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
다양한 신간과 서평을 통해 사회, 경제, 건강, AI, 예술 등 현대인의 삶을 둘러싼 주요 이슈와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전문가의 통찰과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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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탄식할 뿐! 다니자키의 작품은 더할 나위 없는 걸작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일본 소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다니자키 준이치로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일본 대표 작가이자 '천재 작가'로 불린 다니자키의 주요 작품을 묶은 선집이 ‘쏜살문고’ 형태로 나왔다. 출판그룹 민음사의 쏜살문고는 크기가 손바닥만 하고 가벼워 갖고 다니며 읽기 편하게 만든 문고판이다.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다양한 문체와 주제, 형식을 넘나들며 현대문학의 지평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좀 더 살았더라면 분명 노벨문학상을 탔으리라"는 세간의 평가대로 당대 가장 널리 알려진 일본 작가다. 실제로 노벨문학상 후보로 수차례 지명되기도 했다. 이번 선집은 60여년간 왕성한 문학활동을 펼친 대작가의 작품세계를 조망할 수 있도록 10권으로 구성됐다. 이번에 7권이 1차분으로 나왔고 나머지 3권은 오는 12월 출시된다. 데뷔작 '문신'이 선집의 첫 권 '소년'에 실렸으며 초기 대표작 '치인의 사랑'도 만나볼 수 있다
판사의 일과를 들으면 따분하기 그지없다. 출근하자마자 혼자 판례 분석하다, 3조로 나뉜 점심시간에 맞춰 홀로 밥을 먹고 다시 독방(?)에서 연구하다 퇴근한다. 1주일에 한 번 재판이 있는 날을 제외하곤 늘 ‘독방 신세’다. 최근 대법원의 무너진 신뢰로 사법부가 비난의 도마에 오르는 현실에서도 대부분 판사는 묵묵히 제 할 일만 좇는다. ‘제 할 일’은 법전 앞에서 오로지 판례를 분석하거나 맡은 사건에 집중하는 것이다. 박형남(58)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도 마찬가지. 그렇게 10년간 법전을 연구하던 그가 어느 날 문득 ‘실존주의’에 눈을 떴다. “대학(서울대 법학)에 들어가기 전부터 역사책을 좋아했는데, 잊고 있다가 일을 좀 알게 된 10년 차인 40세 때 고미숙 작가의 ‘열하일기’을 서점에서 우연히 보게 됐어요. 그 문장들이 제가 평소 보던 법서와 너무 다른, 활발하고 다채로워 심장이 뛰더라고요. 인문학 공부를 해야겠다고 제대로 결심한 계기였죠.” 사람들은 문학가가 사망했을 때 그의
최근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걸그룹 '마마무'의 화사가 곱창 '먹방'(먹는 방송)을 선보인 후 전국의 곱창집이 성황을 이뤘다. 이어 며칠 후 보건복지부는 '국가 비만 관리 종합대책'을 통해 폭식을 조장하는 먹방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네티즌은 ‘비만 대책으로 먹방을 왜 규제하느냐’며 반발했고 정부는 ‘규제가 아니라 자율적인 가이드라인을 둬 폭식을 유발하지 않도록 권장하겠다는 뜻’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먹방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건 '비만' 때문이다. 결국 건강을 위해 먹방을 자제하자는 것인데, 먹는다는 행위는 무엇을 본다는 게 아니라 무엇을 섭취한다는 점에서 식재료 선별이 더 중요하다. 이 책은 음식의 기본 중 기본인 소금, 쌀, 장부터 야채, 축산물, 해산물, 과일, 술에 이르기까지 언제가 제철이고 어떤 것을 골라야 하는지 식재료 선별기준을 제시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식재료의 맛과 향과 영양이 가장 풍부할 때 산지를 찾았다. 또 농약이나 화학비료, 식품첨
우리는 수백 년, 수천 년 전보다 훨씬 발달한 문명과 민주 사회 속에서 살지만 불평등 문제는 해소된 것 같지 않다. 오히려 과거에 비해 더 심해지고 있다. 영국의 구호단체 옥스팜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1%가 차지한 부(富)는 전 세계 부의 50%를 넘어섰다. 전 세계 절반인 약 37억 명의 부를 합친 것과 맞먹는 부를 소유한 부자들은 2000년 388명, 2015년 62명, 2017년 42명으로 부의 집중도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저자는 불평등 문제의 기원, 원인, 불평등이 점차 심화하는 이유 등 불평등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를 6년간 연구했다. 사회에 존재하는 피라미드 형태의 구조적 불평등과 정의에 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오랫동안 '정의란 무엇인가'란 질문에 제대로 된 답을 구할 수 없었던 건, 정의롭지 못한 지금의 현실이 자연의 당연한 순리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정의가 무엇인지 파헤치기보다 인간은 어떤 존재이고, 사회가 어떤 곳인지
일본의 스타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젊은 소설가 '젖과 알'의 작가 가와카미 미에코를 만나 속마음을 털어놨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4차례에 걸친 심도 있는 인터뷰를 모은 것이다. 하루키는 경제 시스템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소설'이라는 패키지 상품을 만들어내는 생산자 중 하나일 뿐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저는 결국 '무라카미 인더스트리즈'에서 생산을 담당하는 거위일 뿐이에요.(웃음)" 그러면서도 어느 정도 소설을 잘 쓰고 자신보다 잘 쓸 수 있는 사람이 객관적으로 봐서 많지 않다며 글쓰기 실력이 나쁜 편은 아니라고 자평했다. 작품에서 여성 캐릭터가 성적인 역할만을 완수하기 위해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는 미에코의 지적에 하루키는 이렇게 말했다. "그것이 어떤 '주의'의 관점으로 볼 때 이상하다, 생각이 모자라다는 말에는 '미안합니다'라고 순순히 사과하는 수밖에 없죠." 이번 인터뷰집은 평소 공식 석상이나 미디어에 잘 등장하지 않는 하루키의 속내를 담았다는 점에서 읽는 재미가
◇진짜 페미니스트는 없다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 열풍부터 최근 혜화역 시위까지 여성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에선 페미니즘(여성주의)을 왜곡하고 페미니스트는 '불편한 사람'이라며 비난하기도 한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인정하는 페미니즘은 성립될 수 없는 것일까. 저자는 완벽한 페미니즘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억압된 목소리가 다양하게 분출되는 것은 페미니즘의 중요한 특징이라며 현실에는 수많은 삶만큼 수많은 페미니즘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파워풀 14년간 넷플릭스의 기업문화를 창조하고 정착시키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 저자는 최고인재책임자로 근무하면서 최고경영자 리드 헤이스팅스와 함께 독특하고 높은 성과를 내는 기업문화를 설계하고 만들어냈다. 세계적 기술회사에서 소규모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업에서 일하면서 어떻게 조직이 느려지고 현실에 안주하는지, 직원들은 어떻게 냉소적으로 변해가는지 목격했다. 넷플릭스만이 아니라 실리콘밸리 여러 기업에서
우리 몸 세포의 약 3분의 2가 물이다. 분자 수로 따지면 99%가 물 분자다. 인간의 몸뿐만 아니라 지구 전역에 물이 존재한다. 물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도 끔찍하다. 하지만 우리는 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물은 고체인 얼음, 액체인 물, 기체인 수증기 이렇게 3가지 상으로 존재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것만으로 물에 대한 현상을 설명하기 부족하다며 4번째 상 '배타 구역'을 추가한다. 고체와 액체의 중간 형태로 점성이 높은 겔 형태를 생각하면 쉽다. '배타 구역'이라 명명한 이유는 다른 물질과 잘 섞이는 일반적인 물과 달리 다른 물질을 배제하는 성질을 띠기 때문이다. 배타 구역을 알면 그동안 미제로 남아 있던 물에 관한 미스터리 현상들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물은 100m 넘는 나무 속을 어떻게 이동할 수 있을까, 파도는 어떻게 지구 몇 바퀴의 거리를 돌 수 있을까, 99% 이상 물로 이뤄진 푸딩이 어떻게 뭉쳐있는 것일까, 관절은 어째서 삐걱거리지 않을까
우리와 거의 비슷한 재료로 이뤄진 생쥐는 겨우 2, 3년밖에 못 사는 데, 코끼리는 어떻게 75년까지 사는 걸까. 우리는 왜 1000만 년을 살지 못하고 기껏해야 120년밖에 살지 못할까. 이는 저선형 스케일 때문이다. 고전적인 선형 사고방식은 ‘크기가 2배면 먹는 것도 2배’(초선형 스케일)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저선형 스케일에 따르면 다른 동물보다 몸집이 2배 큰(세포수 2배) 동물은 매일 추가로 소비해야 하는 먹이와 에너지의 양이 100%가 아니라 75%에 불과하다. 에너지를 전체 4분이 3 정도만 쓰기 때문에 몸집이 큰 동물은 작은 동물보다 더 효율적이다. 계의 크기가 증가함에 따라 에너지가 체계적으로 절약되는 현상을 ‘규모의 경제’라고 부른다. 이 체계적인 규칙성은 정확한 수학 공식을 따른다. ‘대사율은 지수가 4분의 3에 아주 가까운 거듭제곱 법칙에 따라 증가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코끼리는 쥐보다 약 1만 배 더 무겁다(10⁴). 4분의 3 스케일링 법칙
지난 4월 열린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남북 정상은 손을 맞잡고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했다. 지난 6월에는 북미 정상이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하며 평화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전세계인의 주목을 끈 이 이벤트들의 중심에는 '북핵'이 자리한다. 한반도 적대와 화해의 역사 한가운데 '핵'이 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활동해온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핵이 한반도 현대사에 어떤 작용을 했으며 국제관계를 어떻게 바꿔왔는지 알아보기 위해 아인슈타인의 편지부터 김정은과 트럼프의 '세기의 담판'에 이르기까지 핵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면밀히 살펴봤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핵은 '절대무기' '인간계의 절대반지'다. 핵무기는 인류뿐만 아니라 지구 자체의 파멸을 가져올 수 있는 발명품이다. 핵을 통한 발전은 대량의 에너지를 만들어내지만 체르노빌, 후쿠시마 참사에서 보듯 방사성물질 확산으로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기도 한다.
◇문재인의 말하기 문재인 대통령은 어려운 말을 쓰지 않는다. 화려한 수식어도 찾기 힘들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의 말에 위로받고 생각을 바꾸며 결국 그의 편이 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평범한 어휘로 사람들을 사로잡는 문재인 대통령 특유의 말하기 비밀을 분석한다. 문 대통령의 말하기가 특별한 이유는 역설적으로 그의 말이 평범하는 데 있다. 말하는 데 자신 없는 사람이라면 문 대통령의 말하기에 주목하라. ◇정조처럼 소통하라 세대간 갈등, 성별간 갈등 등 바야흐로 갈등이 만연한 불통의 시대다. 누구나 소통의 중요성을 말하지만 소통의 본질을 모르는 한 갈등과 다툼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 책은 정적마저 내편으로 만든 정조의 비밀 편지, 연암 박지원이 아들에게 쓴 편지 등 12명의 사례를 통해 옛사람들이 어떤 태도와 방식으로 소통했는지를 보여준다. ◇노트의 품격 역사를 바꾸고 시 시대를 열어준 인물들의 삶 또는 성공한 과학자들의 일생에는 공통점이 있다. 인생이 순탄하지 않고 열악
새로운 나라를 꿈꾼 이방원(뒷날의 조선 태종)이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로 시작하는'하여가'를 읊으며 회유하지만 고려를 끝까지 지키려 한 정몽주는 '이몸이 죽고 죽어 일백번 고쳐죽어'(단심가)로 답하며 단호히 거절한다. 조용히 일어서 집으로 돌아가며 선죽교를 지나가는 정몽주, 한 무리가 그를 가로막는다. 결국 이방원이 자객을 보내 정몽주를 암살하고 이를 알게 된 이성계가 크게 분노하는데…. 고려 최고 권력자의 아들 이방원이 당대를 대표하는 학자로 예순을 바라보는 정몽주에 맞선 유명한 일화다. 나라의 스승이라 할 수 있는 정몽주 암살을 이끌 정도로 이방원은 잔혹한 무인이었을까. 역사에 기록된 당시 이방원은 이와 거리가 멀었다. 이성계의 아들 가운데 유일하게 문과에 급제한 이방원보다 아버지를 따라 수없이 무공을 세운 그의 형 이방과 이방우가 정몽주를 암살했다면 훨씬 그럴 듯하다. 기록에 따르면 이방원은 고려를 무너뜨리는 데 결정적 공을 세웠음에도 개국공신 52인에서 배제됐다.
역사에는 두 종류가 있다. 권력자들이 쓴 역사와 민초들의 생생한 역사. 대로에서 쓴 역사가 전자고, 골목길에는 후자가 녹아있다. 걷는 만큼 알게 되고, 아는 만큼 보인다.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천천히 걸어야만 비로소 보이는 작은 것들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전작 '골목길 역사산책: 서울편'에서 서울 골목에 서린 우리 역사를 이야기한 여가학자 최석호 교수가 이번엔 우리나라 개항도시 5곳의 골목길을 걸었다. 3·1운동, 대한민국 건국 초기 근대와 개항의 역사들은 지금의 우리나라의 근간이다. 당시 기독교 전파를 위해 한반도에 들어왔던 선교사들은 종교를 전파하는 그 이상의 역사적 역할을 했다. 책에는 대표적인 개항도시 골목길 구석구석에 배어있는 개항과 선교사들의 근대정신의 자취가 촘촘히 담겨있다. 저자가 걸은 5개의 길은 부산 개항장 소통길, 인천 개항장 평화길, 광주 양림동 근대길, 순천 꽃길, 그리고 목포 생명길이다. 피난민, 이민자, 외지인에게 기꺼이 문을 열어준 부산 개항장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