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전반에 걸린 여러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여러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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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통상 환경은 시대적 요구에 따라 변해 왔다. 중국의 WTO(세계무역기구) 가입과 도하라운드 출범으로 2000년대 초반 통상에서 외교안보 이익 못잖게 산업 이익이 주목받았다. 이후 도하라운드가 부침을 거듭할 때도 여전히 많은 국가들이 FTA(자유무역협정)를 활용한 통상정책으로 산업 이익을 모색했었다. 그러나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산업 이익을 목표로 하는 통상정책은 눈에 띄게 퇴색했다. 글로벌금융위기와 유럽재정위기를 겪으면서 각국은 산업 이익을 앞세운 통상보다는 자국산업 보호에 급급했다. 한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타결되면서 산업 이익에 기반한 자유무역이 메가 FTA의 형태로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2017년 취임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통상에서 외교안보 시각이 결부된 자국중심주의 정책을 채택했고, G2(미국·중국)로 부상한 중국과 통상전쟁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국제통상 질서도 자연스럽게 미국 정책 방향과 유사하게 변화했다. 2021년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
지난 3월 17일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6.9조원으로 2020년 대비 39.4%나 증가하였다. 비경상적 이익을 크게 낸 산업은행을 제외하고도 24.1%나 상승하였다. 특히 이자이익이 46조원으로 2020년 대비 11.7%나 증가하여 총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86.8%에 달했다. 지난해 은행의 이자이익이 이처럼 크게 증가한 것은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금리상승이 중요한 요인이다. 한국은행이 작년에 기준금리를 두 차례 올리면서 시장금리가 크게 올랐다. 은행 예금의 경우 금리변동에 민감한 상품이 거의 없지만, 대출은 변동금리 상품이 많아 금리변동에 민감하다. 따라서 금리가 오르면 예대마진이 커지고 이자이익이 늘어나게 된다.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 간 가계대출 유치 경쟁이 약화된 것도 예대마진 확대 요인 중 하나였다. 이런 이유들로 국내은행은 지난해 많은 돈을 벌었다. 지난해 우리 국민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하루가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끝났다. 새 정부는 2년 넘게 이어온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침체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어지러운 세계정세 속에서 미래의 대한민국을 견인할 새로운 동력을 찾아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8일 기획조정, 외교안보, 정무사법행정, 경제1(경제정책·거시경제·금융), 경제2(산업·일자리), 과학기술교육, 사회복지문화 등 7개 분과로 구성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선을 마무리했다. 윤 당선인은 첫 회의를 주재하며 4차 산업혁명 선도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한 밑그림 등을 집중적으로 다뤄달라고 주문했다. 인수위는 앞으로 50여 일 동안 새 정부의 철학을 담아서 대통령선거 운동기간 동안 국민과 약속한 공약 등을 세밀하게 살펴보면서 국정과제를 발굴할 것이다. 윤 당선인은 "미래는 모빌리티를 지배하는 자의 것"이라고 강조하며, "세계 모든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 속에 미래 모빌리티로 성공적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래 모빌리티 핵심분야인 자율주
대선과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정치권에서 제기한 KDB산업은행 등 주요 국책은행들의 지방 이전 문제로 금융권 안팎이 시끄럽다. 정치권 입장에서는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을 고려해 쉽게 포기할 이슈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융을 전공하는 학자로서 국책은행들의 지방 이전에 선뜻 동의하기는 어렵다. 최근 정보기술(IT) 발달에도 불구하고 금융은 전문인력의 대면접촉과 인적 네트워킹이 경쟁의 핵심이다. 이에 따라 금융과 법률, 회계, IT 등이 중심이 된 금융서비스 클러스터의 형성은 필연적이며, 세계 금융중심지 역시 주요국의 경제 수도에 집적되는 경향을 보인다. 일찍이 우리 정부가 2003년 '동북아 금융허브 로드맵'을 수립하고, 2008년 이후 '금융중심지 기본계획'을 일관되게 추진해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따라서 주요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은 정책의 일관성만 훼손하는 제안으로 이해된다. 특히 산업은행의 지방 이전은 정책금융기능의 약화를 가져올 우려가 크다. 산업은행은 대표적인 정책
1년 내내 코로나19(COVID-19)로 고생한 2021년을 지나 어느새 2022년의 봄이 다가오고 있다. 또 다시 한 차례 계절이 지나고 7월이 되면 중소기업청이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한 지도 벌써 5년이 된다. 당시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번 정부의 유일한 신생부처로서 많은 이들의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출범식을 가졌다. 필자 역시 감사하게도 출범식에 초대받아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에 대한 발표를 들으면서 미래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찼던 기억이 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로 유발된 전 세계적 경제충격에서 가장 빠르게 회복한 나라 가운데 하나다. 이런 성과의 뒤에는 끊임없이 도전하는 혁신 중소기업들의 노력이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풍림파마텍은 최소잔여형(LDS) 백신주사기 개발과 양산에 성공해 백신 부족 문제를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 오상헬스케어는 국내 최초로 자가진단키트의 FDA(미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고 2020년 2494억원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또 영창케미칼은 일본의 주
최근 흥미로운 연구 조사 결과가 소개됐다. 임원 채용과 리더십 자문 기관 스펜서 스튜어트가 2000~2020년 S&P500 기업의 모든 CEO 승계 사례를 분석한 결과, C레벨 경영진이나 사업부 CEO 출신보다 한 단계 아래 직급인 수석부사장 또는 제너럴매니저 직급에서 건너뛰기 승진한 '립프로그(Leapfrog)' CEO 집단이 회사를 높은 성과로 이끌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2020년 기준 S&P500 기업 CEO의 38%는 COO(최고운영책임자) 출신이었으며, 사업부 CEO 출신은 36%, CFO(최고재무책임자) 출신은 9%, C레벨을 건너뛰기 승진한 립프로그 집단은 약 5%만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들의 경영 성과는 우리의 예상과는 달랐다. 기업의 시장 조정 총주주수익률을 사분위수로 분류한 결과 립프로그 CEO집단이 경영 성과 상위 사분위 그룹에 속할 확률이 41%로 가장 높았으며, 그 뒤는 사업부 CEO 출신이 27%, COO 출신이 25%, CFO 출신은 8% 였다. 이
올해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열풍이 거세다. 연일 ESG 관련 언론기사가 보도되고, 유튜브와 TV 예능프로에서도 ESG가 등장한다. 금융에서 시작된 ESG 바람이 기업을 넘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은 분명 환영할 만하다. 우리는 올바른 목표를 향해 잘 달려온 것일까? 최근 기업의 ESG평가등급을 언급하는 언론기사들이 종종 눈에 띈다. 기업의 ESG경영 수준이 직관적으로 보여지기에 ESG평가등급은 언제나 이슈일 수 밖에 없다. 그렇다보니 어느 순간 기업의 ESG 경영수준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ESG 등급만 주목을 받는 듯하다. 등급이 낮은 기업은 ESG경영을 못 하는 나쁜 기업으로 치부된다. 많은 기업들이 ESG평가등급 높이기에만 집중하는 이유이다. ESG평가등급이 높으면 ESG경영을 잘하는 것일까? 동의할 수 없다. 첫째 이유는, 평가등급이 기업의 ESG경영 수준과 성과를 온전히, 투명하고, 정확하게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2019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주권기술, 즉 기술패권은 경제이고 안보다. 지금의 국제관계를 좌우하는 것은 무력이나 이념이 아닌 경제다. 제국주의 시대의 국제관계는 '무력'이라는 하드파워에 의해 결정됐다. 이후 냉전 시대에는 '이념'이라는 소프트파워가 세계 질서를 움직였다. 21세기의 국제관계와 질서는 '경제'가 움직인다. 경제적 이익 때문에 다른 나라에 종속되기도 하고, 다른 나라를 지배하기도 한다. 그 핵심은 '기술'이다. 미래 경제를 결정하는 것이 '기술'에 있기 때문이다. 세계의 양강 국가, 미국과 중국이 기술패권을 두고 극심한 경쟁을 벌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무력 침공했지만 기대와 달리 미국은 군사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 항간에는 "오늘의 우크라이나가 내일의 대만"이란 말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러시아의 승리로 귀결되면 중국도 벼르고 있던 대만 침공을 감행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가능성은 희박하다. 대만은 미국과 '기술동맹'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 시스템 반도체 1위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77%의 투표율로 마무리됐습니다. 대한민국의 어려움 앞에 온 국민이 주목했던 대통령 선거였습니다. 코로나19(COVID-19) 상황 속에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로 나와 준 국민 여러분께 감사와 존경을 표합니다. 그리고 윤석열 당선인의 제20대 대통령 선출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코로나19 긴급 복구, 주택 250만호 공급, 기술선도국가 전환 등 여러 공약을 약속하셨던 만큼 거는 기대가 큽니다. 앞으로 5년 동안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 혐오와 갈등이 없는 포용의 대한민국을 만들어주시기를 바라며, 한 가지 제언을 드립니다. 대한민국은 현재 '자치분권 강화', '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수도권에 모든 자원과 역량이 초집중된 반면 지역은 소멸해가는 국가입니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염원하지만 여전히 중앙집권적 시스템 아래 지역의 한계가 많은 나라이기도 합니다. 윤 당선인의 공약을 두루 살펴봤습니다. "성
어머니는 8년 전 자식이 스타트업으로 이직한다는 말을 듣고 한숨을 쉬었다. 이름 모를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데 대한 우려가 크셨던 터라 대기업 계열 투자사로 옮겼을 때는 효도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하지만 또다시 작은 스타트업으로 이직했고 부모님의 걱정이 두려워 2년 동안 이를 숨긴 적이 있다. 스타트업을 우려하는 사람은 부모님만이 아니다. 스타트업에 다니지 않는 사람 대부분이 우려한다. 듣도 보도 못한 서비스, 경력 없는 창업가, 수익모델 부재, 불안정한 미래 등 대형 회사와 비교했을 때 한없이 작고 체계 없는 회사로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이기도 하다. 스타트업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은 스타트업업계가 자신이 접근하기 어려운 낯선 곳이라고 인식한다. 기술발전과 인재채용 경쟁이 치열한 데다 기존 사회적 관행을 깨는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가진 회사들로 알려졌으니 더욱 독특한 세계로 본다. 여러 가지 연유로 스타트업은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다. 독특한 인상이 신뢰가 아닌 우려로
우리는 예전부터 중요한 것을 만들 때 '짓는다'고 했다. 가령 의식주(衣食住)처럼 생활에 직접적으로 사용되는 게 그러하다. 옷·집을 짓는다, 밥을 짓는다, 글도 이름도 짓는다. 특히 이름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부수고 새롭게 짓기가 어렵다. 또 자기선택권이 없어 어느 누구도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짓고 태어나지 못한다. 그저 지어진 이름을 받아들이고 불리울 뿐이다. 자신의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이름을 바꾸는 건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법원이 개명을 결정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법원은 개명 허가에 엄격한 기준을 들이댔다. 이름을 쉽게 바꾸는 것은 사회생활에 혼란을 준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던 법원의 태도에 변화의 바람이 분 건 2005년이다. 대법원은 개명허가 여부를 결정할 때 "이름의 사회적 의미와 기능, 개명으로 발생할 사회적 혼란과 부작용 등 공공적 측면뿐만 아니라 개인의 주관적 의사와 개명의 필요성, 효과와 편의 등 개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러시아 대외정책 전문가들에게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크림반도를 병합했음에도, 그동안 러시아가 UN 안보리의 결의 없이 다른 국가의 주권을 침해하는 미국의 개입을 비판해왔기 때문이었다. 미국의 거듭된 침공 예측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고위 관리들이 일관되게 '침공'을 부인하고 이를 '서방의 히스테리'로 일축해왔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 12월 중순 러시아가 미국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적대관계 청산, 추가 확대 포기, 신규 회원국 영토에 추가 병력 및 무기 배치 금지 등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협상을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숄츠 독일 총리가 연이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면담하면서 외교적 해결도 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2월 21일 푸틴은 우크라이나 정부와 8년간 내전을 벌인 도네츠크 공화국과 루간스크 공화국의 주권을 인정하고, 24일 새벽 이들 지역의 주민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와 '비나치화'를 위한 특별 군사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