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전반에 걸린 여러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여러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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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개봉된 재난 영화 '엑시트'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따따따, 따~따~따~, 따따따..." 구조요청 신호(SOS)였다. 서울 도심지역에서 유독가스 테러 사건이 발생하자 주인공인 용남이와 의주가 탈출 매뉴얼을 실제 행동으로 옮겨 가족과 시민들을 기적적으로 탈출시킬 수 있었다. 최근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 계획에 따라 각국 정부가 정해진 시한 내에 자국민을 철수시키고, 현지인 조력자들을 구출하는 가운데 수도 카불마저 탈레반에 의해 점령당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민항기 이착륙과 현지인의 카불공항 진입이 어려워진 위기 상황 속에서도 탈출을 희망한 390명 전원을 무사히 구출했다. 작전명 '미라클'대로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재난이 발생하면 누구나 영화 엑시트와 아프간에서의 미라클 작전 같은 기적을 바란다. 하지만 이런 결과가 어떻게 가능했는지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2020년 10월 8일 밤 울산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12층에서 시작
반년간의 계도기간을 마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9월 25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금융상품의 구조와 모호해지는 금융상품 간의 경계 등으로 소비자 피해가 점차 늘어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법과 정책을 체계적으로 수립한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제도 초기다보니 여전히 혼란스러운 면은 존재한다. 기업들 뿐만 아니라 소비자 불만도 여전하다. 금융 당국이 1차적으로 이러한 시장의 혼란을 바로 잡고 실질적 금융소비자보호의 기반을 마련해야겠으나, 궁극적으로 금융소비자 보호가 금융 당국만의 책임이라고는 할 수 없다. 금소법은 금융소비자의 권리와 책임을 명시함으로써 시장에서 금융소비자가 보호의 대상만이 아니라 책임 있는 금융거래의 주체가 될 것을 전제하고 있다. 실질적인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시장 선진화를 위해서는 금융회사·금융소비자·당국·정치권 등 금융시장 참여자 모두가 각자의 올바른 역할에 대한 논의를 하고 금융소비자 보호의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
전 세계적으로 고령인구가 급증하면서 노화 등으로 인한 복합 만성질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그로 인해 약물의 중복 또는 과다 복용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하고 의료비가 증가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는 약물 중복 복용 등을 관리하는 포괄적 약력 관리 강화를 약사의 새로운 역할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장기간 또는 여러 의사로부터 약물치료를 받는 경우 약사가 약물복용 상황을 점검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들과 비교할 때 더욱 급속한 고령화를 겪고 있다. 따라서 만성질환이 증가하고 다중질환으로 이어져 복수의 의료기관에서 처방받은 약들과 개인적으로 섭취하는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노인인구의 복용약품 수가 많은 편이므로 포괄적 약력 관리 제도의 빠른 정착이 요구된다.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를 통해 중복투약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으나, 그 결과를 처방에 반영하는 것이 의무화되지 않아 약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장기화로 인해 수많은 청년이 미래의 불확실성과 불안감 속에 살아가고 있다. 취업시장은 더 좁은 문이 됐고, 결혼조차 버거워졌으며, 높은 주거비용과 상대적 박탈감으로 많은 청년의 미래가 어두운 현실이 됐다. 청년들의 미래 설계를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일자리 창출이다. 전 세계적으로 일자리는 벤처가 주도적으로 창출해왔다. 미국의 경우 4%의 벤처기업이 일자리의 60%를 만들었다. 현재 수많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과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 기업들은 청년기업들이 주도한다. 고용의 대안인 벤처창업의 주역이 청년들이고 결국 청년 일자리는 청년이 만든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하지만 한국 청년벤처의 현실은 다르다. 미국과 한국 청년들의 창업의지를 설문조사한 결과 미국은 20%에 달한 반면 한국은 3%에 그쳤다. 한국 청년에게 '실패 시 신용불량자가 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질문하면 결과는 비슷하게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청년들의 숨은 창업의
지난 9월 17일 넷플릭스에서 처음 공개된 뒤 불과 1주일 만에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드라마 부문에서 1위를 하고 있는 '오징어 게임'을 우리는 자신있게 한국 드라마라고 말할 수 있을까? 국내 제작사가 만들고, 감독·주요 배우·스탭들까지 전원 한국인으로 구성된 드라마에 대해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이 황당하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가 아니면 이 작품을 만들기가 어려웠다"는 황동혁 감독의 인터뷰 내용은 많은 것을 함의한다. 넷플릭스는 이 드라마의 제작비 전액인 200억원을 투자했다. 당연히 저작권 등 지식재산권도 미국 기업인 넷플릭스가 가진다. 미국의 나이키가 단 한 개의 공장도 없이 전세계 신발산업을 장악한 방식으로 넷플릭스가 세계 콘텐츠 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콘텐츠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의 중심에는 바로 플랫폼이 있다. 구글과 유튜브,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은 갈수록 한국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특히 코로나 19 이후 국내
지난 24일부터 시행된 디지털 성범죄 대상의 경찰 위장수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법적 근거를 두고 있다. 법률은 위장수사의 개념이나 절차뿐만 아니라 경찰관이 적극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수사관 보호도 함께 규정하고 있다. 형사·민사·행정상 면책 규정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교육 실시 의무 등이다. 경찰관이 신분을 밝히지 않고 범인에게 접근하는 수사 방법이 과거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범의가 있는 범인에게 경찰관이 몰래 접근해 범행을 용이하게 한 뒤 검거하는 수사기법은 이른바 '기회제공형 수사'이다. 예전부터 마약이나 아동성착취물을 판매하려는 범인 검거에 활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수사는 법률에 직접 근거하지 않다보니 법원마다 판단기준이 제각각이었고 경찰관 면책 규정도 없었다. 검거된 피의자들이 경찰관의 꼬임에 넘어가 범행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면 해당 경찰관은 오히려 수사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어 적극적인 수사가 어렵다는 분위기가 퍼졌다. 그러나 이제 위장수사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요금 지불수단의 변천은 그 사회의 변화상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중의 하나다. 1949년 서울에서 버스가 운행되기 시작한 이래 지금처럼 카드 한 장으로 버스, 지하철, 택시 등의 요금을 편리하게 지불하게 된 것은 불과 10여년 전부터다. 안내원들이 출발을 알리던 시절에는 현금, 토큰, 회수권 등이 사용됐다. 1990년대 중반에 요금을 미리 충전하는 선불제 버스 카드가 등장하고 이어서 신용카드(후불카드), 제휴카드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됐다. 지하철은 1974년 서울지하철 1호선이 개통되면서 요금 정보를 미리 인쇄한 에드몬슨 승차권이 사용되다가 80년대 중반 승차권 뒷면에 자성테이프가 부착돼 승차권 정보를 자동으로 판독하는 마그네틱 승차권으로 바뀌었고, 90년대 후반에는 후불교통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버스와 지하철 교통카드간 호환이 되지 않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통합교통카드가 90년대 후반 부산에서 처음 도입됐고, 2000년대 후반에는 지역별로 달랐던
2차 산업혁명의 심장이었던 자동차 내연기관에 사망 선고가 내려졌다. 최근 열린 세계적인 모터쇼인 'IAA 모빌리티 2021'에서 벤츠는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개발할 것임을 선언했다. 내연차로 2차산업 시대를 개막한 벤츠가 스스로 자신의 시대가 끝났음을 알리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대전환의 시대에 영원한 1등은 없으며 끊임없는 혁신만이 번영을 약속하는 유일한 방법이 됐음을 명백히 보여준 장면이었다. 기술혁신은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됐다. 친환경과 디지털 전환에 따라 세계 각국은 원천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무엇보다 특별한 변화는 정부와 기업이 한 몸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이다. 기술은 이미 국가의 번영을 결정짓는 안보의 일부분이 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에게 새로운 위기로 다가온다. 제조업 중심의 수출구조로는 혁신기술 중심으로 재편되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생존할 수 없다. 추격에서 추월로의 경제를 전환하려면, 국가 차원의 기술 혁신생태계 구축이 절실하다. 이
1920년대는 국내외 모두 아동의 권리 신장에 있어 전환점이 된 시기였다. 우리나라는 방정환 선생의 노력으로 아동을 인격체로 존중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했고, 서구에서는 1926년 뉴질랜드가 최초로 아동수당을 도입했다. 이후 세계적으로 아동을 권리의 주체로 보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많은 나라들이 아동수당을 채택했다. 우리나라는 경제력에 비하면 다소 늦었지만, 아동에 대한 기본적 권리 보장과 건강한 성장을 위한 투자 확대를 위해 2018년 9월 아동수당을 도입했다. 그간의 아동정책은 부모의 적절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취약아동 보호에 치중해왔다. 취약아동 보호는 예산도, 관리도 지자체가 중심이었다. 국가의 미래이자 기반인 아동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은 상대적으로 미미했던 것이다. 그 흐름을 바꾸고 국가가 보편적 아동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신호탄이 바로 아동수당이다. 아동수당은 만 7세 미만의 아동에게 월 10만 원씩을 조건 없이 지급하는 제도다
최근 특허법원과 대법원은 국내 중소기업이 내놓은 'PRIMA CLASSE(프리마 클라쎄)'가 빛 바랜 세계지도가 그려진 가방으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브랜드 '1A CLASSE' 브랜드를 모방했다고 판결했다. '1A CLASSE'측에서 '1A'가 이탈리아어로 '프리마'로 읽히고 '프리마 클라쎄'로 통용돼 왔다는 증거를 적극적으로 어필했기 때문이다. 'PRIMA CLASSE'는 상표 등록도 됐고 원조와 흡사한 세계지도가 그려진 가방에 꽤 오랜 기간 동안 버젓이 사용됐다. '1A CLASSE'가 문자 그대로 '원에이클라쎄'나 '일에이클라쎄'로 읽힌다고 보면 'PRIMA CLASSE'와 다른 상표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실제 특허심판원은 외관과 칭호가 달라 비유사한 상표라고 판단을 내리기도 했다. '1A CLASSE' 측의 적극적인 대응이 아니었다면 'PRIMA CLASSE'는 여전히 모조품에 사용되며 소비자들을 혼동에 빠뜨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실무를 하다 보면 이와 같이 상표를 교묘
얼마 전 프랑스 하원에서는 의미심장한 법이 통과됐다. 프랑스 헌법 1조에 '공화국은 생물 다양성과 환경 보전을 보장하고, 기후 변화와 맞서 싸워야 한다'는 내용의 문구가 삽입되도록 하는 법안이다. 현지 언론은 이 헌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프랑스 법에 국가가 기후위기 대응, 생물다양성 보전과 환경 보호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는 조항이 추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후위기는 이제 현실적 위협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인류의 활동에 의해서 발생하는 쓰레기와 폐기물로 인한 지구환경의 생태환경의 파괴를 쉽게 관찰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구환경을 파괴하는 우리 인류는 나쁜 의도를 가진 악한 존재일까. 꼭 그렇게만은 볼 수 없을 것이다. 다만 환경파괴가 산업혁명 이후 현재 우리 인류 문화와 문명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우리가 만들어낸, 우리 문명의 어두운 모습임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인류 문명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분명히 우리가 야기하고 있는 기후위기와 지구생태환경의 파괴는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은행 당기순이익은 비경상 이익이 급증한 산업은행을 제외하고도 8조 6000억원에 달해 작년 상반기에 비해 무려 32.3%나 증가하였다. 이익만 크게 증가한 것이 아니다. 국내은행 부실채권비율은 2015년 말 1.8%를 기록한 이후 매년 감소하여 올해 6월 말 현재 0.54%까지 떨어졌다. 심지어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작년에도 부실채권비율은 떨어졌다. 이익은 크게 회복되었고 건전성은 계속 좋아지고 있으니 국내은행은 태평성대를 맞은 것인가? 숨어있는 리스크는 없을까? 최근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외부감사 대상 기업들 중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의 비중이 34.5%에 달했다. 이 수치는 2016년 26.7%에서 계속 증가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다음 해인 2009년의 32.3% 보다 높은 수치다. 코로나19 사태와 경기침체로 경영이 어려워진 기업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국내은행의 건전성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