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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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결국 드러나기 마련이지만 시간이 얼마간 지난 후에야 밝혀지는 경우가 많다. 과거 더불어민주당 정부에서 도입됐다가 폐지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성공한 '여론 동원 정치'로서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 보였다.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철학을 지향하는 온라인 게시판은 30일 동안 20만명 이상 추천한 청원엔 정부 및 청와대 책임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온 억울하거나 선정적인 이야깃거리는 줄곧 언론보도의 대상이 돼 큰 화제가 됐고 보도의 대상이 되는 순간 다시 청원에 동의하는 시민이 늘어나는 순환의 고리를 갖기도 했다. 그러나 20만명 이상 요건을 채운 베스트 청원게시글을 현시점에서 다시 일별해보면 이 '게시판 정치'의 문제를 명백히 보여준다. 2021년 6월에 베스트 청원글로 선정된 글들을 살펴보면 이런 글들이 발견된다. '한강 실종 대학생 고 ×××군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 '반국가, 반민족적 판결을 내린 ××× 판사의 탄핵을 요구합니다'
우리 농담 가운데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못 참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배 아프다는 이야기는 여러 의미가 있겠지만 여기서는 사촌이 땅을 사는 경우 배가 아프다는 맥락일 것이다. 타인이 잘되자 두려움이나 불안감으로부터 생겨나는 것이 시기와 질투라고 한다. 원래 남이 잘되면 기뻐하고 축하해야 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복통이 생기는 것은 의학적으로 봐도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줘 근육이 위축돼서라고 한다. 그러나 배가 아픈 또 다른 이유로 어머니들이 가끔 이야기하시는 '배 아파서 낳은 자식'이라는 것도 있다. 나는 그 고통을 모르지만 가장 귀한 자식이 세상에 나오려면 어머니의 배가 그렇게까지 아파야 하는가 보다. 이를 통상적으로 '산고'(産苦)라고 이야기한다. 표현만으로도 엄청난 고통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러한 고통을 견딜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세상에 내어놓으려니 그것을 참고 견뎠을 것이다. 아무튼 시기와 질투든, 산고의 고통이든 배가 아픈 이유는 천차만별이다. 배 아픈
주식과 기술에 관심이 있다면 FAANG(팡)이란 용어는 들어봤을 것이다. 연원을 추적하면 2013년 9월 미국 경제채널 CNBC에서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이니셜을 딴 FANG이 처음 언급됐다. 이후 2015년 월가에서 당시 시가총액 1위 애플을 추가해 FAANG이라고 불렀다. 9년이 지난 지금 FAANG은 옛말이 됐다. 미국에서는 인터넷기업 트위터, 구글, 애플 아이폰, 페이스북을 묶어 TGIF라 불렀고 미국을 위협하는 경제대국 중국에서도 빅테크들이 두각을 나타내자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를 가리키는 BAT(바트)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 2019년 미국 빅테크가 그래도 견고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주식시장은 선두 네 기업에 주목했다. 애플과 애플에 이어 시총 1조달러를 돌파한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그리고 구글이었고 이니셜을 따 MAGA(Microsoft, Amazon, Google, Apple·마가)라 불렀다. 이후 FAANG에 포함된 페이스북, 넷플릭
2011년 11월 그리스 아테네로 출장을 가게 됐다. 당시 재정위기 상황에 있던 그리스 정부가 KOTRA 아테네무역관과 함께 10여곳의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그리스 공기업 민영화 및 국유자산 투자포럼을 개최했다. 당시 산업은행 해외 M&A팀장이었던 나는 포럼 참가단의 일원으로 그리스를 방문했다. 영국에서 비즈니스 석사과정을 다닌 덕분에 유럽이 낯설지 않았으나 그리스는 처음이었다. 출장준비를 하면서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조각상들이 전시돼 있을 아테네박물관과 포세이돈 신전이 있는 지중해에서 일몰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떴다. 당시는 서울에서 아테네 직항노선이 없었다. 아테네로 환승하려고 프랑크푸르트공항 대합실에서 기다리다가 우연히 한화그룹 독일 현지법인에서 일하는 대학교 후배를 만났다. 그 후배도 그리스 민영화 및 투자포럼에 참석하고자 나와 같은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후배 덕분에 아테네국제공항에서 숙소인 시내 호텔까지 한화그룹 아테네 현지법인장의 차를 얻어 탈 수
요새 '삼체'라는 OTT 드라마를 보고 있다. 첨단 문명을 보유한 외계인이 지구 점령을 위해 접근하고 이를 과학자들이 힘을 모아 막아내려고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이다. 드라마의 주된 배경은 영국인데,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맹활약을 보이는 과학자들이 다국적군이다. 백인 영국인도 있지만, 흑인, 중국계, 심지어 영주권 없이 취업비자만 가지고 있는 이민자도 있다. 물론, OTT 드라마가 전 세계에 배급될테니 다양한 국적의 배우들을 캐스팅하는게 흥행을 고려했을 때 유리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러한 일이 생긴다 하더라도 최소한 '지구수비대'격이 될 과학자 그룹은 드라마처럼 다국적으로 구성될 것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영국은 일찍부터 우수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왔다. 예전에는 석박사 학위를 마치면 이후 2년간 추가비자 없이 취업할 수 있는 PSW(Post Study Work) 비자를 운영했었고, 이후 고급 기술인력 이민 비자 프로그램(Tier1 - Except
스타트업 입장에서 VC 투자유치는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특히 투자거절을 당할 때가 가장 고통스럽다. 하지만 이런 거절에 대처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혹은 반대로 스타트업의 사업이 너무나도 잘 진행돼 여러 투자사가 서로 투자하고 싶어 할 때는 투자사의 투자제안을 거절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도 거절하는 방식과 태도 역시 중요하다. 거절당하는 것은 언제나 괴로운 일이다. 특히 투자와 같이 큰돈이 걸려 있고 스타트업같이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시는 분들의 경우 투자거절을 받게 되면 자신의 인생이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거절받는 입장에서 (속은 쓰리겠지만) 프로페셔널하게 대응해야 다른 기회를 모색해볼 수 있다. 반대로 거절할 때도 잘못된 방식으로 하게 되면 다음 기회가 없을뿐더러 상대방에게 큰 상처를 남기고 시장에서 평판도 나빠진다. VC로부터 투자를 거절당했다면 "검토해주신 것에 감사드리며 피드백받은 부분을 잘 반영해 다음 기회에 더 나은 모습으로 찾아뵙겠다" 정도로
한국과 일본은 복잡미묘한 관계지만 경제적으로 밀접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국이 추격형 경제성장 모델로 상당기간 일본 경제의 뒤를 좇았다는 점, 양국 모두 제조강국으로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는 점, 반도체·디스플레이·모바일 등에서 한국이 일본을 앞선 이후에도 소재, 부품, 장비 등 산업적 연관성은 줄어들지 않았다는 점 등에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스타트업 생태계와 디지털경제 영역에서 두 나라는 경쟁도 협력도 의외로 부족했다. 소프트뱅크가 쿠팡, 야놀자를 포함한 한국 스타트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것과 일본의 국민 메신저 라인과 웹툰 시장을 한국 기업이 만든 것처럼 인상적인 대목이 있지만 서로의 관심에 비해 성과가 크다고 할 순 없다. 우리 스타트업들은 꾸준히 일본 시장에 진출했지만 성공사례는 아직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스타트업분야에서 두 나라의 적극적인 협력 분위기가 조성된다. 지난해 한일 정상의 만남에서 스타트업분야 협력을 약속
RE100, 즉 재생에너지 100% 사용 캠페인은 기업이 자사 공장가동에 사용하는 전력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공급되는 기자재의 생산과정에서도 전적으로 재생에너지만 사용할 것을 요구한다. 이 때문에 재생에너지 주창자들은 애플 같은 세계 굴지의 기업이 자사에 반도체를 납품하는 삼성전자에 RE100을 요구할 것이므로 재생에너지 발전이 더딘 우리나라에서 삼성전자가 낭패를 볼 것이라고 주장한다. 심지어 반도체 제조용 노광장비를 독점납품하는 네덜란드 ASML이 슈퍼 을로서 장비 수요자에게 RE100을 요구하므로 삼성전자가 곤란을 겪을 것이라는 주장도 한다. 이 주장이 사실일 수 없음은 반도체 강국인 우리나라, 대만, 일본의 무탄소 전력 실정을 살펴보면 확인할 수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TSMC 보유국인 대만은 2022년 석탄과 가스를 포함한 화력발전 비중이 84%다. 무탄소 전력은 16%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무탄소 전력비중은 각각 32%, 37%로 3국 중
다음달에 가족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예전에는 여행을 떠날 때마다 여행지를 검색하고 최적의 코스를 계획하느라 머리가 아팠으나 챗GPT의 등장과 함께 머리 아플 일이 대부분 사라졌다. 멋진 여행계획이 도출되도록 프롬프트만 작성하면 된다. 하지만 AI도 만능은 아닌지라 가끔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여행일정을 제안한다. AI가 학습하는 기본 데이터가 오염됐기 때문이다. AI가 제공하는 놀라운 편리의 이면에 정보의 진실성을 따져봐야 하는 새로운 불편이 시작된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블록체인과 AI의 협업이 중요하다. 블록체인은 안전한 데이터 저장과 투명한 거래기록을 제공하는 탈중앙화한 거래기술이고 AI는 데이터 분석과 패턴인식을 통해 인간의 학습과 의사결정을 모방하는 기술이다. 두 기술의 협력은 다양한 영역에서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첫째, 블록체인 기술은 데이터의 신뢰성과 보안을 강화한다. 블록체인은 분산원장을 통해 데이터의 변조나 위조를 방지하고 모든 참여자가 거래내역을
최근 개봉한 전쟁영화나 드라마에서는 군인들이 카메라를 켜고 어두운 곳에서 적을 탐지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이때 활용하는 기술이 적외선 영상센서다. 2차 대전 이후 급속히 발전한 항공기, 미사일을 추적하기 위해 개발한 기술이지만 지금은 의료, 자동차, 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하고 있다. 적외선이란 파장이 0.7㎛ 이상의 빛을 의미하는 용어로 빛이 다양한 물질로 구성된 대기를 통과할 때 흡수와 산란 등에 의해 특정한 파장 대역인 대기 투과창만을 투과해 우리의 눈이나 일반카메라로는 볼 수 없다. 적외선 영상센서 기술에선 이 대기 투과창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적외선 투과창(파장대역 3~5㎛)과 원적외선 투과창(8~14㎛) 등을 이용해 눈에는 보이지 않는 물체의 온도 분포를 감지하고 이를 영상화함으로써 다양한 군사, 위성, 민간 분야에서 활용하고 있다. 초기의 군사용 적외선 영상센서는 비행기·미사일 엔진의 높은 열을 감지하고 이를 추적하거나, 야간에 철책선 및 해안선 감시와
길을 지나가면서 어느 날 보니 새로운 요양병원이 생겼는데 전에는 결혼식장 건물이었다. 요즘 새로 생기는 병원은 대부분 요양병원이어서 노령화를 새삼 느끼고 있다. 예전에는 병원에서 치료받다 소생 가능성이 없어 임종을 해야 할 때는 퇴원하고 집으로 모셨다. 문화적으로 집 밖에서 죽음을 맞는 것을 객사라 해서 안 좋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문화적 현상 때문에 불과 1990년대까지만 해도 병원 인턴이 하는 중요한 일의 하나가 소생 가능성이 없는 분을 집으로 모시는 것이었다. 상태가 안 좋아 운명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도 집에 도착할 때까지는 어떻게 해서라도 살려 집에서 운명하시게 했다. 하지만 집에서 임종하거나 특히 집에서 초상을 치르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 됐다. 요즘은 요양병원에서 지내다 운명하는 분도 점차 늘어나는데 집안에 연로한 어른이 계시는 경우 좋은 요양병원을 미리 알아보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도 막연히 병원이라고 하면 병을 치료하는 곳이라고만 생각한다. 이제 병원의 역할은
인류의 생활을 편리하게 바꿔놓은 플라스틱은 우리가 사용 중인 대부분 제품에 활용된다. 가볍고 단단한 플라스틱의 발명으로 우리는 일상제품부터 첨단제품까지 원하는 형태의 물건을 저렴하게 만들 수 있게 됐지만 플라스틱 폐기물의 홍수와 씨름한다. OECD가 2022년 발표한 '글로벌 플라스틱 전망'(Global Plastics Outlook)에 따르면 전 세계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2019년 3억5300만톤에서 2060년 10억1400만톤으로 약 3배 증가하나 재활용률은 17% 수준(2060년)에 머물 전망이다. 이로 인해 자연환경, 인류의 건강, 세계경제 등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플라스틱 오염의 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고조된다. 2022년 개최된 제5차 유엔환경총회에서 국제사회는 '범지구적 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을 2024년 12월까지 성안키로 합의하고 정부간 협상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올해 11월 우리나라에서 마지막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가 열리며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