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전반에 걸린 여러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여러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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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미국에서는 반전(反戰) 운동, 환경보호 운동이 꽃을 피웠다. 더벅머리에 맨발 차림으로 구호를 외치던 이들은 처음에는 ‘히피’로 구분됐지만, 이내 전 세계로 번져 새로운 물결을 만들었다. 그동안 전쟁에서의 승리와 자연의 활용에만 몰두했던 사람들은 이면을, 본질을 보고자 했다. 그렇게 ‘환경’과 ‘평화’는 누구나 공감하는 보편적 가치가 되었다. 2019년을 사는 우리도 새로운 물결을 감지한다. 그동안 ‘문화’라고 하면, 드라마·예능이 주는 엔터테이닝, 한류 산업의 경제적 가치 등등 피상(皮相)을 먼저 떠올렸지만, 이제는 ‘창조성’이라는 본질과 함께 저작권 보호에 대해 생각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저작권 보호 강화는 이미 세계적인 움직임이다. 유럽연합(EU)은 구글 등 IT 공룡기업들의 반대에도 작가와 언론사의 저작권 보호를 강화한 저작권법 개정안을 최종 승인했고, 일본 정부도 강력한 저작권 보호를 골자로 하는 법 개정을 준비 중이다. 중국 법원도 최근 이례적으로 한국 게임
SK이노베이션에 지난 6월의 마지막 금요일 아침은 여느 금요일과 달랐다. 서울 본사는 물론 전국 사업장에서 1500명 이상의 직원이 모니터 화면에 집중하며 마우스에 손을 올렸다. 곧 시작될 크라우드펀딩 신청 때문이었다. 투자 등록이 시작된 지 20분 만에 펀딩이 마감됐다. 이날 하루에 모인 금액만 47억원. SK이노베이션은 여기에 같은 금액을 매칭해 사회적 기업(소셜벤처)에 투자했다. 대기업 직원과 회사가 함께 사회적기업에 투자한 것이다. 국내 최초이자 해외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 이날의 풍경은 SK이노베이션이 시작한 사회적기업 육성 프로그램인 'SV(사회적기업)스퀘어 임팩트 파트너링'의 본격적인 시작을 의미했다. SK이노베이션의 사회적기업 육성 정책은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셜벤처들과 협업해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장가치를 창출하는 이른바 '오픈이노베이션'이 그 핵심에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사회적 가치와 재무적 성과를 동시에 추
'왕따 증시'. 한국 증시를 따라다닌 수식어다. 올해 국내 증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저조한 흐름을 나타냈다. 올 상반기 중국상해종합지수는 19.4% 올랐고 미국 다우존스산업지수도 14% 상승했다. 반면 코스피 지수는 4.4%, 코스닥 지수는 2.2% 오르는데 그쳤다. 최근 미국 다우, 나스닥, S&P지수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우리 증시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미·중 무역갈등이나 일본의 소재 수출규제 등 대외변수가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악재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호재에는 둔감하다. 해당 악재가 증시에 미친 악영향을 명확하게 규정할 수 없는데도 말이다. 이제 국내 증시의 침체 원인을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 외부변수를 증시 하락요인으로 거론하고 천수답 증시를 한탄만 할게 아니다. 코스피의 경우 글로벌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 가장 악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한다. 코스피 지수가 2012~20
최근 한 이동통신사의 인공지능(AI) 돌봄 서비스 광고에는 독거 어르신이 AI 스피커를 통해 일기예보와 오늘의 운세를 듣고 AI 스피커와 대화하는 모습이 나온다. 생일날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고 말하는 장면은 기계와 인간 사이의 교감을 바탕으로 한 공존의 상징적인 모습이다. 과기정통부가 이달 발표한 국내 '4차 산업혁명지표'에 따르면 전년도 대비 올해 AI 스피커 누적 판매대수는 2배, AI 개발을 위한 공개 프로그램(오픈 API) 활용건수는 무려 8배나 증가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10년 만에 우리의 삶이 완전히 바뀐 것처럼 머지않아 AI가 개인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된다. 하지만 AI가 그리는 장밋빛 청사진의 이면에는 갖가지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함께 존재한다. 페이스북은 AI 기반 주택광고에서 백인에게는 '매매'를, 유색인종에게는 '월세'를 많이 노출해 인종차별 논란에 시달렸다. 알파고의 구글도 흑인 여성을 고릴라로 태그(Ta
지금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바다를 항해하고 있다. 전 세계의 여러 국가들은 신대륙을 먼저 발견하려고 망망대해 위에서 미지의 영역을 탐험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4차 산업혁명 선진국의 지위를 얻고자 ‘혁신성장’이라는 키워드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중소·벤처기업’의 ‘혁신성장’을 중심으로 해서 정부는 다양한 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벤처기업협회가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 주요 과제’에 대해서 벤처·스타트업계에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창업·벤처기업의 시범구매 등 공공조달 시장 혁신방안’이 가장 필요한 정책 1순위로 꼽혔다. 중소·벤처기업들이 그들의 성장 발판인 공공구매제도를 혁신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필자가 취임 초기부터 지금까지 여러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자주 들어 왔던 부분도 ‘공공조달시장의 역할’이다. 혁신성이 뛰어난 제품임에도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시장에서 빛을 보지 못하는 제품들이 너무도 많다. 이러한 혁
여름방학을 앞두고 전국 시도교육청은 석면 모니터링단을 구성해 석면 및 석면텍스 해체·철거와 관련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2027년까지 무(無) 석면 학교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여름·겨울방학 기간 동안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특수성과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 때문에 이에 대한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면은 과거 ‘기적의 물질’로 불리며 다양한 건축자재로 사용됐다. 천장(텍스), 벽(밤라이트), 지붕(슬레이트), 흡읍판, 가스켓 등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곳곳에 석면이 사용됐다. 열에 강하고 잘 썩지도 않을뿐더러 가격까지 저렴했기 때문에 석면을 선호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석면에서 비산된 먼지들이 폐암, 석면폐증, 흉막반 등을 유발하는 물질로 알려지면서 그 사용은 전면 중지됐고, 현재는 ‘침묵의 살인자’ 신세로 전락했다. “빠른 석면 해체·철거가 능사는 아니야…부실시공이 말썽” 2009년 이후로 석면의 사용은 전면 중단됐으나 문제는 2009
많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만나는 게 직업이다 보니, 인적 역량과 창의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우리나라는 훌륭한 스타트업 창업자가 많다. 세계 어디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유니콘 스타트업(기업가치가 1조2000억원이 넘는 비상장 기업)이 10개 이상 나올 것이라고 떠들고 다녔다. 불과 2년 전 2곳이었는데 지금은 벌써 9곳이다. 미국, 중국, 영국, 인도에 이어 세계 5위다. 내가 접한 유니콘 스타트업은 모두 뛰어난 창업자가 있고, 창의적인 조직 문화가 있는 곳이었다. 스타트업이 아니더라도 우수한 인재와 창의성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는 많다. 대표적인 분야가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성장한 방탄소년단(BTS) 등 엔터테인먼트다. K팝을 포함한 모든 콘텐츠 수출의 절반 이상을 꾸준히 담당해 온 게임산업도 세계적 게임기업을 여럿 배출하며 한류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의 인적 역량과 창의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청소년들에게 사랑받는 방탄소년단(BTS)의 연간 경제 효과는 5조5000억원에 달한다. 많은 이들이 그룹 리더 RM이 지난해 9월 유엔본부에서 유창하게 영어로 연설하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흥미로운 건 RM의 영어실력이 외국 유학 없이 국내에서 미국 시트콤의 집중적인 시청을 통해 얻은 것이라는 점이다. 그는 영어교육학 분야에서 규정한 '성공적인 외국어 학습자'의 특성을 고루 갖췄다. 성공적인 외국어 학습자의 특성은 영어학습의 대상·시간·장소를 스스로 결정해 실천하는 '자기 주도성', 영어의 차별적 특성을 스스로 탐색·분류·기억하는 '창의성',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담대함'이다. 그러나 이런 특성을 모든 학습자가 고루 갖추고 있는 건 아니어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이번에 교육부에서 발표한 '초등학교 영어교육 내실화 계획'은 성공적 외국어 학습자를 길러내기 위한 제도적 지원 방안으로 볼 수 있다. 이번 계획은 △영어 교육격차 완화 △미래 핵심역
두 나무꾼이 나란히 산에 올라 나무를 한다. 한 명은 저녁까지 쉬지 않고 나무를 했고, 다른 한 명은 50분을 일하면 10분은 쉬었다. 저녁이 되었는데, 중간에 쉰 나무꾼의 나무가 더 많았다. 놀라서 비결을 묻자 나무꾼이 대답한다. “나는 쉬는 동안 도끼날을 갈았다네.” 포드 자동차 창업주인 헨리 포드는 짧게 일하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일찍 깨달았다. 그는 1900년대 초에 하루 근로시간을 9시간에서 8시간으로 줄였고, 주6일 근무에서 주5일 근무로 전환했다. 반면에 임금은 오히려 올려주었다. 그 결과 노동자들의 생산성은 높아지고, 이직률이 줄어들어 그 당시 가장 중요했던 숙련공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고 신규 직원 교육비용도 줄어들었다. 그리고 여가시간이 생긴 근로자들은 자동차를 구매하는 주요 고객이 되었다. 우리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 작년 우리나라 임금근로자의 연간 근로시간은 1967시간이었다. 계속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OECD 국가 중 가장
또 집값이 들썩이는 모양이다.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이 불안해질 조짐이 보인다. 하반기에 금리인하 가능성도 높아 집값에 대한 걱정이 크다. 그동안 집값을 잘 억제해온 정책당국은 추가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부동산 정책에 정답은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부동산은 전 재산이다. 전 재산이 걸려있는 게임이니 사력을 다해 달려든다. 그래서 부동산 정책은 성공하기 어렵고 무리한 정책은 뒤탈이 난다. 급해도 정도를 걸을 필요가 있다. 집값 억제가 목표인 정책은 무리가 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정책의 목표를 가격통제에 맞추는 것은 시장경제체제에서 바람직하지도 않고 성공하기도 어렵다. 가격이 오르면 누르다가 갑자기 가격이 떨어져 침체쇼크가 오면 다시 부양하기를 반복하게 된다. 성공하기도 어렵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기본적으로 시장경제에서 가격은 시장에서 결정되도록 놔두고 정책 당국은 합리적인 원칙에 충실한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는 것이 좋다. 부동산정책에서 합리적인 원칙이란 무엇일까?
질병코드 등재로 국제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두 축은 미국정신의학협회(APA)와 국제보건기구(WHO)이다. 이 중 APA는 게임 질병화와 관련해 정신질환진단통계편람(DSM-5)에서 명확한 정의와 증상, 진단기준이 없으므로 질환으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APA 입장은 현재까지 변함없는데, 학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며 찬반 논쟁은 지속되고 있다. 옥스퍼드대와 존스홉킨스대 등의 정신건강 전문가 36명은, WHO의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 질병화 등재에 대해 “명확한 진단기준이 없고, 근거가 빈약하며, 찬성측 연구자조차 정확히 정의하지 못한다”는 반박 논문을 내기도 하였다. WHO는 질병등재 이후에 이런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 된다고 하는데, 명확한 정의와 통일된 진단기준, 규명된 증상도 없이 질환으로 먼저 인정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과학적 절차인가? 특히, 게임으로 인한 뇌구조 변화와 기능 저하, 호르몬 변화 등 질환인정의 근거가 되는
“지금 세계 인터넷 시장은 미국과 중국(G2)이 99% 이상 장악했습니다. 유럽 등 많은 나라들이 그들에게 자국의 데이터와 매출을 뺏기는 문제에 대해 점점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열린 국내 한 심포지엄에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가 오랜만에 단상에 올라 이같이 강조했다. ICT(정보통신기술) 산업에는 보이지 않는 국경이 존재한다. 플랫폼과 서비스 경쟁에는 국경이 없지만, 규제와 데이터주권에는 엄연히 국경이 있다. 이에 대한 많은 논쟁들이 있지만 화자들이 속한 조직의 상황에 따라 서로의 입장은 다르다. 국경 안에 속해있는 조직은 그 안에서 미치는 영향에 집중하고, 국경 밖에서 경쟁하는 조직은 밖으로 시선을 향한다. 1990년 필자는 삼성SDS 책임으로, 삼성전자 영국법인에서 현지 ERP(전사적자원관리)구축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당시 한국에서 보낸 한글 파일이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로 호환되지 않아 매우 불편했고, 발표자료는 일일이 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