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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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4년 6월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서 열린 테슬라모터스 연례주주총회장. 주주들 앞에 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연료전지(Fuel Cell)는 바보전지(Fool Cell)"라고 조롱했다. "수소차 시대는 오지 않는다"고 장담했다.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얻고, 이를 다시 압축해 운송하고, 필요한 곳에서 촉매·공기와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사이클이 과도하게 복잡하고 무엇보다 비싸다는 걸 이유로 들었다. 인프라 구축에도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다. 이후 머스크의 테슬라는 승승장구했다. 전 세계가 기후변화 대응과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에 주목하면서 세계적 완성차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손쉽게 진입이 가능한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 사이 머스크는 세계적인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테슬라는 토요타나 제너럴모터스를 제치고 글로벌 자동차기업 시가총액 1위 기업에 올랐다. #2. 2013년 2월 26일 현대자동차는 울산 수소연료전지차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 21층엔 그룹 회장실이 있다. 넓은 21층 공간의 거의 절반이 회장실이다. 회장실 바깥 문을 열고 들어가면 또 방이 나온다. 딸린 부속실 등을 합하면 작은 회사 하나 정도는 입주할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된다. 사풍대로 특별한 인테리어랄것도 없이 담백하고 소박하다. 넓다고 탓할 이유도 없다. 회장실의 규모와 기능은 현대차그룹 위상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품질순위(JD파워 신차품질조사 기준) 30위권으로 바닥을 기던 현대차는 이제 없다. 품질과 판매량 면에서 글로벌 톱을 다투는 현대기아차로 우뚝섰다. 회장실은 이 현대기아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괄하는 경영의 정수다. 회장실 얘기를 장황하게 하는 이유는 이 회장실이 지난 5년여간 거의 비어있었기 때문이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건강문제 등으로 비정기적으로 출근하다가 최근 몇년간은 거의 출근하지 않고 자택에서 업무했다. 그룹을 대신 이끈 정의선 회장은 건재한 부친을 두고 앞서가는 행동을 할 인물이 아니다. 당연히 '
남자화장실은 문이 활짝 열려 있는 경우가 많다. 쇠줄을 걸어 닫을 수 없게 열어 둔 곳도 있다. 남자 소변기는 오픈형이라 문이 열려 있으면 밖에서 은밀한 신체부위를 우연히라도 볼 수 있는 상황이 생긴다. 여자화장실은 두 번의 문을 통과해야 변기가 있다. 그런데 남자들은 열린 문을 통해 보일 수 있는 노출된 상태에서 소변을 봐야하는 경우가 많다. 남자들이 ‘노출증’ 환자들이어서일까. 여자들의 오해도 깊다. 칠칠치 못한 남자들이 화장실 문을 열어 둔다고 착각하는 여자들이 적지 않다. 오해 마시라. 화장실 이용하는 남자들이 문을 열어 두는 건 아니다. 오랫동안 명확한 답을 얻을 순 없었지만 문을 열어 두는 건 대개 청소를 담당한 분이거나 시설관리자들이란 건 알 수 있었다. “남자화장실은 원래 열어 두는 거”라며 이유를 대지 않고 현상을 말한 이들도 있었지만, 그들 중 일부는 ‘환기’를 이유로 댔다. 그렇다면 여자화장실은 환기가 필요 없을까. 그렇진 않을 것이다. 여자화장실은 항상 닫아
보통사람이라면 일찌감치 일자리를 잃고 형사처벌까지 감수해야 할 행위들이 의사라는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을 받아온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국민적 공분이 커지고 있다.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알려진 내용만 보더라도 간호조무사에 대리수술을 747번 시킨 의사가 고작 자격정지 4개월의 행정처분만 받았고, 음주 상태로 의료행위를 한 의사는 지난해 5명이나 적발됐지만 1개월 남짓의 자격정지에 그쳤다. 대중이 인지하는 솜방망이 처벌 사례는 차고 넘친다. 가수 신해철은 간단한 복강경 수술로 세상을 떠났지만 집도의는 유죄가 나기까지 의료활동을 이어갔다. 병원 이름을 바꾸고 진료행위를 하다 소문이 나자 외국인 환자 병원을 개원해 진료를 계속했다. 그 사이 외국인 한 명이 이 의사에게 복막염 수술을 받다 또 사망했다. 이 의사는 법정 구속되기까지 다른 병원의 페이닥터로 일했다. 수면내시경 과정에서 환자를 성추행 한 의사 사례도 잊을만하면 나온다. 이런 경우에 대비해 휴대전화로 음성녹음을 해야 한다는 웃픈
금융혁신론자들은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빅테크를 ‘메기’에 비유한다. 메기로부터 살아남으려는 정어리떼의 몸부림이 이들을 강하게 만들고 수족관 전체를 건강하게 한다는 메기효과를 빅테크로부터 기대한다. 그런데 메기가 그물을 치고 정어리를 길들이면서 생사 여탈권을 쥐면 얘기가 달라진다. 원래 목적은 온 데 간 데 없고 정어리떼는 축 늘어진 채 메기의 처분을 기다리는 신세가 된다. 네이버 등 플랫폼의 금융업 진출에 대한 우려는 이 연장선상에 있다. 플랫폼과 손잡지 않으면 고객들로부터 선택 받지 못하고, 플랫폼에 합류하자니 훗날 기생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할 운명을 두려워한다. 그 근거 중 하나가 얼마 전 드러나기도 했다. 네이버쇼핑이 자사 입점 업체 상품을 잘 보이게끔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 267억원을 부과한 것이다. 네이버가 플랫폼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불공정행위를 했다는 얘기다. 네이버가 은밀하게 계약 상인들을 지원했다는 건 타 오픈마켓을 차별했다는 말이 된다
# 1. 1998년 4월 재정경제부 차관 정덕구는 40억 달러 규모 외국환평형기금(외평채) 발행에 성공했다. 금리가 대략 5%대였는데 석 달 전 외채협상(1월) 금리를 7%대에 타결한 이후 금리 하향 기조를 만들어낸 것이다. 정덕구는 두 가지를 성공하지 못한다면 뉴욕 허드슨강에 빠져 죽을 각오였다고 나중에 술회했다. 빅딜 성사로 한국은 외채 헤어컷(원금삭감)을 않는 대신 국내시장 저금리를 주장해 IMF(국제통화기금)에 관철시켰다. 3.5%에 570억 달러를 꿔주고 구조조정과 개방정책을 과하게 요구하던 IMF는 신인도가 올라가던 한국 정부를 더 이상 압박할 수 없었다. 당시 재경부가 만약 일주일만 더 외평채 발행을 주저했다면 대우만이 아니라 삼성이나 현대차도 사라졌을 수 있다. 일주일 후에 러시아가 모라토리엄(지불유예)을 선언하면서 국제 채권시장이 붕괴됐기 때문이다. # 2. 정반대 사례도 있다. 2007년 미국에서 베어스턴스가 사라지고, 월가에 위기설이 불거지면서 한국에서도 다시 외
#“고생이 많다” 야당 출입기자가 된 후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듣는 말이다. 앞에 ‘그런 사람들 틈에서’가 생략된 일종의 위로다. 그런 사람들의 이미지는 비상식적, 수구적, 불통, 혐오감 등이 뒤섞인 무엇이다. 한마디로 일반 국민의 정서와 동 떨어진 ‘꼰대’같다는 얘기다. 왠지 억울해 대신 변명도 한다. 합리적인 사람들도 많고 진심 나라를 생각하는 의원들도 상당하다고 사례까지 들어가며 설명도 해본다. 쉽사리 설득은 안된다.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 국민의힘으로 넘어오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듯도 하다. 그러나 아직 요원하다. 초유의 탄핵 사태를 당한 지 3년이 훌쩍 넘었지만 지지자를 부끄럽게 만드는 비호감의 덫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나지 못했다. 이미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건 언행이다. 말 한마디에 다른 성과가 묻혀버린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하면서부터 언행을 조심하라고 거듭 강조한 것도 지독한 비호감을 끊어내는 첫걸음이라고 판단해서다. 물론 당사자들은 억울해 한다. 야당의 프
대한민국이 또 둘로 갈라졌다.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47) 사건을 놓고서다. 진보진영에선 ‘A씨의 자진 월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속한 사과’ 등을 거론하며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를 감싼다. 반면 보수진영은 ‘국민 생명을 지키지 못한 무능한 정부’, ‘문 대통령의 47시간 의혹’ 등을 내세우며 공세를 펼친다. 지난 25일 북한이 보내온 사과통지문이 공개된 이후 우리 군과 북측의 입장차가 확인되면서, 각 진영에서 이번 사건을 보는 방식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사건의 실체는 미궁속으로 빠져드는데, 진보와 보수 양 극단에 놓인 ‘타락한 진영의식’의 세 대결만 커지는 모양새다. 사실 이번 사건은 의문 투성이다. 실종신고(21일)가 접수된지 거의 일주일이 지났지만, A씨가 차가운 바다(북한측 영해)에서 북한 군의 총에 맞아 처참히 살해됐다는 것 외엔 정확히 밝혀진 게 없다. 청와대와 국방부 등이 사건 발생부터 대응 상황 등을 시간대별로 자세히 설명했다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검찰이 자신을 기소하자 "이제 검찰의 시간은 끝나고 법원의 시간이 시작됐다"며 재판에서 무죄를 밝히겠다고 자신했다. 검찰이 막강한 ‘수사권력’으로 조 전 장관을 피고인으로 세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검찰의 수사는 결코 진실이 될 수 없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1심에서라도 무죄 판결을 받으면 조 전 장관의 ‘정치적 복권’도 성공할 것이란 섣부른 기대도 나왔다. 검찰개혁의 십자가를 지고 ‘검찰쿠데타’ 세력에 의해 무고하게 희생된 ‘피해호소인’으로서 말이다. 1년이 지나 법정에 선 조 전 장관은 ‘법원의 시간’에서도 좀처럼 부활을 선언하지 못하고 있다. 비공개로 이뤄지기 때문에 시시비비를 따지기 힘들었던 검찰 수사와 달리 재판은 모든 과정에 공개로 진행된다. 조 전 장관은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 증언대에 서서 “증언을 거부하겠다”며 무죄를 입증할 진실을 외치기보다는 사안의 실체를 모호하게 가져가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코로나 악재’까지 겹치면
‘은행에 대한 빅테크의 공습’은 이제 ‘빅테크에 대한 은행의 줄서기’로 다시 정리돼야 할 것 같다. 하나·씨티·SC제일·BNK경남·부산은행 등 5곳이 카카오페이에 대출상품을 노출해 온 데 이어 지난 11일 우리은행이 가세했다. 카카오톡·카카오페이에 우리은행 대출상품을 진열하기로 한 것이다. 이런 서비스를 하기 위해 은행들은 카카오페이를 ‘대출모집인’으로 등록했다. 대출모집인 한 사람(기업도 포함)은 한 개의 금융기관 대출만 알선할 수 있는 ‘일사전속’ 규제가 있다. 하지만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로부터 규제 특례를 인정받았다. 할 수만 있다면 모든 금융사들의 대출을 알선할 수록 이익이 된다. 그래서 하나둘씩 은행들을 끌어 들이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이 플랫폼에서 ‘열외’ 되는 게 손해다. 이왕 판이 이렇게 짜였다면 오히려 적극적으로 들어가서 확고히 자리를 잡는 게 ‘이기는 게임’이다. 우리은행이 단순히 대출에만 머무르지 않고 고객 맞춤 디지털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카카
지인들이 묻는다. “뉴딜 펀드에 (돈) 넣을까 말까. 소·부·장 펀드 50% 수익률 나는 거 보니 관심이 생기는데, 관제펀드라 끝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 우선 기대수익률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일반 투자자 상당수는 투자기간을 1년 이내로 산정해도 개별주식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100%에 달한다. 리스크를 안고 직접 주식을 선별해 투자하는 만큼 이른바 ‘따블’은 먹겠다는 거다. 펀드는 어떨까. 펀드가 이것저것 개별 주식을 담는 것이니 한 종목에 ‘몰빵(집중투자)’하는 것만큼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투자 성격을 지정해 들어가니까 50%는 본다. 서두에 질문한 이처럼 소·부·장 펀드가 소위 그 정도 대박이 났으니 그쯤을 기대하고 물은 셈이다. 기대치가 50%라면 뉴딜이 결코 그 수준은 아닐 거다. 우선 이 펀드의 오리진을 따져보면 수익성보다는 당위성에 기초한 걸 알 수 있다. 상반기에 본예산을 제외하고도 1~3차 추가경정예산으로 약 59조원이 풀렸다. 정부가 돈을 풀면 ‘돈’이라는 이
"전세 품귀" 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지난 한달 간 가장 많이 나온 말이다. "전세 매물이 씨가 말랐다"는 이야기도 함께 나왔다. 대게는 임대차법 '부작용'의 증거로 해석되지만 '부작용' 인지, '긍정적' 신호인지는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임대차법으로 전월세 계약을 1회 연장할 수 있는 세입자의 권리가 생겼고 임대료 상승폭은 5%로 제한됐다. 이사를 즐기는 사람은 없다. 세입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살던 곳에서 쭉 살기를 희망한다. 과거엔 집주인 요구를 들어줄 수 없거나 조건에 맞지 않으면 내쫓기듯 이사를 갔던 세입자들이 지금부터는 계약 갱신 하는 사례가 늘 것이고, 자연스럽게 시장에선 전세 매물도 줄 것이다. 시장 매물은 줄겠지만 매물을 찾는 수요자도 함께 줄기 때문에 '매물 감소'는 부작용이 아닌 당연한 귀결인 셈이다. "월세전환 가속화" 이 역시 임대차법 부작용으로 자주 거론된다. 전셋값을 4년간 못 올리는 집주인들이 아예 월세로 전환할 것이란 추정이다. 이는 설득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