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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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는 어떻게 될까요?" 요즘 기획재정부 사람 열 명을 만나면 그 중 너댓은 이런 질문을 던진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어느 후보가 차기 대권에 가까운지, 차기 정권에서 기재부를 포함한 정부의 조직 개편방향이 어떤 쪽일지 궁금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정권에서 유독 "여기가 기재부의 나라냐?"라는 비난이 많았던 탓인지 다른 부처나 공공기관보다 기재부 사람들의 관심과 걱정이 더한 듯하다. 대선 직전 공무원들의 걱정이야 늘 있어왔지만 이번 대선의 경우는 사뭇 다르다. 과거 정권 교체기에는 소위 '장차 큰 일을 할 법한' 고위공직자들이 주로 이번 걱정을 했다면, 요즘은 거의 모든 직급의 공무원들이 차기 권력의 향방에 관심을 보인다. "우리 같은 말단이야 하던 일이나 잘하면 되죠"라는 식상한 말은 잘 들리지 않는다. 차기 대권에 대한 관심 너머 공직사회의 무기력증도 보인다. 정치가 정부를 압도한 때문일까.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이런 정권은 처음인것 같다"는 하소연도 심심찮게
'대한민국의 20대 대통령은 수사기관이 결정한다' 두달여 전까지만 해도 우스갯소리로 치부되던 말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여당의 대통령 후보와 야당의 유력 대선 후보가 대형 의혹에 휩싸이면서 수사기관이 대선의 핵심이 됐다. 정치권 전체가 수사기관만 바라보며 압수수색, 소환조사 등 수사기관의 행동 하나하나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관련자의 진술은 정략적으로 선택돼 상대방을 비난하는데 사용된다. 사건을 가진 세 기관은 각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에 사활을 걸었다. 그 어느 때보다 관련자들을 빠르게 잡아들이는데 전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경찰은 화천대유에 대한 수사를 뭉갰다는 의심을 불식시키겠다며 수사에 68명을 투입했다. 고위공직자수사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입건하고 고발사주 의혹 수사에 사실상 수사력 전부를 쏟아부었다.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세 기관이지만 예민한 시기인만큼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다. 정치인, 그리고 국민들이 각자 원하는 결과가 있는
금융당국의 '느닷없는' 가계부채 관리로 아우성이 터진다. 무려 11년 기다린 하남 아파트 예비 입주자는 "잔금대출이 막혔다" 성토하고 전세 갱신을 해야하는 세입자는 전세대출이 안 나와 발을 동동 구른다. 집값이 치솟던 지난해 가계부채 관리에 손 놓았던 금융당국의 '변심' 탓이다. 올 상반기에라도 "연 6% 이상 가계대출 증가는 절대 안된다"고 했더라면, 은행이 실수요자 구분없이 대출을 중단하는 '생난리'는 나지 않았을 것이다. 근본적으론 코로나19 팬더믹(대유행) 극복을 이유로 한국은행이 초저금리를 유지하며 유동성을 푸는데만 집중한 것이 문제다. 2019년 7월 이후 한은은 금리를 네 차례 인하했다. 약 22개월간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85조원 늘어 직전 같은 기간 증가액 58조원보다 46% 폭증했다. 이 기간 집값 상승폭은 30배 뛰었다. 넘쳐나는 유동성이 주택시장으로 쏠리는 사이 전국민의 절반은 '벼락거지' 신세가 됐다. 전국민의 보유 자산 70%가 부동산에 묶여 있고, 40%
"저희 회사 내부에서도 언제든 한국 시장을 떠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최근 만난 외국계 운용사 관계자는 "더 이상 외국계 운용사들이 한국시장에 설 자리가 없다"면서 이같이 토로했다. 외국계 운용사들은 장기투자와 선진 금융상품의 '첨병'을 자처하며 2004년부터 한국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업계에선 간접투자 시장을 활성할 것이란 기대와 수입 펀드를 팔러 신시장을 개척한다는 우려가 섞여 나왔다.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은 비과세 혜택 등을 등에 업고 1조원 이상 규모의 공룡 펀드들까지 선보이며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전성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가장 먼저 수익률이 저조한 영향이 꼽힌다. 글로벌 명성(?)을 내세워 앞다퉈 국내에 진출했지만 '본업'이라 할 수 있는 해외펀드에서조차 수익률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일부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은 국내상품을 외면한 채 해외펀드를 복제해 파는 데만 치중해 눈총을 받았다.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펀드 보수 폭리도 이어졌다. 수수료가 국내
"결정된 바 없습니다." 코로나19(COVID-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이들의 다중이용시설 접근을 제한하는 이른바 백신패스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정부에서 최근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는 답변이다. 백신 패스와 관련한 어떤 질문에도 도입 여부를 포함 아직 결정된 내용이 없으니 지켜봐달란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와중에 애꿎은 국민만 편 갈라 싸우고 있다. 미접종자들은 왜 백신을 강요하냐며 페널티(벌칙)는 차별이라고 반발한다. 접종자들은 미접종자 때문에 감염 위험이 높아지는 측면이 있으니 일부 차별은 감수하라고 반박한다. 논란이 심해질수록 방역 정책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백신패스 논란은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지난 9월 28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 토론회에서 백신패스를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용해보겠다고 언급하며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어 다음날 방역당국은 "백신패스를 도입하면 미접종자가 PCR(유전자증폭) 음성확인서를 지참하지 않을 경우 다중이용시설 이용
"가짜뉴스와 혐오의 역사, 강추합니다." 지난 2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한장에 달린 댓글에 직접 답한 내용이다. 이 사진 속엔 맛있게 끓여놓은 라면 한 그릇을 배경으로 '헤이트'란 제목의 책 한권이 담겼는데, 한 팔로워가 "회장님 저 책 추천하시나요?"라고 묻자 그가 이렇게 적은 것이다. '헤이트'는 심리학과 법학, 미디어학, 역사학, 철학, 인류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이 '혐오'라는 주제에 초점을 맞춰 참여한 컨퍼런스에서 출발한 책이다. "혐오가 만든 비극의 역사와 우리 현실 속 혐오의 교묘한 흔적들을 추적하며 새로운 변화와 대안에 눈뜨게 할 것"이란 소개글이 알려되면서 최 회장이 최근 대선판과 맞물려 정치권에 소환된 자신의 상황을 빗댄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로 정치권과 일부 유튜버들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시행사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와 관련해 최 회장 연관설을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다. 최 회장의 여동생인 최기
'정부출연연구기관 창업기업 173곳 중 107곳이 적자 투성이.' 지난 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무소속)실이 내놓은 국정감사 자료의 제목이다. 이를 살펴보면 최근 10년(2011~2020년)간 설립된 정부출연연구기관 창업기업 173곳 중 45곳이 영업적자를 겪고 62곳은 매출이 0원이라고 꼬집었다. 사실 과학자 본연의 역할이 창업은 아니지 않나. 무능하고 한심해 보여도 '중대사급 현안'은 아니고 이렇게 단편적으로 다룰 문제도 아니다. 앞뒤 사정을 보면 해석이 달라질 수도 있어서다. 일단 공공연구기관에서 '기술창업'이란 사그라든 불씨가 다시 지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게 된다. 양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연구원 창업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제2의 창업붐'이란 사회적 분위기, 국가지원 시스템 등이 연구원 창업을 이끄는 적절한 자극제가 됐을 터. 연구원이 창업하겠다면 다들 뜯어말린 시절이 있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출신으로 현재 반도체
'오징어게임'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여럿이다. 경쟁, 상징, 비유, 철학. 드라마의 흥행만큼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추억도 빠질 수 없는 키워드다. 어린 시절 오징어게임을 '오징어땅콩'이라고 불렀다. 지역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렸다는 건 어른이 돼서야 알았다. 기억의 퍼즐을 맞출 때 공간의 도움을 받곤 한다. 오징어게임하면 떠오르는 공간은 학교 운동장이다. 오징어게임은 그 시절 가장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는 놀이였다. 운동장만한 곳이 없었다. 발을 비스듬히 기울여 운동장에 줄을 긋고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아련한 기억 덕분에 아이와 손을 잡고 학교 운동장을 종종 찾았다. 아이가 처음 자전거를 배운 곳도 운동장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아이의 학교 운동장을 구경조차 하지 못했다. 반기는 건 학교 정문 앞의 출입금지라는 팻말 뿐이다. 학교 운동장은 코로나19로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이 됐다. 교육당국은 온전한 학교를 되찾는 출발점으로 2학기 전면등교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확진자가 늘
달리는 열차에서 떨어지면 그걸로 끝이다. 따라잡을 기회도 시간도 없다. 온몸으로 필사적으로 매달려야 한다. 경쟁자와 속도를 맞추지 못하면 갈수록 격차만 벌어지는 달리기 시합과도 같다. 탄소중립(Net Zero) 얘기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쌓아온 기존 산업구조를 싹 바꿔야 하는 전 지구적 싸움이 벌어지는 중이다. 공짜는 없다. 마땅히 지불해야 할 대가가 엄연하다. 그 대가를 지불할 능력이 있는 이들에겐 엄청난 기회다. 안 그래도 추격자들의 매서운 도전은 부담이었다. 왜 미국과 유럽이 탄소중립 전쟁의 최전선에 섰겠는가. 화석연료의 종말, 이를 대신할 신재생에너지의 대두. 탄소중립 사회의 대전환은 이제 막 시작됐다.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준비를 마쳤다. 총알도 충분하다. 코로나19(COVID-19) 이후를 대비하는 다수의 선진국들은 '그린딜(Green deal)'이라는 명목으로 대규모 인적, 물적 투자 채비를 갖췄다. 그렇지 못한 국가들은 여전히 코로나19와의 싸움만으로도 버겁다. 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리우올림픽 폐막식에서 수퍼마리오 분장을 하고 나타났을 때만 해도, 2020(사실은 2021) 도쿄올림픽 개막식이 그렇게 '폭망'할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리우에서 보여준 일본의 도쿄올림픽 예고 퍼포먼스는 세상을 놀라게 했다. 애들 장난처럼 보였던 만화와 게임 캐릭터들이 저토록 위대한 문화콘텐츠였다니. 그런데 뚜껑을 열어본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은? 한국의 전국체전보다 나을게 없었다. 올림픽 개막식엔 개최국들이 자존심을 건다. 엘리자베스여왕과 007로 시작해 비틀즈와 해리포터로 끝난 런던올림픽 개막식은 서구문화의 정수였다. 일본도 뭔가 보여줄 수 있었다. 올림픽이 미뤄진다고 캐릭터들이 다른 행사 뛰러 가는건 아니니까. 그런데 못했다. 왜? 혹시 일본은 리우 예고편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도쿄 개막식을 준비했던게 아닐까. 그런지 아닌지야 일본 정부만 알 일인데, 얼마 전에 만난 일본 소식에 밝은 에너지 전문가는 "분명히 그럴 것"이라고 했다. "키워
지난 8월31일 국회 본회의에서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부결됐다. 사법개혁 일환으로 '법조일원화'라 부르던 개혁안은 경력 법관 임용자격을 순차적으로 10년까지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런데 개정안은 법조 5년 경력으로 판사 임용 자격을 낮추는 내용이다. 개혁안을 '법조일원화'라고 부르는 이유는 법조인의 시작을 '무조건' 변호사로 하게 하고, 판검사는 변호사 중에서 뽑기 때문이다. 로스쿨에서 변호사를 배출하고 판검사는 경력을 쌓은 변호사 중에 뽑는다. 다른 분야에선 일반적으로 자격 요건을 완화하는 걸 '개혁'으로 여기지만 법관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 사법시험 출신의 어린 법관들이 제대로 가치관이 형성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판결하는 걸 막자는 게 '법조일원화'였기 때문이다. '개혁'의 객체가 항상 그렇듯 법원은 어느새 개혁안을 반대하고 있다. 경력 법관 지원자가 예상보다 적다는 핑계를 댄다. 경력 요건을 더 높였다간 '미달'될 거란 예상마저 내놓고 있다. 하지만 법원의 그런 주장은 주가전망이나
#.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등장하는 게임 소재는 1970~80년대 국민학교(현 초등학교)를 다닌 세대에게 친숙한 편이다. 지금처럼 미디어가 흔치 않던 시절 코흘리개들이 동네 공터나 골목길에 모여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겼던 놀이들이다. 구슬이나 딱지(주로 동그란 딱지)는 그 당시 화폐이자 권력이었다. 몇개를 건네주고 하드(막대기에 끼운 빙과)를 받아먹기도 했고, 또 게임에 동참하기 위해 호빵 절반을 내어주기도 했다. 이것들이 많으면 늘상 추종자들로 북적였고, 없으면 낙동강 오리알이 되기 일쑤였다. 부잣집 아들래미는 부족한 베팅 기술을 동네 문방구에서 용돈으로 충당하곤 했다. 건달에게도 순정이 있듯, 코흘리개에게도 의리는 있었다. '깐부'에게는 구슬과 딱지를 빌려주거나 무상으로 줬다. #. 상대적으로 자본에서 자유로웠던 놀이 중 하나로 오징어게임이 있었다. 주로 오징어가이상(가이생, 가생)으로 불렸는데, 지금에 와서 보니 개전(開戰)을 뜻하는 일본말 가이센이 붙여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