈 곳 없는 중년까지 차고 넘친다. 특히 비혼층의 증가가 현대 사회의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면서 전통적인 가족에 대한 가치 개념도 희미해지고 있다. 저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싱글화를 생애미혼자의 증가, 만혼·이혼·사별에 의한 싱글 기간의 장기화로 설명한다. 이로 인해 가족이나 혈연으로 맺어진 친족이 감소하고 예전처럼 친밀한 관계 구축이 어려워졌다고 말한다. 가족과 지역사회에서 고립된 싱글들이 증가하면서 가족 난민도 대량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일본에선 생애미혼율이 25%에 이를 정도고 2040년에 이르면 연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길 땐 게임을 질병코드로 인식해야 한다는 세계보건기구의 권고를 당연하게 여길지도 모르겠다. 게임이 하나의 창의적 콘텐츠와 미래 산업 먹거리의 전초기지로 인식된다는 긍정적 함의에도 불구하고, 게임 중독이 낳는 문제의 심각성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살상 범죄다. 1997년 미국 캔터키주 퍼두커에서 고등학교 1학년 14세 남학생이 학교 로비에서 기도하는 학생들에게 8발의 총을 쐈다. 5발은 머리를, 나머지 3발은 상체를 향했다. 흔히 미국 검경에서 50% 명중률은 보통 수준의 정확성으로 간주되는데, 이 10대 학생의 명중률은 놀랍게도 100%였다. 그는 대학살을 자행하기 며칠 전 훔친 총으로 한 차례 사격 연습을 한 것이 전부였다. 예비역 중령이자 ‘살해학’ 전문가인 저자는 “게임과 미디어가 아이들의 정신을 비뚤어지게 만든다”며 “우리는 역사상 가장 폭력적인 세대를 낳았다”고 지적한다. 그는 인류에게 내재한 폭력을 막는 안전장치를 해제시킨 배후
지난 70년간 쏟아진 다이어트 방법만 2만 6000가지다. 비만이 문제로 인식된 후 하루 한 가지씩 새로운 방법이 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 다이어트법이 계속 등장하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통하는 다이어트 공식이 없어서고 성공해도 몸무게는 대부분 제자리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스탠포드 대학 결과에 따르면 다이어트 인구 중 95%가 5년 내에, 99%는 10년 안에 체중 유지에 실패했다. 우리는 왜 살을 빼지 못하는 걸까. 미국 예일대 출신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그 원인을 ‘뚱뚱한 몸’이 아니라 ‘살찌는 뇌’에 있다고 진단한다. 음식과 관련된 ‘식(食) 행동’은 뇌에 의해 조절되는데, 식습관도 식욕도 모두 우리의 뇌가 학습한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초콜릿을 먹는다’ 같은 뇌의 패턴의 고정성 때문에 의지력으로 욕구를 억누르려 해도 의지를 관장하는 뇌 속에는 ‘정반대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저자가 해결책으로 찾아낸 것이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다. 흔히 ‘명상’
◇성공한 사람들은 왜 격무에도 스트레스가 없을까(니시와키 슌지 지음, 센시오 펴냄) 연봉이 높은 사람은 낮은 사람보다 일상적으로 운동하는 습관이 배어있다. 연봉 높은 사람이 여유가 많아 운동한다는 반론도 있지만 실은 그 반대다. 성공한 사람은 좋은 습관을 들이는 데 시간을 기꺼이 쓴다. ‘긴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을 꾸준히 하는 셈이다. 성공한 사람은 또 자신이 어떻게 되고 싶은지 확실한 인생의 목적이 있기 때문에 힘든 일에도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는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232쪽/1만5000원) ◇넷플릭스의 시대(코리 바커 등 지음, 팬덤북스 펴냄) 1997년 비디오를 대여하는 서비스로 시작한 넷플릭스는 2007년 인터넷 스트리밍 영화사업으로 미디어 플랫폼 제국의 위상을 얻었다. 올 상반기 집계된 넷플릭스 가입자만 1억 4800만명이 넘는다. 넷플릭스의 성공은 각기 다른 이용자의 욕망을 사로잡는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점과 각양각색의 프로그래밍과 이용자를 정
2015년 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망신스러운 일을 겪었다. 그가 의회에 보낸 세제 개혁안 때문이었다. 주로 부유층 가구가 혜택을 입는 ‘529 대학 저축 플랜’(자녀의 대학 학비 마련을 용도로 불입하는 장기 저축 상품으로 세제 혜택이 있다)의 세제 혜택을 없애고 그 재원을 더 폭넓고 공정한 세액 공제 시스템 확충에 사용하자는 것이었다. 합리적인 정책이었지만, 역공이 적지 않았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 대표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개혁안을 철회하도록 설득했다. 대통령 자신이 만들고 자신이 폐기한 이 모순의 상황은 상위 20%에 해당하는 중상류층의 힘이 결집한 잔인한 사례로 기억된다. 흔히 불평등을 얘기할 때 ‘상위 1% VS 하위 99%’라는 극단적 관점에서 정의하기 쉽지만, 저자는 ‘상위 20% VS 하위 80%’라고 단언한다. 불평등에 실제 책임이 있는 쪽은 상위 20%인 중상류층이라는 얘기다. 저자는 중산층이라는 개념이 ‘편리한 허구’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현재의 불
지금의 미국,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의 4각 구도는 혼란과 불안의 연속이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패권 전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세계대전이 끝난 뒤 초강대국 미국 중심으로 세계를 이끄는 ‘팍스 아메리카’는 여전히 유효한 것일까. 미국은 요동치는 아시아 3국의 질서를 어떻게 재편하려고 할까. 책은 지난 70년간 동아시아를 둘러싸고 벌이는 미·중·일 3국의 관계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위기와 갈등의 상황’임을 암시한다.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의 비극을 인정한 뒤 단결할 수 있었던 유럽과 달리, 동아시아는 전쟁과 과거사 등 역사 문제에서 해결되지 못한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이 역사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미래 불안도 지속할 것이라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오늘날 동아시아 정세는 갑자기 벌어진 ‘사건’이 아니다. 20세기 미·중·일 3국은 상대를 이용한 전술에 힘을 쏟았다. 서로의 눈치를 보며 정세 유리에 따라 다른 나라와 관계를 맺는 등 판도가
◇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T. 크리스천 밀러·켄 암스트롱 지음, 반비 펴냄) 2008년 8월 강간을 당한 18세 여성 마리가 경찰에 신고했지만, 일주일 뒤 진술을 철회했다. 협박에 가까운 경찰 심문에 겁이 났기 때문. 여성 혐오적 생각이 만연한 사회에서 수사재판기관이 성폭력 피해자에게 얼마나 회의적이고 적대적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보고서다. 방대한 서면 자료와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사건을 재구성했다.(392쪽/1만8000원) ◇나는 뉴욕의 초보 검사입니다(이민규 지음, 생각정원 펴냄) 뉴욕주 검찰청 ‘사회정의부’ 소속의 한국인 검사인 저자가 ‘진짜’ 검사와 ‘사람’ 검사가 되기 위해 던지는 질문이다. 미국의 사법제도를 조명하며 한국 검사와 미국 검사의 차이도 설명한다. 저자는 “미국 검사는 돈도, 시간도 없을뿐더러 힘마저 없다”고 말한다. 때론 법의 한계에 좌절하고 정의가 무엇인지 곱씹지만, 결국 그 답과 희망이 인간에게 있음을 깨닫는다.(284쪽/1만5000원) ◇문화유산
석유는 보통 휘발유 이미지가 떠오르기 때문에 소비량의 상당 부분이 운송 수단의 연료로 사용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운송용 석유는 고작 32.6%이고 절반이 넘는 52.8%는 플라스틱, 고무, 화학섬유 등에 쓰인다. 석유 공급이 중단되면 일상이 멈춘다. 석유가 결국 현대인의 경제 행위를 주무르고 있는 셈이다. 언뜻 보면 석유는 경제라는 단순한 등식 논리로 끝날 것 같지만, 세계 역사의 중요한 변곡점에 그것의 역할은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다. 적국이던 독일과 프랑스가 화해해 유럽연합을 설립하고, 9.11테러가 발생한 역사적 배경에는 모두 석유가 있었다. 저자는 “현대사에서 석유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하고 석유의 변화가 세계의 변화를 낳았다”고 주장한다. 1956년 이집트 대통령 가말 압델 나세르는 아스완댐 건설 자금 마련을 위해 영국과 프랑스 소유였던 수에즈 운하를 일방적으로 국유화한다. 당시 매일 130만 배럴의 석유가 이곳을 통과했는데, 이는 유럽 수요의 절반 이상이었다.
◇빌트(로마 아그라왈 지음, 어크로스 펴냄) 다리와 터널, 기차역과 마천루까지 우리가 사는 커다란 세계를 설계하고 만들어온 이야기를 위트 있게 풀어낸 건축 교양서. 건축물이 중력, 바람, 물의 영향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수 있었던 것은 수백, 수천 년간 기술자와 공학자들이 발견하고 발전시킨 노력의 결과다. 책은 건축의 모든 과정을 개인적 일화와 엮어 흥미를 유발한다.(328쪽/1만6000원) ◇죽음의 부정(어니스트 베커 지음, 한빛비즈) 12년 만에 새 번역으로 찾아온 죽음학 분야의 고전으로, 1974년 퓰리처상을 받았다. 죽음을 향한 호기심과 두려움 사이를 오가는 인간의 심리를 탁월하게 분석했다. 무엇보다 죽음을 부정하는 인간의 속성으로부터 우리 존재의 근원을 묻는다. 또 죽음의 공포에 대항하기 위해 발현하는 영웅주의(한계를 돌파하려는 자질)가 왜 삶의 핵심인지도 다룬다.(468쪽/3만2000원) ◇두 얼굴의 법원(권석천 지음, 창비 펴냄) 사법농단에 대한 심층 기록. 두 번 사
도도하고 품위 있는 문학계 거장이 설마 이런 말과 행동을 할 줄은 몰랐다. 감동의 문학은 지질하고 위험한 사랑 이야기를 밟고 탄생하는 것일까. 여기 우리가 몰랐던 그들의 러브스토리가 있다. 어쩌면 듣지 않으면 좋았을, 그러나 들으면 들을수록 재미나고 엽기적인, 영화보다 더 실감 난 이야기들이다. 지질하고 위험하고 때론 낯간지러운 그들의 사랑 이야기는 곧 문학이 되고, 영화 못지않은 삶으로 채색됐다. 숫총각이던 시인 T.S.엘리엇은 신혼 첫날밤, 월경이 들이닥친 신부의 생리현상에 결벽증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이후 이 부부의 결혼 생활은 말 그대로 ‘황무지’였다. 젊은 아내는 남편 엘리엇의 스승 버트런드 러셀의 품에 안겨 위안을 구했고 ‘침실의 의무’에서 벗어난 데 안도한 엘리엇은 아내의 외도를 눈감아줬다. 스콧 피츠제럴드는 아내 젤다가 “당신은 어떤 여자도 침대에서 만족시켜 줄 수 없는 무능한 남자”라고 자존심을 짓밟자 괴로운 마음에 헤밍웨이를 만난다. 피츠제럴드는 이렇게 털어놓
‘표준화’는 산업화 시대의 산물이다. 공장의 조립 라인을 따라 제작되는 상품처럼, 우리는 똑같은 시험을 치르고 똑같은 진로 코스를 따라왔다. 더 나은 상품이 되려면 표준 공식을 따르되, 남들보다 더 좋은 성적을 얻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공식을 따라 성공하는 사람들은 소수다. 초조함과 좌절감을 떠안은 대다수 사람은 이런 표준 공식이 싫어도 달리 선택할 경로가 없어 보인다. 시대는 바뀌었다. 넷플릭스나 아마존은 개인의 취향에 맞는 영화나 책을 아주 정확하게 추천한다. 신기술들 덕에 조직이 주축이 된 산업 경제가 개인이 주도하는 지식서비스 경제로 전환되고 있다. 2018년 비영리 싱크탱크 포퓰리스가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74%가 ‘사회적 정의’에서 성공한 사람을 “힘 있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개인적 정의’에서 성공한 사람은 91%가 “목표지향적인 사람”이라고 밝혔다. 우리 대다수가 남에게 성공한 사람으로 인정받으려면 부유하고 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