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
다양한 신간과 서평을 통해 사회, 경제, 건강, AI, 예술 등 현대인의 삶을 둘러싼 주요 이슈와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전문가의 통찰과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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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이 파리의 어느 식당에서 모자를 잃어버린다. 옆자리에서 식사하던 회계사가 그 모자를 주워 쓰고 다니며 상승한 자신감으로 회의에서 적극적인 의견을 펼친다. 승진까지 하게 된 어느 날, 회계사는 기차에 모자를 두고 내린다.’(‘프랑스 대통령의 모자’-앙투안 로랭 지음) ‘구직난을 뚫고 한 젊은 여자가 향수 가게 판매원으로 취직한다. 그곳에선 판매 외에도 남성 고객을 위해 별도의 서비스를 해야 한다. 여자는 점점 자신에게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느낀다. 점점 찌는 살, 붉고 거칠어지는 살갗, 예민해지는 후각…’(‘암퇘지’-마리 다리외세크 지음) 프랑스의 가장 무거운 작가들이 일상성과 가벼움을 주제로 한 중편 소설을 냈다. ‘블루 컬렉션’이라는 제목의 이 시리즈는 모두 8권으로, 무거운 주제의식에서 탈피해 ‘말랑말랑하게’ 읽기 좋은 소설들로 구성됐다. 유쾌한 사회적 코미디(‘프랑스 대통령의 모자’)부터 현대인의 절망적 삶을 날카롭게 해부한 소설(‘투쟁 영역의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가 장기간 계속되면서 가치가 떨어진 돈은 주가나 부동산 같은 투자자 물건에 쏠린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화폐 가치가 하락하면 소비자 물건값이 올라야 하는데, 지금 세계 경제 흐름에서 소비자 물가는 바닥을 헤매고 있다. 돈이 투자 자산으로 몰린다는 얘기다. ‘저물가-고성장 골디락스(이상적인 경제상황)’ 초기에 진입하면서 바야흐로 ‘부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부는 곧 인플레이션과 이음동의어다. 한국도 2000년대 들어 더 이상 살인적인 물가 파동과 만나지 않는다. 특히 최근 10년은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낮은 물가가 지속했다. 양적완화 정책에도 움직이지 않던 인플레이션이 이제 상승 기미를 보이고 있다. 연 인플레이션을 720% 기록한 베네수엘라, 1일 인플레이션 207% 기록하며 15시간마다 2배씩 물가가 올랐던 헝가리 등이 대표적 피해국이다. 인플레이션은 빈털터리가 된 후에야 비로소 그 위력을 깨닫는다. 독일의 스타 경제학자인 저자는 “인플레이션이
'매일같이 폼클렌징으로 세수를 하고 샴푸로 머리를 감고 스프레이를 뿌린다. 플라스틱 용기에 과일을 포장해 먹고 일회용 컵에 담긴 테이크아웃 커피는 기본이다.' 영양학권위자이자 의사인 저자는 현대인에게 평범한 일상 속 삶을 위협하는 독소가 가득하다고 지적한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 발암물질 함유 생리대, 살충제 계란까지 화학물질로 인한 위협은 더 이상 안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듯하다. 매년 생산되는 합성 화학물질의 양은 수백 톤에 이른다. 화학물질은 다른 화학물질과 결합하며 독성을 띠게 되고, 우리 몸은 화학물질과 오래 접촉하면 건강에 심각한 해를 입게 된다. 대표적인 화학물질은 바로 환경호르몬, 식품첨가물, 살충제다. 껌, 인스턴트 수프, 퓌레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에 주로 첨가되는 식품 첨가물은 내분기계를 교란하고 암을 유발한다. 또 식품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알루미늄은 내벽을 손상해 장에 염증을 일으킨다. 알루미늄은 조린 과일과 베이킹 파우더, 식용 색소에 들어 있다
사람들은 ‘천재’에 열광한다. 방송프로그램들은 ‘00천재’ ‘00신동’이라는 말로 특정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이들을 찾아 띄워주기 바쁘고 인기 있는 연예인에겐 ‘얼굴 천재’ ‘몸매 천재’라는 말까지 붙는다. 당신의 자녀를 천재 혹은 신동으로 만들어주겠다며 ‘베이비 아인슈타인’ ‘베이비 모차르트’라는 문구를 내 건 교육관련 광고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천재를 향한 열광은 현대에 생겨난 새로운 흐름은 아니다. 그 역사는 고대부터 시작한다. 고대에는 ‘인간과 동행하면서 인간을 신성한 존재에게 연결하는 존재’ ‘수호신’을 뜻하는 용어 '게니우스(Genius)'가 있었다. 18세기 들어 ‘특별한 창조력이나 통찰력을 지닌 개별 존재’를 일컫는 ‘천재’ 개념이 등장했다. ‘천재’의 의미는 시대마다 필요에 따라 다르게 또는 같게 소구되면서도 그 강력한 힘은 늘 유지됐다. 저명한 비평가 헤럴드 블룸은 “이례적인 능력을 지닌 초월적 존재에 대한 우리의 바람은 인류가 공통적으로 간직해 온 유
지난 겨울 광화문을 달군 촛불의 대척점엔 대한문 앞 일명 '태극기 부대'가 있었다. 탄핵 열기로 전국이 뜨거웠던 때 등장한 이들 집회에선 심심치 않게 찬송가와 '할렐루야'라는 외침이 울려 퍼졌다. 보수 개신교계가 현실 정치의 한복판으로 들어와 다시 전국민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계기다. 책은 2017년의 한국 개신교의 문제를 비판적 시각에서 분석한다. 비리와 추문 그리고 종교인 과세 논란을 거치며 비판 받고 있는 교계의 현실을 담담히 인정한다. 저자들은 마르틴 루터의 95개조 반박문 게시로 촉발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이 시간의 역사를 돌아보고 여기서 오늘날 문제의 뿌리를 찾는다. 흘러온 길을 따라오며 문제를 차분히 찾아가는 방식이다. 종교개혁 사건과 이후 500년 역사를 전하며 현재의 한국 개신교가 겹쳐 보인다. 일견 우리와 무관해 보이는 종교개혁 이후 500년사를 책의 절반을 할애해 전한 뒤 저자들은 한국 개신교의 역사 그리고 현재로 다가선다. 오늘날 개신교계의 문제에 불만을
◇ 커버링 '커버링'이란 사회적으로 낙인찍힌 존재들이 자기의 낙인이 두드러져 보이지 않도록 신경 쓰는 과정을 의미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성별, 국적, 성적 지향, 종교 등의 이유로 인간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합의에 도달한 듯 보이지만 여전히 대다수 사람들은 주류 정체성을 강요하고, 소수자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대신 주류에 속하기 위해 애쓴다. 일본의 법학자이자 동성애자이면서 이민자 가정의 자녀인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반영해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폭력, '커버링'의 실체를 폭로한다. ◇ 가족의 굴레 어린 시절 부모에게서 받은 영향은 개인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향후 성장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는 애초 자신의 부모와 맺었던 관계의 모습과 닮아간다. 저자는 심리학자로 일하면서 다양한 상처를 가진 이들을 만나온 경험을 토대로, 개인을 옥죄는 굴레로서의 가족의 존재를 인지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가족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 자신
"20세기에 권위주의 통치를 경험한 한국의 국민들은 과도한 권력을 가진 리더의 위험을 잘 알고 있다…한국에서는 국민에게 책임지지 않는 독재에 비해 민주주의가 가진 많은 장점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한국어판 서문) '강한 리더라는 신화'는 '트럼프의 미국', '푸틴의 러시아', '시진핑의 중국' 등 전 세계적인 '강한 리더' 열풍에 경종을 울린다. 2007년 유럽 13개국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오늘날 국가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리더라면 그가 민주주의의 붕괴를 가져온다 하더라도 지지할 만하다'라는 진술에 8개국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이 동의했다. 영국의 대표 현대 정치학자인 브라운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는 20세기 이래로 전 세계에 출현한 리더들을 분석하고 이들을 다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이 중 성공적인 리더의 유형을 새로운 '중도'를 정의하는 '재정의형 리더'와 경제나 정치 체제를 바꿔놓는 '변혁적 리더'로 정의한다. 스페인 전 총리인 아돌포 수아레스는
바야흐로 '독서정치'의 시대가 돌아왔다. 지난 5월, 국민인수위원회는 대통령 서재에 들어갈 책 580권을 추천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에게 '82년생 김지영'을 선물했다. 대통령이 추천하거나 휴가 때 읽은 책은 서점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독서정치가 새 정부의 전유물은 아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장서가 3만 권에 달했으며, 청와대 입주 당시 트럭 20대 분량의 책을 옮겼다는 일화가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하자 '리더십 비서관'이라는 직무를 만들고 국내외 도서, 칼럼, 논문 등을 읽고 요약하는 업무를 맡겼다. 이 책은 촛불혁명 1주년을 맞아 '위민'(爲民·국민을 위하다)이 아닌 '여민'(與民·국민과 함께하다) 독서를 강조한다. 말 그대로 대통령과 국민이 함께하는 독서다. 저자는 "정치가 곧 통치인 시대를 마감하고 토론과 공론, 여론에 바탕을 둔 일상적 민주주의의 시대로 나아가려면 지도자도, 국민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
한동안 소중한 친구를 만나지 않은 적이 있다. 내 얼굴만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 이야기만 온종일 했기 때문이다. 처음엔 흥미롭게 들었지만, 점점 지쳐갔다. 같은 일이 석 달쯤 반복되자 나는 이제 친구에게 선약이 있다고 '선의의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다. 친구가 겪은 '짝사랑'은 아주 지독했다. 제3자인 내가 보기엔 분명 그 남자는 친구에게 마음이 있는 것 같진 않았는데, 친구는 그가 하는 아주 작은 행동에도 의미를 부여하며 기어코 짝사랑을 이어갔다. 고백하지 않으니 딱히 상황이 나아질 리도 만무했다. 친구는 닥쳐올 결과가 두려운 것 같았다. 그는 "이걸 보면 날 좋아하는 것 같아"라고 했다가 몇 초 뒤엔 "왜 메신저 답장이 오지 않지. 다른 여자에게 관심이 있는 것 같아"라며 혼자만의 상상 속에 갇혀 있었다. 친구를 만나지 않은지 몇 달 뒤, 드디어 친구는 그 남자에게 고백했다며 내게 안부를 전했다. 결과는 예상대로. 친구는 그 남자에게 '뻥'차였다. 그럼에도 얼굴이 한결 편안
"빚 10억. 마흔이 넘은 나이에 빚더미에 앉았다. '실패한 사업가'가 됐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무일푼으로 인생 2막을 새롭게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2년간 할 수 있는 모든 준비와 공부는 다 했다." 유럽 10개국 700여 개의 매장, 연 매출 5000억이라는 고속 성장을 이룬 다국적 기업 켈리델리(KellyDeli) 창업자 켈리최 회장이 창업 성공 스토리를 담은 책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를 출간했다. 첫 사업의 실패로 빚더미에 앉았던 최 회장이 다시 일어설 수 있던 원동력은 '엄마'였다. 실패에 괴로워하던 어느 날 문득 '엄마라면 내가 스스로의 삶에 만족하며 살기를 바랄 거'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러자 2년 만에 삶에 열정이 생기면서 어떻게든 인생 2막을 시작하자고 결심했다. 최 회장은 '대형 마트에 입점한 매장에서 쇼 비즈니스 형태로 즉석에서 초밥 도시락을 만들어 파는 사업'을 준비하기로 결정했다. 그때부터 2년 동안 마트 직원보다도 더 자주 마트로 출근하며 시장 조
페리클레스는 그리스 아테네의 가장 위대한 지도자였다. 미국의 링컨처럼 자신의 명민한 정치력을 고귀한 이상에 대한 깊은 열정과 결합하는 법을 안 것이다. 지배자라기보다 진정한 지도자에 가까웠던 그는 주변 사람들이 천재성을 발휘하도록 배려의 능력까지 겸비했지만, 시대와 화해하지 못했다. 그의 정당한 순수성에 분개한 시민들은 그가 창조한 아름다움을 보지 못했고, 그의 탁월함을 불편해했다. 그는 결국 그의 성공을 시기한 천박한 시민들에게 공격당했다. 1961년 4월 미국이 감행한 ‘피그스만 침공’은 실패했다. 1961년 미국이 훈련한 1400명의 쿠바 망명자들이 미군의 도움을 받아 쿠바 남부를 공격하다 실패한 이 사건은 집단 맹신 때문에 위험한 행동을 감행한 최악의 사례로 남아있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합리적인지 알지만 인간은 왜 어리석은 판단을 멈추지 못하는 걸까. 지구상에서 가장 번창한 로마가 한순간 무너진 이유를 이해하면서도 ‘팍스 아메리카나’(미국 주도의 세계 평화) 시대에
동토의 땅으로 주로 그려져왔던 러시아에 인간의 열정과 감성을 녹여온 공영희 작가가 소설집 '모스크바 루비얀카 4.8번지'를 냈다. 표제작인 중편소설 '루비얀카 4.8번지'에는 한반도에서 만주와 중앙아시아로 떠돌던 우리 유민들의 삶과 그 후손들의 삶이 그려져 있는데 1860년대 후반부터 1937년 스탈린 시대, 한반도와 러시아가 배경이다. 다소 생경한 제목 ‘루비얀카 4.8번지’는 이 소설의 숨은 주인공인 ‘장 막심’이 죽은 감옥으로 고통과 극복의 대상지다. 이주민들이 옮겨간 땅으로 연해주와 강제이주지인 중앙아시아를 표상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1937년은 구 러시아인 소련 국민들에게는 ‘혁명 20주년’과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5번’이 발표된 열광의 해였지만 또다른 이들에게는 불행의 해였다. 통치자인 스탈린이 1937년에 야심차게 시행한 고려인 이주정책은 연해주에서 부지런하고 성실한 삶을 살았던 이들을 하루아침에 들어본 적도 알지도 못 하는 곳으로 내몰았다. 그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