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진칼럼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자 금융·기업법 전문가인 김화진 교수가 국내외 경제, 금융, 기업, 사회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통찰력 있는 시각으로 전달하는 코너 입니다.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자 금융·기업법 전문가인 김화진 교수가 국내외 경제, 금융, 기업, 사회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통찰력 있는 시각으로 전달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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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GM 이사회는 2023년 6월에 개최될 정기 주주총회에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얀 티헤(Jan Tighe)를 추천했다. 여성 후보인 티헤는 미 해군 제독(3성) 출신이다. 총 34년을 해군에 복무한 티헤는 정보전 담당 해군 작전 부국장과 66대 해군 정보국장을 역임했고 이전에는 제10함대 사령관을 지냈다. GM의 메리 바라 회장은 미래의 GM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이노베이션을 가속화하면서 고객에게 더 나은 주행 경험을 제공하고 회사는 더 효율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티헤 제독의 사이버보안과 정보시스템 전문성이 GM의 EV와 AV를 위시한 소프트웨어 제어 차량 개발과 '3 제로', 즉 사고 제로, 유해물질 제로, 교통체증 제로의 실현에 중요한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 티헤는 현재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화학회사 헌츠맨, 사이버보안회사 아이언넷, 손해보험회사 프로그레시브 4개 회사의 사외이사이기도 하다. 프로그레시브에서는 올해 퇴임할 것이기 때문에 GM에 취임해도 4개 기
UBS가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수한다. 스위스 금융의 양대 산맥이 하나로 합쳐진다. 향후의 상황이 엄중한 탓인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UBS를 이끌었던 세르지오 에르모티 회장이 컴백해서 다시 UBS 회장을 맡는다. 이탈리아계인 에르모티는 대학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경영자로 유명한 인물이다. 열다섯 살 때 루가노의 한 은행에서 견습생으로 경력을 시작했다. 나중에 옥스퍼드대에서 AMP를 수료했다. 메릴린치 중역을 거쳐 UBS 회장이 되었다. UBS를 떠난 후에는 스위스리 이사회 의장으로 있었다. 이탈리아 명품기업 에르메네질도 제냐그룹 사외이사이기도 하다. UBS는 1862년에 빈터투어은행으로 출발했다. 빈터투어는 취리히 북동쪽에 있는 도시다. 19세기 스위스의 중요 산업도시였다. 빈터투어은행이 1912년에 토겐부르거은행과 합병해서 UBS가 탄생했다. 1934년에 유명한 스위스 은행비밀법이 제정되었고 덕분에 UBS는 스위스의 다른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급속히 성장했다. UBS의
2023년은 국내외에서 ESG경영과 투자가 본격적으로 구체화되는 해가 될 것이다. 몇 년 전부터 도입되고 차근차근 정립되어 온 ESG가 이제 제도와 실무에 안정적으로 편입되어 효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기업과 투자회사들은 ESG에 잘 적응했고 새 전략의 정비를 마쳤다. 그러나 동시에 이른바 안티 ESG 움직임도 본격화될 것이다. 특히 'E'다. 사회(S)와 지배구조(G) 측면은 오래전부터 광범위한 공감을 얻어왔고 딱히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환경친화경영은 지속적인 논란거리다. 워런 버핏은 처음부터 ESG를 터무니없다고 말해왔고 ESG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 한다. ESG의 원조 블랙록의 래리 핑크와 신경전을 계속하고 있다. 일부 버크셔해서웨이 투자자들은 ESG로 버핏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ESG가 정치적 논쟁 대상이 된 지 오래다. 보수 정치인들은 ESG경영과 ESG투자를 경원시한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 같은 기업인들이 가세한다. 머스크는 ESG를 일종의 '사기
뉴욕의 CBS 빌딩에 자리잡고 있는 로펌 왁텔(Wachtell, Lipton, Rosen & Katz)의 마틴 립턴(Martin Lipton, 91) 변호사는 별명이 '경영권 방어의 학장'(Dean of Takeover Defense)이다. 전성기에 미국 대기업 경영자들은 회사가 공격을 받으면 가장 먼저 립턴 변호사에게 전화를 연결했다. 1979년에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아멕스)가 사업다각화를 위해 유서 깊은 출판사 맥그로-힐(McGraw-Hill)을 적대적으로 인수하려 했다. 8억3000만달러로 당시 가장 큰 딜 중 하나였다. 그러자 맥그로 회장은 약속도 없이 왁텔로 달려가 립턴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당시 립턴은 일이 너무 많아 수임할 수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그러자 맥그로 회장은 립턴이 평생 잊을 수 없는 말을 했다고 한다. "내가 우리 집안에서 4대째 회사를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내가 회사를 맡아 있을 때 회사가 남의 손에 넘어간다는 생각은 견디기 힘듭니다." 립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마지막 골을 넣어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확정시킨 선수는 연장전에 교체투입된 곤살로 몬티엘이다. 그런데 몬티엘은 골을 차 넣고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을 확정 지은 순간 환호하면서 달리거나 하지 않고 그냥 눈물을 훔쳤다. 감격한 탓도 있었겠지만 안도 때문이었을 것이다. 중남미에서는 축구가 거의 종교다.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는 1969년에 월드컵 예선을 기화로 전쟁까지 치렀다. 선수들은 중요한 경기에서의 실수가 생명의 위험으로까지 이어진다는 것을 잘 안다. 몬티엘은 아르헨티나가 3:2로 우승을 눈앞에 두었던 연장 후반에 공이 날아와 부딪힌 핸들링으로 프랑스팀 음바페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양 팀의 승부는 3:3 원점으로 돌아가 결국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콜롬비아 대표팀 선수가 자책골을 넣었다는 이유로 살해당한 사건이 떠올랐다. 몬티엘이 카타르 월드컵 마지막 골을 성공시켜 악몽은 깨끗이 사라지고 승리를 축하할 수 있게 되
이제 본격적으로 삐걱거리는 유럽연합(EU)은 단순화시켜 말하면 독일형 나라와 이탈리아형 나라를 공동운명체로 억지로 묶은 것이다. 어중간하고 양쪽 속성을 같이 가진 프랑스가 있고 "유럽에 간다"고 말하는 습관이 있는 영국인들이 거기 합세했다가 2020년에 떨어져 나갔다. 우리가 보기에 한 유럽이지만 유럽은 크게 알프스산맥 남북으로 나뉜다. 북쪽은 우리가 전형적으로 생각하는 유럽이다. 춥고 좀 딱딱하고 매사 원칙 중심에 말끔하다. 남쪽인 지중해 연안은 온난하고 유연하고 자유롭고 여유만만하다. 남쪽은 역사적으로 중동, 아프리카와도 교류가 깊고 종교적으로도 다양한 사회다. 경제 측면에서 북쪽은 산업사회고 남쪽은 교역사회다. 물건 가격은 정가로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는 곳과 흥정과 에누리가 필수라고 생각하는 문화적 차이로 이어진다. 문제는 남북간 생산력 격차 때문에 남쪽이 서서히 북쪽의 채무자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EU의 틀 안에 있기 때문에 북쪽은 채권자 입장을 반영해 남쪽의 재정에 간섭할
중국에서 정부 비판 시위를 취재하던 영국 BBC 기자가 구금, 폭행당하고 영국 총리가 "국제 교역의 증대가 중국의 사회적, 정치적 개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순진했다"고까지 공개적으로 말하는 지경이 되었다. 과거 부도덕한 상인들이 중국 사람들에게 아편을 팔고 여왕 폐하의 함대가 군함을 끌고 가 대신 수금을 해주던 나라의 총리가 할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옛날 이야기라고 치고, 중국에 대한 서방의 시각을 잘 요약해 주었다. 그런데 서방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와는 무관하게 지금과 같은 중국은 1인을 정점으로 하는 권위주의 정치체제가 운영하는 데는 무리다. 강력한 방역 대책을 집행하는 것은 좋은데 신장과 같은 지방의 봉쇄된 건물에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까지 중앙정부에서 마련해 시행할 수는 없다. 대원칙하에서 지방과 현장에서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 그러나 서슬이 퍼런 권위주의 체제하에서는 공무원들에게 최소한의 유연성도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미국 생활을 해
지구상 가장 작은 나라를 열거할 때 주로 면적을 기준으로 한다. 1제곱킬로미터가 채 안 되는 바티칸이 1위다. 인구도 510명이다. 2위는 모나코인데 면적은 바티칸의 2배지만 인구는 3만6000명 정도다. 그런데 사실은 바티칸보다 더 작은 나라가 있다. 몰타기사단이다. 구호기사단 또는 병원기사단이라고도 한다. 2013년에 900주년을 기념했다. 영토가 아예 없기 때문에 순위에 나오지 않는다. 인구는 단 3명. 그러나 엄연한 국제법상 주권국가이고 112개국과 외교관계도 유지하며 여권과 화폐, 우표를 발행한다. 바티칸의 스위스 근위대보다 작은 규모의 군대도 있다. 국제법 교과서에도 국제법 주체성을 설명할 때 바티칸과 나란히 등장한다. 영토가 없어서 로마의 스페인계단 가까운 곳에 있는 빌딩에 정부청사가 있다. 이 건물은 1630년 이래 기사단의 재산인데 물론 치외법권지역이다. 기사단은 국민은 3명이지만 세 계급으로 나뉘는 단원(기사로 불린다)이 1만3500명, 직원과 자원봉사자가 약 15
한 연구에 의하면 자동차는 5%만 운행에 사용되고 나머지 95%의 시간 동안은 주차되어 있다. 우리 눈에 보이는 저 많은 차보다 19배 많은 차가 어딘가에 서 있다. 따라서 도로보다 주차장이 더 많이 활용되는 셈이다. 미국 전역의 주차장을 다 합하면 매사추세츠주 면적과 같다. 미국 대도시 지표면은 면적 기준으로 주차가 단일 용도 중 가장 큰 비중으로 사용된다. 도심은 더 심하다. 운전자가 자신의 차에서 멀어지기 싫어하는 심리도 한몫한다. 따라서 도심에서의 주차관리와 행정에는 큰 비용이 수반된다. 주차장 건설과 유지 비용, 그리고 그에 따라 토지와 건물이 다른 용도에 사용되지 못하는 기회비용이다. 환경부담도 크다. 비용 일부는 물론 사용자 부담이다. 미국에서만 연 100억 달러 정도의 주차비가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다. 세계에서 주차비가 가장 비싼 뉴욕시에서는 2시간 주차에 약 35달러를 내야 한다. 도쿄는 12달러 수준이다. 이조차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시간제한이 많이 사용되고 가차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단 세 번을 제외하고는 득표율 80% 이상으로 당선된 18선 하원의원이다. 1940년생이니 올해 82세다. 47세 때 늦게 정계에 입문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버니 샌더스 같은 인물들을 필두로 민주당 의원들의 진보성향이 점점 강해지는 상황에서 중도 균형자 역할을 한다. 그러나 2019년 하원의 트럼프 탄핵을 이끌어낸 데서 보이듯이 필요하면 단호한 인물이다. 지난 주 펠로시 의장이 방한했을 때 공항 의전과 대통령이 만나지 않은 것을 두고 논의와 해석이 분분하다. 주로 외교적인 이유가 변수가 되었다고들 풀이한다. 이는 보는 이의 시각과 국제관계에 대한 입장에 따라 다르게 평가될 수 있어서 사실 정답이 없다. 그런데 세간에서는 펠로시가 통상적인 '권력'이 없는 입법부의 의원이고, 또 상원이 아닌 하원의 의장이라고 해서 대통령, 부통령만큼 중요치는 않은 인사로 보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미국 연방하원은 2년 임기 435인의 의원으로 구성된다. 연방상원은 6년
국내 한 상장회사에 신규 투자를 검토하는 글로벌 투자자가 투자 여부와 규모를 결정하는 데는 여러 가지 고려사항이 있을 것이다. 투자를 늘리거나 철수를 결정할 때도 마찬가지인데 그중 하나가 기업지배구조와 컴플라이언스다. 회사가 투명한 경영 구조를 갖추고 있고 준법경영 이념에 맞는 효과적인 내부통제시스템을 갖추고 있는가. 그런데 수십개국에 투자하는 글로벌 기관으로서는 각 투자대상 회사의 준법경영시스템을 일일이 평가하기가 어렵고 비용이 막대하다. 각 나라별로 관련 법률과 실무가 상이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사업 내용을 인정받은 기업이라 해도 투자할 수가 없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장애가 발생하면 해당 기업의 본국은 물론이고 글로벌 자본시장의 발전이 저해된다. 국제무역에 사용되는 컨테이너의 크기가 나라별로 제각각이라면 해상운송의 효율이 떨어지고 비용이 높아진다. 그래서 국제 표준규격이 정해져 있다. 정보통신기술의 경우도 마찬가지고 거의 모든 공업생산품
현재 시가총액 기준 20대 기업 이사회 전체를 통틀어 한국계가 아닌 외국인 사외이사는 단 두 사람이 있다. 국내 대기업들은 사업을 고도로 국제화하면서 이제 외국인 임원들을 많이 보유한다. 외국인 주주 비율도 높다. 그러나 해외 기업들에 비하면 이사회 국제화는 미진하다. 외국인 사내이사는 현대자동차에 유일하다. 삼성전자에는 외국인 사외이사가 없고, 삼성물산에 한 사람, 현대모비스에 한 사람 있는 정도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초까지 외국인 사외이사가 두사람이었다. 가장 외국인 비율이 높았던 회사다. 사외이사제도 도입 초창기에 한 은행에서 해외에 있는 외국인 대학교수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그러나 사외이사가 필요로 하는 정보와 자료가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고 요즘처럼 화상회의가 편리한 것도 아니었다. 회의 통역도 어려워 회사와는 물론 이사들간에도 소통에 문제가 컸다. 그 사외이사는 오래 재임하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지리적 측면에서 국제적 활동에 큰 불편이 없는 유럽 기업들의 이사회는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