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
세상을 보는 새로운 창이 열립니다. 음악과 문화, 책이야기 등 부드러운 이야기로 세상을 들여다 봅니다.
총 1,231 건
미국 시애틀에 많은 놀이터와 유치원은 아마존이 지은 것이다. 육아를 쉽게 해서 직원들에게 안정감을 주면서 일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하는 차원이지만 분명한 배려다. 또한 아침을 거르고 오는 직원이 많아서 바나나를 가득 실은 마차를 회사 앞 곳곳에 배치하고 '프리 바나나'(Free Banana)를 운영한 것을 시작으로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누구나 가져갈 수 있도록 했는데 이 또한 시민에 대한 배려다. '셰프'의 꿈을 꾸거나 레스토랑에 관심이 있는 젊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제 몇 개 식당을 운영하면서 손수 가르치고, 실제 경험하도록 운영하는데 꿈 많은 청소년에 대한 배려다. 아마존이 잘하는 것은 물론 이뿐만이 아니다. 4조원에 달하는 비용을 들여 야생 식물원('더 스피어스')을 주민들도 쉼의 장소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 것 또한 비싼 배려라고 할 수 있다. 아마존은 기술적으로 사람들을 편하게 해주고 기업의 가치가 2조달러 정도니까 사회에 2조달러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줬고, 지난해
지난달 27일 서울시 교육플랫폼 '서울런' 서비스가 시작했다. 서울런은 서울에 거주하는 저소득층과 학교 밖 청소년, 다문화가정 청소년이 무료로 사교육업체와 연계해 교과·비교과 온라인학습 콘텐츠를 무제한 이용하고 멘토링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정치권과 교육단체가 갓 시작한 서울런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 사업이 교육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국가기관이 사교육업체의 콘텐츠를 그대로 쓰는 순간 사교육을 조장해 공공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분들의 주장은 이렇다. 첫째, 이미 EBS가 있고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이 있는데 '중복투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사교육업체와 연관된 서울런이 굳이 필요하냐는 것이다. 이런 문제제기에 필자는 종종 "사람들이 보건소의 시설이 훌륭하다고 대학병원에 안 가겠는가"라는 말로 답하곤 한다. 둘째, 자기주도학습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에게 대체로 온라인수업 효과가 크지 않은데 이번 대상자들도 그런 학생이 많지 않겠느냐는 우려다.
얼마 전 오랜만에 미국 바이오텍 기업 테라노스와 관련된 소식을 다시 들었다. 2015년 테라노스의 기술에 대한 문제가 처음 제기되고 2018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금융사기 혐의로 기소된 후 이제야 재판이 시작됐다는 소식이다. 사실 워낙 큰 사건이고 이슈도 많이 된 내용이겠지만 요약하자면 테라노스는 스탠퍼드대 화학과를 2년 다니다 중퇴한 엘리자베스 홈즈가 피 한 방울로 200개 이상 질병을 진단하는 랩온어칩 기반의 기술을 개발했고 '에디슨'이라고 명명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며 기업가치 10조원에 달하는 회사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이것이 거짓이라는 증거들이 나오면서 2018년 회사는 청산됐고 엘리자베스 홈즈 및 2명의 경영진이 사기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다. 테라노스는 몇 차례에 걸쳐 투자자들로부터 약 90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받았고 폐업 직전에는 1000억원의 대출을 받기까지 했는데 모두 가치가 없어진 것은 물론이다. 수소전기트럭 제조회사이자 상장회사인 미국의 니콜라도
이번 칼럼은 머니투데이 8월 17일자 '바이오텍 글로벌 인재 경영을 위하여' 후속편으로 전편에 던진 화두에 대한 몇 가지 활용방안입니다.[편집자주] 다양성이 없으면 혁신신약은 탄생하기 어렵다. 첫째, 혁신신약의 아이디어부터 상품화까지 오랜 시간과 개발비가 들지만 함께 중요한 요소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오랜기간 협업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필연적으로 서로 다른 분야는 다른 시각, 다른 업무방식 그리고 다른 성향을 가지게 한다. 종종 초기 신약발굴을 하는 분들은 다양한 그리고 자유로운 시도들을 미덕으로 여기며 '가벼운 마음'으로 이것저것 시도하지만 본격적인 개발단계 (첫 관문은 전임상 개발)로 가면 해당 분야 종사자들은 규제기관이 요구하는 형식과 내용의 자료들을 요구하면서 조금 더 엄격하고 심사숙고하는 업무행태를 띠게 된다. 임상으로 가면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시험이기에 좀 더 보수적이고 엄격한 접근법을 요하면서 동시에 '윤리'라는 새로운 관점이 들어오게 된다. 이 시점에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올해보다 8.3% 늘린 604조4000억원으로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2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감안하면 5000억원 줄어든 규모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의 4대 투자중점으로 경제회복과 글로벌 강국, 포용적 회복과 지역균형 발전, 미래형 경제구조 대전환, 국민보호 강화와 삶의 질 제고를 제시했다. 내년 예산은 문재인정부 5년의 국정 성과를 완성하고 코로나19로부터 완전한 회복과 새로운 도약을 견인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주요 사업을 보면 반값등록금과 아동수당 확대 등 양극화 해소 예산이 83조4000억원으로 눈에 띈다. 청년희망사다리 23조5000억원, 한국판 뉴딜 33조7000억원, 탄소중립 11조9000억원도 정부의 국정철학을 뒷받침한다. 분야별로는 교육(16.8%) 환경(12.4%) R&D(연구·개발, 8.8%) 보건·복지·고용(8.5%) 분야의 증가율이 총예산 증가율보다 높다. 특히 R&D 예산(29조8000억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올해 4차 산업혁명 핵심과제인 AI(인공지능) 융합분야에 407억원을 지원하는 것을 필두로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AI 실현 3대 전략 및 10대 실행과제를 지난 5월 수립·추진 중이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필수 기술로서 AI를 집중육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분야별 융합의 필요성은 상대적으로 간과되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다. AI를 의학분야에 탑재해 가장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대표적이다. 필자는 의과대학에서 의예과를 수료한 후 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의학과 공학은 고등학교 과정에서 볼 때 같은 자연계지만 필자의 경험과 동문들의 활동을 지켜본 결과 두 분야의 학문적 분위기와 경제활동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의사들은 환자를 대면하고 서비스를 공급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제구조인 반면 엔지니어들은 주로 컴퓨터와 일하며 재화를 창출하는 경제활동을 한다. 의학은 치료방법의 임상적 유효성 검증에 초점을 맞추는
대한민국 IT(정보기술)산업의 성과는 20년여년 전 초고속통신망 인프라 구축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IT뿐 아니라 게임산업, 유통산업에서도 인프라 구축은 매우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기 위한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에서도 인프라 구축은 매우 중요하다. 거기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어떤 경우에도 가장 중요한 인적 인프라는 일단 논외로 하자.)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1977개 바이오 중소·벤처기업이 있다고 하며 그 후에도 지속적으로 바이오기업 창업이 뒤따랐으니 지금은 2000개 훨씬 넘는 바이오기업이 활동할 것이다. 정부는 지금도 창업을 독려하고 한편으론 다양한 벤처펀드가 결성돼 창업 벤처투자는 매달 기록을 경신한다. 대학이나 병원, 판교나 송도, 대전에서 많은 기업이 창업하고 ,일부는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하고, 일부는 민간건물에서 사무실과 연구실을 임대해 야심차게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창업했다고, 경영진이 구성되고 직원을 고
미군이 물러가고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근본주의를 신봉하는 탈레반의 잔악성은 악명이 높다. 그들은 여성의 교육을 금지할 뿐 아니라 아예 집 밖에 못 나가게 할 정도로 극심한 차별을 일삼았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문화유산인 바미얀석불을 하루아침에 폭파하는 등 다른 종교를 극단적으로 배격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들의 눈 밖에 나면 언제 어떻게 목숨이 날아갈지 모른다. 부르카를 쓰지 않고 외출한 여성을 총살하는가 하면 이전 정부에서 일한 경찰청장을 무자비하게 처형했다. 우리는 2007년 샘물교회 자원봉사자를 납치하고 참혹하게 살해한 사건을 통해 이들이 얼마나 포악한지 익히 알고 있다. 우리 정부는 대사관 철수를 결정한 뒤 마지막 교민까지 무사히 아프가니스탄을 떠날 수 있도록 도왔다. 마침 극장에선 1991년 소말리아 내전을 피해 모가디슈를 탈출하는 실감나는 이야기가 상영되고 있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평행이론처럼 반복됐다. 그렇게 끝날 줄 알았던
안타깝게도 오토바이 배달기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이미 확장일로에 있던 배송시장은 코로나19 등장에 따른 이동제한, 비대면 수요증가로 급성장했다.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 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오토바이 사고는 2016년 1만3076건, 2017년 1만3730건, 2018년 1만5032건에서 2019년 1만8467건, 2020년 1만8280건으로 급증했고, 사망자는 각각 438명, 406명, 410명, 422명, 439명으로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택배, 우편, 음식 등 배달원 취업자 수도 39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기 34만9000명 대비 11.7%나 급증했다. 사고가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되는 대목이다. 시장규모 확대, 배달플랫폼업체들의 배송시간 경쟁압박에 따른 무리한 운전, 배달기사 급증에 따른 미숙운전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가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관련부처 합동으로 2017년 9월
헤어질 때 우리는 "다음에 보자"고 인사한다. 매일 만나는 동료에게는 "내일 보자"고 한다. 영어로는 '시 유 투모로우'(See you tomorrow)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다음에 보자고 인사한다. 프랑스어로는 '오르부아르'(Au revoir), 중국어로는 '짜이찌엔'이다. 도대체 언제 다시 보자는 건가. 내일, 모레 아니면 한 달 뒤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미래 어느 날 다시 보자는 기약이다. 인간은 도대체 언제부터 내일 보자는 인사를 하기 시작했을까. 말이나 글이 만들어지기 이전, 원시사회에서도 인간은 같이 사냥하거나 열매를 따고 헤어질 때 날이 밝으면 여기서 다시 만나자는 의사를 주고받으며 무언의 약속을 했을 것이다. 정말 내일 다시 만나게 될지, 같이 사냥을 가게 될지 알 수 없지만 말이다. 내일 보자고 약속한 사람이 오늘 죽으면 영원히 볼 수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내일을 말하고 미래를 약속한다. 내일과 미래를 말하는 동물은 우주를 통틀어 인간밖에 없다. 철학자이자
어느 가을밤, 도나우강이 가로지르는 오스트리아 도시 린츠는 안톤 브루크너 교향곡으로 도심 전체가 뒤덮였다. 콘서트홀에서 시작된 음악은 강변에 놓인 거대 스피커를 통해 강을 따라 흘렀고, 동시에 라디오 전파를 타고 도심 구석까지 전달됐다. 미리 공지된 내용에 따라 시민들은 창을 열고 창가에 라디오를 켜 두었다. 택시운전사들은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고 차창을 내린 채 차를 운행했다. 도심 곳곳이 거대한 사운드 소스가 됐고, 모든 시민은 '클라우드 오브 사운드'(Cloud of Sound)라는 퍼포먼스의 참여자가 됐다. 1979년 9월의 일이었다. 예술적 상상력에 더해 당시 동원 가능한 기술을 끌어모아 시민들의 참여 속에 완성된 이벤트다. 이를 계기로 '아르스 일렉트로니카'(Ars Electronica)가 설립됐다. 40여년이 지난 지금도 매년 9월이면 세계 각지로부터 창의적인 행동가들과 10만여명의 참여자가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에 모인다. 미래로 한발 나아가기 위한 혁신기업들의
올여름은 청각적으로 유난히 괴로웠다. 굳이 따지자면 사달의 원인은 코로나19(COVID-19)였다. 거리두기로 다들 '집콕'을 반쯤 강요당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은 그들의 보금자리로 향하기 시작했다. 인테리어 사업이 뜬금없는 성수기를 누린다더니 우리 아파트에도 전면적인 내부공사를 시작한 이웃이 등장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 방 에어컨이 노화를 견디지 못하고 사망했다. 코로나19에도 온갖 잡무로 밖으로 싸돌아다닐 수밖에 없었던 에어컨의 주인은 수리할 타이밍을 놓치고 매일 밤 절망하며 창문을 열어놓고 잠을 청했다. 이웃의 공사는 생각보다 스케일이 컸다. 이른 아침부터 요란한 드릴소리, 무엇인가 때려부수는 굉음, 인부들의 고함소리가 창문 너머로 쳐들어와 열대야에 허덕이며 새벽에야 간신히 선잠이 든 나를 깨웠다. 소음에 놀란 외래품종 매미들마저 우악스러운 비명을 질러대며 경쟁에 참여했다. 어느 날은 불가항력으로 눈뜬 김에 시차 때문에 연락을 놓친 유럽 친구와 오랜만에 전화통화를 했다.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