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
다양한 신간과 서평을 통해 사회, 경제, 건강, AI, 예술 등 현대인의 삶을 둘러싼 주요 이슈와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전문가의 통찰과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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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스트들에 대한 평가는 양극으로 갈린다. 그들의 사상은 언어학과 문법, 교육 등 지식인 양성에 기여했지만, 이들 중 일부는 가르침에 대해 보수를 받거나 정치·외교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부와 명성을 누리면서 비난의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과연 진리에 가격을 매길 수 있는가?" 책은 소크라테스가 돈벌이에 급급한 소피스트들을 비난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철학자라면 진리를 파는 것이 아니라 선물해야 한다는 것. 아리스토텔레스는 스승의 선물에 선물로 존경을 표시하는 것으로 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자는 여기서 증여의 한 모습을 발견하고 고대 그리스 사회에서부터 시작한 지구상 모든 사회에서의 선물과 증여, 그리고 계약의 세계를 탐색한다. 저자는 계약관계가 선물관계를 대체하며 진화했다는 일부의 주장을 반박한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두 가지 사회 관계는 서로 다른 질서를 갖고 공존해왔다는 것. 그렇기에 서로 침범할 수 없는 영역으로 분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장의 질서를 따르는 계
인류는 관찰을 시작한 순간, 데이터와 친숙했다.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은 기록을 통해 전승됐고 그만큼 인류는 진화했다. 그 데이터의 기록자이자 주인은 인간이었다.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으로 무장한 인간은 머지않아 신으로 등극할지 모른다는 낙관론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의 결합은 점차 인간을 소외시키고 있다. 미국에선 두 요소의 결합으로 잠재적 범죄자를 찾아내 사법 판단의 증거로 활용한다. 데이터의 주인이 데이터의 표적으로 둔갑하는 순간이다. 데이터가 유용한 수단을 넘어 공포의 대상으로 인식되는 건 데이터 자체보다 그 실체를 재구성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기 때문. 사물의 외양, 특성, 반응 메커니즘을 가상화해 현상을 모의실험하고 인간의 지능을 복제한 인공지능을 다양한 영역에 특화해 개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더스트리 4.0, 디지털 트윈, 알파고 등은 이미 우리 앞에서 맹렬히 ‘활약’하고 있다.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보고 싶
사랑을 단념하겠다고 말해도 몸은 반대로 더 활활 타오른다. 사랑이 힘든 것은 내가 하는 말과 내 몸이 원하는 감각이 다르기 때문. 의식과 감각은 서로 물러나지 않는 쌍두마차다. 감각은 먼저 자리 잡은 뇌의 핵이고 의식은 이 핵을 둘러싸고 진화해왔다.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증오할 때 먼저 반응하는 것은 느낌, 즉 감각인데 이를 의식의 필터가 ‘생각’이라고 착각하게 만든다. 몸이 활활 타오르는 감각을 제어하는 의식 때문에 우리는 ‘진실’을 감추는 방식으로 살아왔다. 시댁과 함께 등산하며 머리에선 “괜찮다”고 읊어도 장에 탈이 나는 현상, “인연 끊고 살겠다”고 다짐해도 그리움이 사라지지 않는 감정 모두 의식과 감각의 충돌이 빚어낸 결과다. 일상을 지배하는 것은 늘 견고한 의식이다. 의식은 감각보다 늦게 진화했는데도 원래부터 있던 몸의 감각들을 베일로 감추고 혼자 일을 다 처리하는 척한다. 내 몸의 감각과 다른 생각이 ‘속임수’로 태어나는 배경이다. 저자는 ‘아는 것’보다 ‘느끼는 것’의
◇다시 김구를 부르다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 꼭 70년 전인 1948년, 민족 분단을 막고자 했던 김구는 주변의 비난에도 38선을 넘었다. 당시 평양에서 열린 남북협상은 비록 실패로 돌아갔지만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의 3대 원칙을 앞세운 김구의 평화통일론은 현재까지도 이어진다. 저자는 "김구가 정교한 사상가, 세련된 정치인은 아니었지만 조국의 독립과 평화통일의 신념을 우직하게 지킨 지도자로 올바르게 평가해야한다"고 지적한다. ◇법과 풍속으로 본 조선 여성의 삶 유교는 남존여비 사상의 근원이고, 조선시대 여성들은 유례없는 심각한 차별을 받았던 걸까. 30여 년간 한국 여성사를 연구한 저자는 조선시대 여성의 지위와 삶에 대한 인식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며, 이같은 편견은 전통사회의 특성을 무시한 서구중심주의적 사고와 식민사관 때문에 형성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조선시대 혼인·이혼·간통·성폭행 등 법과 풍속을 세세히 살피고 여성에 대한 규제는 성리학이 아닌 당시의 사회구조적 요인에
1950년 한국은 전쟁으로 폐허가 됐고 국민소득은 60달러에 불과한 최빈국이었다. 놀라운 경제 발전을 일궈냈고 1996년 OECD 회원국이 됐다. 2009년엔 도움 받는 나라에서 도움 주는 나라로 전환됐다. 이제는 세계에서 7번째로 '3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인구 5000만 이상)' 가입을 앞둔 경제 강국이다. 위기 속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혁신을 지속한 ‘기업가 정신’이 만들어낸 '순간순간'이 모여 만든 결과다. '한국 경제를 만든 이 순간'에는 기업과 사회를 연결하는 접점에서 현장을 경험한 주요 기업 전직 CCO(최고소통책임은자)들의 증언과 전언이 담겨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사업 시작 43년 만에 어떻게 세계 1위가 됐을까. 지금의 K뷰티 열풍의 시초가 된 LG그룹 창업주가 전 재산을 판 돈 300원으로 시작한 화장품사업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현대차가 첫 독자모델 '포니'를 내놓은 데 이어 기아차를 인수하고 세계 자동차시장의 판도를 흔드는 기업으로 성장한 원
주 52시간 근무 시대가 도래했다. 하지만 저녁에도 꺼지지 않는 사무실 불빛은 여전히 남아있다. 제도는 바뀌었지만 일은 그대로다. 그 일을 해 내야하는 사람도 바뀌지 않았다. '과로 사회' 탈출의 길은 아직도 먼 것 같다. 전작 '과로 사회'로 화제를 모은 사회학자 김영선이 신간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를 냈다. 바뀐 제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여전히 '장시간 노동'에 묶일 수 밖에 없는 건 사회문화적 구조에 있다고 지적하고 해체 방안을 탐색한다. 저자는 "장시간 노동에 예속됐지만 그 사실을 자각조차 못하고 있다"고 꼬집는다. 과로가 유발하는 신체적·정신적·관계적·사회적 질병을 '시간마름병'이라고 진단하고 우리 모두 '시간마름병' 환자라고 직설한다. 상황을 더욱 악화하는 요소는 자본의 신기술이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업무 지시하고, 시공간에 묶여있지 않는 노동자는 언제든 호출된다. 두세 사람의 몫을 혼자 짊어지는 구조,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성과 장치 등으로 우리 모두는 시간
2016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텍사스주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는 “위성 데이터를 보면 17년간 뚜렷한 온난화가 없었다”고 했다. 17년 전인 1998년을 기준으로 삼은 것은 그해 엘니뇨 현상이 심해 전 세계 기온이 비정상적으로 올랐기 때문. 그해와 최근을 비교하면 지구 기온에 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미국 국립해양대기국이 전체 데이터를 보면 장기적으로 기온 상승은 명백하다. 전형적인 ‘체리피킹’(어떤 좋은 대상만을 고르는 편향적 태도) 수법이었다. “진짜 강간이라면 임신할 리 없다”는 이상한 논리로 낙태를 금지하려고 한 전 하원의원 토드 아킨도 과학계의 원성을 들어야 했다. 과학에 무지한데, 과학을 들먹이며 ‘사실’인 것처럼 호도하는 정치인들은 각양각색이다. 옛날이야기만 앵무새처럼 반복하며 공포를 확산시키는 ‘철 지난 정보 들먹이기’도 그런 사례다. GMO(유전자변형) 식품이 안전하다는 증거는 이미 수십 년간 확인된 사실인데, 알래스카 주 상원의원 리사 머카우스키는 G
미국을 쉽게 표현하면 슈퍼맨과 배트맨의 나라다. 하나는 환상이고 다른 하나는 현실적인데 두 캐릭터 모두 가짜와 진짜 구분 없이 ‘실재’로 이해할 가능성이 높은 나라라는 뜻이다. 저자가 지난 20년간 수많은 조사 결과를 분석하고 교차 검증했더니, 다른 나라에선 보이지 않는 신화와 환상, 거짓에 대한 미국인의 신뢰가 상식 이상으로 높았다. 미국인 중 3분의 2는 천사와 악마가 진짜 이 세상에서 활약 중이라고 믿고, 절반은 인격신이 지배하는 천국이 존재한다고 확신한다. 또 3분의 1은 외계인의 존재를 믿고 4분의 1은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하고 전직 대통령이 적그리스도였다고 믿는다. 이 믿음은 특정 분야가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로 퍼져있다. 망상과 착각의 확산은 이제 ‘판타지랜드’ 미국의 일상에서 허구와 탈진실의 얼굴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가령 베스트셀러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에 대해 저자는 ‘환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소로의 오두막은 도시와 30분 거
"조신하게 살림하는 남자가 최고다. 그깟 돈은 내가 벌면 된다.", "어디 아침부터 남자가 인상을 써!", "어딜 감히! 남자가 돈 쓰는 거 아니야.", "남자 목소리가 담장을 넘으면 패가망신한다는 얘기가 있어." '갓숙', '가모장숙'으로 불리는 개그우먼 김숙의 '어록'이다. 많은 여성들이 그녀에게 열광했고 김숙은 데뷔 20여 년 만에 '스타'가 됐다. '남자'→'여자'로 치환하면 가부장사회에서 여성들이 들어왔던 말들이다. 사실 김숙은 데뷔 때부터 한결 같았다. 그 때문에 선배들의 미움을 받은 적도 있다고도 했다. 세상이 그녀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데 20여년이 걸린 셈이다. TV 속 대리만족이 아닌 실제 가모장제 모계사회가 현실인 곳이 있다. 중국 변방에 있는 루구호 주변 윈난 지역에 지구상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모계사회로 알려진 부족, '모쒀족' 이야기다. 책은 싱가포르 변호사인 저자가 일을 그만두고 모쒀족과 가족을 이루고 6년 넘게 살면서 경험하고 느끼고 깨달은 것들에 대한 기
◇발밑의 혁명 도로를 내고, 논밭 위에 빌딩을 세우고, 인간은 스스로 얇디얇은 '지구의 살갗' 흙을 벗겨내왔다. 저자는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근본 원인을 흙을 마구 파헤치는 현대 문명에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유사 이래 문명을 발생시키고 인류를 먹여살려온 전통 농업에 주목한다. 세계 곳곳에서 흙의 건강을 되찾기 위해 느리지만 자연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혁신 농부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들은 토양 생물 증식시키고 잡초를 억제하고 해충을 막아낸다. 화학 비료와 흙을 파괴하는 도구를 덜 쓰는 방법으로 흙을 되돌리려는 그들의 노력이 중요한 이유는 미래 인류의 먹거리와 번영의 열쇠가 우리 발밑의 흙에 달려있기 때문이라고 역설한다. ◇민주당의 착각과 오만 미국 민주당의 40년 역사를 살핀다. 저자는 지난 미국 대선의 패배를 비롯해 오늘날 민주당이 처한 위기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핵심 지지층을 둘러싼 전략적 오판임을 책을 통해 증명한다. 선거철만 되면 ‘공화당이 아니라는 이유로 전국
'고흐는 착하고, 고갱은 악하다.' 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고흐와 고갱을 안다. 그들이 너무 달랐다는 것, 쉴 새 없이 싸웠다는 것 정도도 웬만하면 알 것이다. 그들은 왜 그렇게 싸웠을까. 고흐는 선한 사람이고, 고갱은 악한 사람이라는 평가는 정말 '맞는' 걸까. 책은 반 고흐와 폴 고갱의 공동 작업을 중심으로 동시대를 풍미했던 두 화가가 서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파헤친다. 1세대 큐레이터로 유명한 저자가 20가지 키워드를 통해 서양미술사에 강렬한 변화를 일으킨 고흐와 고갱의 관계를 새롭게 조명한다. 저자는 고흐가 착한 사람이었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리고 고갱을 '악하다'기 보다는 현실적이고 냉정한 사람이었다고 평한다. 성격도, 성장 배경도, 가치관과 예술관, 생활방식까지 모든 면에서 너무도 달랐던 두 사람이 두 달 동안 한 집에 머물며 역사적인 공동 작업을 시작하면서 충돌이 시작됐다. 고흐가 정신 분열증세를 보이고 자신의 귀를 자른 것도 이때다. 고갱은 이 사건으로 경찰 조
루쉰은 하나인데 한국과 중국, 일본 등 각국의 열혈 독자들에게 비치는 루쉰은 같고도 또 달랐다. 루쉰의 모국인 중국에서도 개혁개방 이전과 이후가 달랐고 동아시아 전체적으로는 2차 세계대전과 이전과 이후가 그랬다. 서광덕 부경대 연구교수는 ‘루쉰과 동아시아 근대’(부제 근대 루쉰을 따라가는 동아시아 사상의 여정, 산지니 펴냄)를 통해 “중국에서는 국민국가 건설 시기와 대중적 출판 시장의 형성이라는 시대상이, 동아시아 역내에서는 전통적인 학문 체계에서 근대지로의 전환이라는 지적 체계의 지각 변동이 루쉰 수용의 주요한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일본 유학 중 의학을 공부하다 서구문명에서 강조하는 ‘문명’의 실체에 접근하기 위해 도쿄대학과 간다의 서점 주변을 주유했던 루쉰의 지적인 편력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인다. 저자는 루쉰 수용을 정점으로 활기를 띠었던 1920, 30년대 동아시아 지식인 교류 현장에 주목하여, 루쉰의 비판 정신이 문화 혁명과 세계 혁명, 약소 민족의 해방이라는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