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
다양한 신간과 서평을 통해 사회, 경제, 건강, AI, 예술 등 현대인의 삶을 둘러싼 주요 이슈와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전문가의 통찰과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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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의 생활을 접고 제2의 삶을 위해 파리로 떠난 부부가 그곳에서 경험한 10년의 세월을 책으로 펴냈다. 사회학자인 남편은 낯선 땅에서 이방인으로 살며 마주한 자신의 내면을 일기로 기록했고('파리일기'), 심리학자인 아내는 프랑스에 터전을 둔 다양한 여성들의 치열한 삶을 들여다봤다('파리의 여자들'). '파리일기'의 저자는 한국과의 모든 관계를 끊고 파리로 근거지를 옮겨 은둔생활을 했다. 그에게 '은둔'은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한 부정이자 혐오에서 비롯된 선택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긍정의 출발이기도 하다. 단순히 세상을 피해 다른 곳에 숨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세상에서 추구했던 것과는 분명히 다른 차원의 삶을 지향하는 노력이기 때문이다. 평범한 일과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새로운 대상과 순간들을 세밀하게 기록한 그의 일기 곳곳에는 은둔을 통해 '변신'하고자 하는 노력이 스며들어 있다. 창작자로서 느끼는 고뇌와 열망, 새로운 정착지에서 살아내야 하는 생활인이자 가장으로서의 고통과 투
요즘 상처 받은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속으로 삭히던 상처를 밖으로 분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처를 준 사람은 찾기 힘들다. '용서가 최고의 복수'라는 말은 야속하게만 들린다. 범인(凡人)들에게 죄와 용서에 관한 종교적 진리, 철학적 성찰은 '그들이 사는 세상' 얘기다. 용서의 조건이나 가치를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수많은 감정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이들에게 어쩌면 용서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용서'라는 단어에 꼬리표처럼 붙는 '위대함', '기적' 등 수식어만 봐도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다. 이러한 높은 진입장벽(?) 때문에 진정으로 용서를 경험해 본 이는 많지 않다. 책은 영국 유명 저널리스트 마리나 칸타쿠지노가 2004년 설립한 비영리 자선단체 '용서 프로젝트'를 통해 진정한 용서를 경험한 46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학대나 폭력, 테러, 학살, 전쟁 등 물리적·정신적 외상을 입었지만 복수 대신 용서를 택한 이들이다. 아들은 죽인 소년을 용서하고, 자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세계 '명품'시장은 지난해 기준 그 규모가 1530조원에 달했다. 역대 매출 기록을 또 한번 갈아치운 수치다. 어떻게 명품은 오랜 시간 흔들리지 않고 끊임없이 진화하며 세계경제와 부를 끌어당기는 것일까. 대개 명품은 비싼 가격 탓에 사치품 혹은 재력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치부되곤 한다. 하지만 이 책은 명품을 둘러싼 전략과 혁신에 주목한다. 20개의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분석하고 이들의 공통된 성공 요인을 찾아내 제시했다. 저자는 명품을 만드는 4가지 유전자가 있다고 설명한다. △압도적인 기술 △혁신적인 디자인 △선도적인 마케팅 △보편적인 가치가 그것. 일례로, 루이비통의 가방에 달린 잠금장치는 여행용 트렁크가 강도들의 표적이 되자 열쇠 하나로 여러 자물쇠를 열 수 있는 텀블러 잠금장치를 개발한데서 시작했다. 고객의 물건을 끝까지 안전하게 보호한다는 믿음은 브랜드의 상징으로 남았다. 한편 살바토레는 누구도 주목하지 않던 구두의 장심이 발과 무릎에 충격을 줄 수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10년 뒤에도 하고 있을까. '퇴사'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현재의 직업들이 10년 뒤에, 아니 당장 5년 뒤에 사라진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시대다. 최저임금은 올라가지만 일자리는 줄어든다. 무인 편의점, 자율주행 자동차의 등장으로 계산대 점원, 택시 운전자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인공지능은 세계적인 바둑 천재들을 상대로 연승을 거뒀다. 기사도 쓰고 음악도 작곡하고 소설도 쓴다. 사람보다 더 빨리 더 잘하는 '로봇'들이 넘쳐난다. 편리한 삶을 위해 만들어낸 기술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아갈지도 모른다는 공포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인간은 아직도 명쾌한 답을 찾지 못하고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다. 미래가 두려운 이유는 예측할 수 없어서다. 행여나 내 일자리가 로봇으로 대체될까봐, 미래의 경제·사회에서 뒤처지고 소외되면 어쩌나 초조하다. 부장님이 아니라 이제 알고리즘(컴퓨터 명령체계)를 상사로 모시는 꼴이 됐다. 수십 년 전, 세상에 가
1990년대 영화 ‘시애틀의 잠 못 드는 밤’ 이후로 미국 시애틀은 젊은이들에게 운명적 사랑같은 애틋한 감성의 도시로 기억된다. 스타벅스의 고향(1호점 소재지)이라는 아우라까지 겹쳐진다. 감성의 도시 시애틀에 사람과 자연이 덧붙여진 친근한 시애틀 이야기책이 출간됐다.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황양준 편집국장과 김태엽 아시아나항공 전 시애틀지점장(현재 본사 근무)과 윤찬식 주 아르헨티나 대사관 공사(전 시애틀총영사관 영사)가 함께 내놓은 ‘시애틀 이야기’는 감성에다 여러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각자의 사색을 덧입혀 시애틀을 가족애같은 사랑의 도시로 격상시킨다. 김태엽 전 지점장은 여행 일선의 현장인 아시아나 항공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시애틀에서 주재한 경력의 소유자다. 윤찬식은 외교부에서 일하며 역시 시애틀 총영사관에서 근무한 바 있다. 한국일보 등 20여년의 언론사 재직경력을 갖고 있는 황양준 기자는 시애틀에 정착해 한국일보 시애틀지사의 편집국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의 그림 '할 수 있을 때 장미 봉오리를 모으라'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속 키팅 선생의 가르침 '카르페 디엠(오늘을 잡아라)'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말의 기원은 고대 로마 시인 호라티우스의 시다.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명화 한 점에서 시작해 1980년대 미국으로, 고대 로마에서 현재로 시공간을 넘나드는 여정이 책 한 권에 담겼다. 문학과 예술(그림)이 서로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은 공공연한 상식이지만, 그 관계를 엮어내고 풀어가는 저자의 방법이 흥미롭다. 저자는 문학에서 영감을 받아 그려진 작품뿐 아니라 작품 속에 담긴 다양한 요소들로부터 사회사, 경제사, 정치사를 이끌어 낸다. 고대 로마 시인 호라티우스에서부터 셰익스피어, 플로베르, 도스토옙스키, 보르헤스, 베케트와 브레히트에 이어 박완서까지, 그리고 예배당의 미켈란젤로가 그린 벽화에서 출발해 빅토리아 시대 화가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인상파 빈센트 반 고흐, 윌리엄 블레이크의 채색 판
◇ 죽음과 죽어감 우리는 모두 언젠가 삶이 끝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죽음은 여전히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어떻게든 피하고 조금이라도 더 늦게 그 순간과 마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차가운 병원에서 기계에 의존해 삶을 연명하다 더 외롭고 비인간적인 죽음으로 인생을 마감한다.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인 저자는 부정, 고립, 분노, 협상, 우울, 수용으로 죽음의 5단계를 정립했다. 그는 죽음과 죽어감을 대하는 우리의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죽음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오늘이 마지막인 듯 인생을 충실히 살다가 마지막은 인간적으로 마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 이 방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 누구나 '지혜'를 얻고 싶어 한다. 시련에 봉착했을 때 분노하거나 좌절하는 사람과 달리 현명하게 상황을 풀어가는 사람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사회심리학의 대가인 저자들은 평균적인 인간의 생각과 감정, 행동에 대한 심리학적 연구 결과를 토대로 그 해답을 찾아간다. 교통사고로 하반신
1930년대 전 세계를 강타한 대공황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그 직전 해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주식시장의 대폭락 때문이었다거나 자본주의 체제의 필연적 산물이라는 설명이 있지만 저자는 그 어느 한 가지 이유만으로 대공황을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한다. 제1차 세계대전 후 국가들 간의 배상과 전채 문제부터 1920년대 경기 확장, 상품 가격 하락, 세계적인 디플레이션 현상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풀어가야 할 정치 지도자들은 경제적으로 무지했으며 자국 이기주의만 쫓았다. 영국과 미국, 프랑스, 독일을 둘러싼 상대국에 대한 불신과 반복은 상황을 악화시켰으며 대공황의 장기화를 초래했다. 이 책은 대공황 전후 정치, 경제, 사회, 정서적 요인을 모두 아우르며 당시 역사를 종합적으로 조망하고 있다. 튤립투기, 대공황 등 각 시대 금융위기를 통렬하게 분석한 역저 '광기, 패닉, 붕괴'를 쓰기도 했던 저자의 연륜이 배어있는 통찰을 통해 복잡하게 얽혀있는 세계사의 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공자는 나이 40세를 가리켜 '불혹'이라고 했다.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지 않는 상태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과연 정말 그럴까. 직장에서 어느 정도 지위에 오르고 결혼 후 아이를 낳아 기르며 안정된 삶을 꾸리는 듯 보이지만 이 시대 많은 40대들은 방황하고 있다. 신체의 변화는 물론 삶의 의욕과 의미를 상실하고 분노와 불안으로 마음이 어지럽다. 세상의 방황하는 모든 40대를 위한 책이 나왔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며 다독이고, 헬조선을 향한 분노를 함께 토로해주는 10~30대를 위한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중년을 위한 책이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반가운 일이다. 저자는 마흔이 되면서 겪는 삶의 혼란은 그동안 진정한 자신에게서 멀어진 채 살아온 탓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 시기를 '중간항로'에 빗대어 표현한다. 중간항로란 아프리카 서해안과 서인도제도를 연결하는 횡단 항로로, 아프리카 노예들을 아메리카 대륙으로 싣고 가는 바닷길이었다. 중년에 이토록 끔찍한 이름을 붙
'삼한사미'의 계절이다. 일주일 중 3일은 한파 때문에, 4일은 미세먼지로 고통받는 겨울이다. 과거 우리나라의 겨울은 일주일 중 3일은 춥고 4일은 따뜻한 '삼한사온'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계절이었다. 기술 고도화로 우리 생활 방식은 편리해졌지만, 마스크 없이는 밖에 나가기 무서울 정도로 오염된 자연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 이는 몇이나 될까. 자연 속을 거닐며 현장 연구를 이어온 생물학계의 두 노학자의 저서들을 읽어보면 인간 외의 생명에 관심을 기울일 '의무'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일생을 각각 개미와 달팽이 연구에 심취해온 에드워드 윌슨과 권오길이 그 주인공이다. 각자의 저서 '지구의 절반'과 '생명의 이름'은 제목은 다르지만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생명의 귀함과 지속 가능한 공존을 당부하는 메시지는 같다. '지구의 절반'의 저자는 사회 생물학의 창시자이자 퓰리처 상 2회 수상자다. 인문학과 자연과학 사이의 통섭을 제창한 인물. 저자는 책 제목 그대로
이게 나라냐. 온라인 기사 댓글이나 메신저 대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이다. 2015년 말부터 탄핵 정국을 계기로 이 말이 등장하는 횟수는 급증했다. 국가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의심하고 또 의심하는 지경까지 왔다. 10년 전 '88만원 세대'라는 책으로 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줬던 우석훈 박사가 신작을 냈다. 이번에는 국가가 우리에게 어떤 '사기'를 치는지, 국가라는 이름에 가려진 진실은 무엇인지, 이런 시대에 우리가 진정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점검해야할 것은 무언인지 직설한다.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게 문제인 서민들에게 가장 큰 화두는 단연 '최저임금'이다. 정부는 사상 최대 인상폭으로 최저임금을 높였다. 그런데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모두 울상이다. 일본, 미국, 독일도 최저임금을 많이 올리는 추세다. 특히 최저임금제가 없던 독일이 이를 전격 도입한 건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저자는 독일이 살기 좋아져서가 아니라 최저 임금을 법으로 정해놓아
마거릿 대처는 이류 국가로 전락했다는 위기감에서 출현한 영국 수상이었다. 그녀는 ‘강력한 대영제국의 부활’이라는 단순하고 강력한 비전을 제시하며 주목받는 정치인으로 발돋움했다. 그녀의 정치는 간단하고 명료했다. 자신을 따르는 편과 따르지 않는 편을 확실히 갈라 자신의 원칙을 흔들림 없이 고수했다. 그녀의 주장에 호불호는 있었으나, 신뢰감이 떨어진 건 아니었다. 가난한 식료품 가게 딸로 태어나 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한 자수성가한 삶에서 느껴진 신뢰감은 그녀의 장기집권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었다.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은 마거릿 대처와 대조되는 능력의 소유자였다. 우리 편, 상대편을 가르지 않는 친화력은 그의 가장 큰 정치적 무기였다. 클린턴은 이 친화력이 정치적 수사나 연기가 아님을 현장에서 곧잘 증명해 보였다. 청중이 필요로 하는 것과 청중에게 해야 할 말을 알아채서 그들을 만족 시키는 데 목표를 두며 거의 모든 사안에서 자신과 타자를 동일화하기 일쑤였다. 마음이 다른 이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