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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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 하우절은 저서 '불변의 법칙'에서 "모든 시나리오를 남김없이 고려했다고 생각할 때 남는 것이 리스크"라고 했다. 우리 사회가 마주한 본질적 리스크는 인구 문제다. 어떤 시나리오든, 그 끝은 위기를 가리킨다. 사람들은 눈앞에 닥친 위기에는 빠르게 대응하지만 서서히 다가오는 위기에는 둔감하다. '회색 코뿔소'처럼 천천히 다가오는 위기가 문제를 더 키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구 문제는 '국가적 비상사태'로 불릴 만큼 심각하게 여겨졌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을 접한 조앤 윌리엄스 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는 머리를 부여잡고 "완전히 망했네요"라고 했다. 위기감이 커지자 정부는 인구 전담 부처 신설을 추진했다. 지난해 대통령실엔 저출생수석비서관이라는 자리를 새로 만들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인구 문제가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린 분위기다. 완전히 망한 것 같던 한국의 상황이 달라진 건 아니다. 다만 통계가 보여주는 수치상의 반등이 착시를 만들었다. 지난해 출생아수는 전년보다 8300명 늘었다. 연간 출생아수가 증가한 건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지금 정부가 돈을 정말 '화끈하게' 풀겠다고 한다. 그런데 그 돈이 실제 효과로 이어지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다. "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비공개 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의 말이다. 정부의 전례 없는 의욕에 현장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과기정통부와 기획재정부는 핵심 연구 인력을 해외에서 직접 유치하기 위한 구상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기재부는 기존 400명 규모의 계획을 '천인(千人) 계획'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며, 대규모 예산 투입을 예고했다. 과학기술계는 저출산·고령화, 의대 쏠림 현상 등으로 인한 과학기술 인재의 양적·질적 부족을 꾸준히 지적해 왔다. 이를 극복하려면 해외 핵심 인재 유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과기정통부 자료에 따르면 2023~2027년 사이 7대 신기술 분야에서 인력 수요 대비 약 35만 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 반도체·디스플레이, 첨단 바이오, 로봇, 양자 등 전략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인재 확보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마농의 샘', '까미유 끄로델', '아스테릭스' 등의 작품으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는 2012년 말 프랑스 국적을 포기하고 러시아 시민권을 얻는다. 국민배우의 국적 변경은 사회당 소속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가 현역인 니콜라 사르코지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24대 프랑스 대통령에 오르면서다. 올랑드 정부는 집권 시작과 함께 부자증세 드라이브를 걸었다. 소득세 최고세율을 종전 41%에서 75%로 올린 것이 대표적 사례다. 긴축정책을 공약으로 한 사르코지와 반대로 정부의 재정적자를 부자들 돈으로 충당하면서 경기부양과 성장을 이루겠다는 계획이었다. 대중의 비난에도 부자들은 이삿짐을 싸고 국경을 넘었다. 빠르게 성장한 벤처창업기업들도 해외 이전을 추진했다. 세수증대 효과는 정부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년차엔 오히려 세수가 줄었다. 정부가 재정확대 공약을 뒤집고 재정감축으로 선회하자 이번엔 지지자들이 등을 돌렸다. 대통령 지지율은 임기 내내 20~30%에 머무르다 정권말 4%라는 치욕적인 성적을 받았다.
#1. 1801년 3월4일 미국은 세계 최초로 선거를 통해 평화적으로 정권을 교체한 나라가 됐다. 제2대 대통령이자 연방당 소속이었던 존 애덤스는 선거에서 패하자 날이 밝기도 전에 워싱턴D.C.를 조용히 떠났다고 한다. 불과 몇 시간 뒤 민주공화당 소속의 토머스 제퍼슨이 미국의 제3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이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한 인류사적인 사건이었다. 한 정당에서 다른 정당으로 권력이 넘어가는 것은 말 그대로 '전인미답'의 길이었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정권의 이양이 당시엔 피를 흘리지 않는 혁명이었던 것이다. 뉴욕대 정치학 명예교수인 아담 쉐보르시크는 "민주주의는 정당이 선거에서 패배하는 시스템"이라고 정의했다. 하버드대 정치학 교수인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도 저서 '극단적 소수는 어떻게 다수를 지배하는가'에서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힘은 선거가 아니라 패배를 받아들이는 자세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즉 선거에서 패배하더라도 언젠가 다시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필
언제부터인지 동네마다 있던 탕후루 가게가 안보인다. 한 때 줄을 서서 기다려야 겨우 먹을 수 있던 핫도그나 대왕 카스테라도 요즘엔 줄폐업의 대명사처럼 쓰이고 있다. "선배님 대박나세요!" 전 직장 후배들의 응원이 적힌 화환을 세워두고 손님맞이에 나선 점주들의 모습이 아직 선명하다. 하지만 지금은 같은 자리에 임대문의 안내만 달랑 붙어 있다. 요식업만 그런 것이 아니다. 1년 새 아내가 다니던 미용실이 사라졌고, 아직 두세 차례 이용권이 더 남은 키즈카페도 폐업한다는 문자를 끝으로 문을 닫았다. 하루 하루가 다르게 상가에 빈 자리가 늘어간다. 국세청에 따르면 개인·법인을 포함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는 사상 최대인 100만8282명으로 집계됐다. 폐업자 신고가 100만명을 넘어선 것은 1995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이렇게 폐업한 소상공인을 돕기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과 프로그램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신용회복위원회가 운영하는 새출발기금이다. 새출발기금은 2022년 코로나19로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채무조정 제도다.
충북 괴산군의 조용주씨는 지역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열심히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로 통한다. 재난이 발생하면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하고, 제일 마지막에 나오는 자원봉사자로 유명하다고 한다. 회사에서 소방·산업 안전관리 업무를 하는 조씨는 2011년부터 14년째 괴산군 취약가구의 노후화된 '분전반'을 직접 수리하고 교체하는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분전반은 배전반에서 받은 전력을 각 부하로 분배하고 과전류·누전 등을 차단하는 장치다. 화재 발생시 차단기가 작동해 과열과 누전을 막는 역할을 하는데 시골집의 분전반은 노후화하고 낡아 작은 불이 대형 화재로 이어지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조씨가 분전반 수리 자원봉사를 시작한 배경이다. 지금까지 수리한 가구만 425곳이다. 괴산군 취약층 1500가구의 분전반을 보완하는 게 조씨의 목표다. 한유미 괴산군자원봉사센터 팀장은 "2023년 7월 폭우로 괴산댐이 붕괴 직전까지 물이 차올랐을 때도 조씨가 가장 먼저 도착해 현장을 살폈다"며 "수해 복구 당시 폭염으로 자원봉사자는 하루 4시간 이상 활동할 수 없지만 조씨는 어쩌면 저렇게까지 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하루 10시간 가량 재난 현장을 지켰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산에 있는 기계부품 제조업체 A기업은 대기업 여러 곳에 제품을 납품하는 중견 협력업체다. 이 기업은 올 하반기 신규 인력채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 경영환경이 너무 좋지 않아서다. 올 상반기 매출이 크게 줄었는데, 추가 인건비 등을 감당하기 힘들 정도다. 지난 2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이른바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으로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향후 법 시행으로 대기업들의 파업 리스크 여파가 납품 스케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에서 파업이 일어나면 납품을 못하기 때문에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한다. 노란봉투법을 우려하는 국내 중견·중소기업의 실상이다. 업계에선 이 법이 다음달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대기업들의 파업 강도가 더 강해지고, 노사 관계는 복구가 힘들 정도로 틀어지는 등 협력업체들의 피해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최근 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 조사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감지된다. 중견련이 회원사 800개를 대상으로 '2025년 하반기 중견기업 고용 전망'을 조사했는데 대내·외 경제 불안정이 지속되는 여파로 중견기업 10곳 둥 6곳(56%)은 하반기 신규 채용을 수립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제 시작입니다. " 최근 복수의 국내 기후·기상과학자들에게 폭염일수(일 최고기온이 33℃ 이상인 날 수)가 늘어나고 최고기온이 높아지는 추세가 어느 정도 이어질 것으로 보는지에 대한 답변이었다. 올해가 가장 덜 더운 여름일 거라는 대답이 모두로부터 돌아왔다. 올해 수도권에서 처음 관측된 40℃ 이상 기온(지난 8일 광명·파주, 27일 안성)이 빈번해질 거고, 당장 앞으로 몇 년간 40℃ 이상의 폭염이 더 잦아질 것이며, 10년 후엔 현재의 이례적으로 더운 날이 일상적인 여름 날씨가 될 거라 했다. 최근 10여 년간 한반도의 날씨는 이미 위기라는 경보를 여러 차례 울렸다. 한 세대 내 '최악의 폭염'이 1994년 발생한 후 역대 가장 강력한 폭염이 24년만(2018년)에 찾아왔다. 그리고 바로 6년 만인 2024년, 9월까지 긴 폭염이 이어졌다. 이어 올해는 6월부터 폭염이 시작됐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1960년대 이후 폭염일수(서울 기준)는 2018년, 2024년, 1994년, 2016년, 2023년, 2021년 순으로 많았다.
이재명 정부의 금융정책 방향은 출범 한 달 만에 선명하게 드러났다.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6억원 제한(6월27일)과 113만명 빚 탕감 정책(6월19일)을 통해서다. 수도권에서 집을 살 때 대출을 6억원으로 제한하는 규제는 그동안 한번도 써 본적이 없는 정책이었다. 부동산 시장과 민간 은행, 대출자에게 미치는 파급력은 '폭탄급'이지만 이는 법령도 시행령도, 심지어 은행권 모범규준(자율규제)도 아닌 행정지도(내부지침)에 근거한다. 복잡하게 법을 고칠 필요 없이 발표 하루만에 전격 시행이 가능했던 이유다. 연소득 1억원(DSR 40%)이 넘거나 집값 12억원(LTV 50%) 이상이면 '직격탄'을 맞았다. 은행들이 오로지 건전성만 생각한다면 이들에게 대출을 더 해주고 소득이 작은 차주의 대출을 확 조여야 한다. 이 대통령이 6·27 대책을 내놓은 금융위원회를 폭풍칭찬했지만 부동산대책에 민간 금융회사를 활용한 '관치금융' 성격이 짙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5000만원 이하, 7년 이상 연체채권의 '빚 탕감' 정책도 비슷하다.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통해 국가 간에 탄소를 실어 나를 수 있는 '바다 위 고속도로'가 뚫리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 최근 에너지 업계에서 부쩍 많이 언급되는 스토리다. 오는 10월31일부터 11월1일까지 경주에서 진행될 예정인 APEC 정상회의가 다가오면서 이를 바라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CCS(탄소포집저장) 사업을 안착시키려면 반드시 필요한 게 탄소의 국경통과 개념인데, 이를 위해 APEC을 십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CCS는 글로벌 차원에서 탄소감축을 위한 필수 사업이 되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그린 시프트' 기획을 통해 방문한 노르웨이 노던라이츠 프로젝트에서 이같은 흐름을 현장에서 생생히 확인할 수 있었다. 유럽 각지에서 포집해 모은 탄소를 선박에 싣고, 노르웨이 외이가르덴 터미널을 거쳐 북해 지하 2600m 지점에 영구 저장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 프로젝트에 노르웨이 정부와 에퀴노르·쉘·토탈에너지스 등 기업들이 '조 단위'의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위해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낙점했던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이 지명철회로 낙마했다. 자녀의 조기 유학 등 논란도 있었지만 서울대 10개 만들기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정부의 교육정책의 중심은 대학개혁에 맞춰져있다. 앞서 선임된 최은옥 차관은 정원 축소로 대학 적정 규모화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비수도권 대학 의·약·간호계열은 해당 지역인재 40%를 의무적으로 선발하도록 하기도 했다. 지역인구가 빠르게 소멸되고 있어 대학이 학생들이 지역에 정주하도록 붙잡고, 인재를 공급해야 기업이 지방으로 내려온다는 논리에는 학계도, 공무원들도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국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서울대 10개 만들면 어떻게 달라지는지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각 지역에 있는 거점 국립대에 서울대 80% 수준의 재정과 지원을 집중 투자해 이들을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대학'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매년 2000억원 규모로 10년간 공공주택 진흥기금을 2조원 마련,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고 시장 정상화라는 목표에 끝까지 집중하겠다. "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던진 말이다. 앞으로 10년간 매년 2000억 원씩 총 2조 원 규모의 '서울주택진흥기금'을 조성해 서울에 공공주택 2만5000가구(연 2500가구)를 추가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건설 사업자에 용적률 완화 등 인센티브를 주든 기존 방식에서 나아가 직접 자금을 지원해 서울 주택 공급난을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기금을 마련해 공공주택 확대를 추진하는 시도는 서울시가 처음이다. 이번 서울주택진흥기금 아이디어는 오 시장이 최근 다녀온 오스트리아 빈 출장에서 나왔다. 빈은 전체 주택의 76%가 임대주택이며, 이 중 공공임대와 진흥기금임대가 절반을 넘는다. 세계적인 공공주택 성공 모델로 꼽힌다. 빈 모델의 핵심은 공공이 민간에 저금리로 토지매입과 건설자금을 빌려주고, 민간이 이를 활용해 공공주택을 공급한 후 얻은 이익을 다시 공공주택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