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전반에 걸린 여러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여러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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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을 선호하는 시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측면에서 지난 3일 2024년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12·3 비상계엄 사태와 그 이후의 일련의 소요는 세계시장에서 대한민국이라는 투자처의 매력도를 단숨에 깎아버린 비운이자 촌극이었다. 계엄사태 이전이라 해서 이번 정부의 경제 성적표에 후한 점수를 줄 수는 없었다.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윤석열정부는 지난 정부의 재정 일탈을 비판하며 탄생했지만 정작 작년 관리 재정수지는 87조원 적자, 올해는 84조원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1148조원에 달하고 2년 연속 발생한 세수 결손 누적액은 약 90조원 규모이다. 이런 상황 속에 지난 12·3 비상계엄은 이미 고전 중인 우리나라 경제에 제대로 발을 걸었다. 상기된 얼굴로 카메라 앞에 앉았던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선언은 흡사 작년 말 천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 영화 '서울의 봄'의 현실판을 방불케 했다
사이버보안 문제가 공공과 민간의 경계를 넘어 전 세계적 이슈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이미 수년 전부터 '사이버 범죄와 불안'을 글로벌 위험요소로 지목했고, 이는 경제적 안정성과 기업의 생존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민간 분야의 사이버 침해사고 신고 건수는 전년(1277건) 대비 37% 증가한 1747건에 달했다. 특히 랜섬웨어 침해사고의 93.5%는 중소·중견기업에서 발생했고, 이는 인프라의 취약성과 전문인력 부족으로 인한 구조적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다. 랜섬웨어는 데이터를 암호화한 뒤 복구 비용을 요구하는 사이버 공격 중 하나로, 주로 기업의 주요자산인 데이터를 인질로 잡는다. 특히 중소기업은 취약점으로 인해 공격자의 주요 표적이 되는 실정이다. KISA가 2021년 조사한 '사이버보안 피해액'을 보면, 침해사고를 신고한 기업의 전체 피해액(6956억원) 중 중소기업 비중은 무려 96%(6
2024년의 막바지인 지금 단순히 LLM(Large Language Model·거대언어모델)의 놀라운 성능에 감탄하던 시기는 이미 지났다. 이제는 LLM이 실제 문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 실제 어떤 효용성이 있는지 등이 LLM을 평가하는 핵심기준이 되고 있다. AI(인공지능)기술이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발전하면서 기업들도 AI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요소가 돼가고 있다. 특히 기업 내부의 방대한 문서를 활용하는데 초점을 맞춘 기술들이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사용되는 기술 가운데 하나가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검색증강생성)이다. RAG는 LLM이 학습하지 않은 지식에도 답을 할 수 있도록 외부에서 적절한 데이터를 검색해 LLM에 제공하는 기술이다. LLM의 고질적 문제인 환각현상 등을 막는다. 예컨대 기업이 LLM을 활용하면서 기업 내부의 정보에 대해 물으면 부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틀린 답을
저출산 문제는 한국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 중 하나로 경제와 사회 전반에 걸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저출산은 그 자체로 우리나라의 존립과 영속성에 대한 중대한 위기일 뿐만 아니라, 출산율 저하로 인한 인구감소는 노동력 부족, 소비 위축, 사회적 부담 증가 등 문제를 초래하며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그동안 저출산 극복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으며 2006년부터 2023년까지 약 380조원을 투자했지만 출생아 수는 약 45만명에서 약 23만명으로 감소하고 합계출산율도 0.72명까지 떨어졌다. 저출산의 위기 극복에 대한 사회적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특히 최근에는 기업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기업들도 이런 기대에 부응하고자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유연근무제 시행, 유급 출산 휴가와 육아휴직 확대, 안정적인 직장 복귀 등 가족친화적 제도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아가 직장 내 보육시설 설치나 육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사내 복지 방안도 논의되고
내년 '고교학점제' 시행을 앞두고 현 중3 학부모님과 당사자인 학생들이 많은 정보와 변화에 적지 않게 불안해 하고 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이수하고, 누적학점이 기준에 도달할 경우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다. 앞서 교육부는 2020년 마이스터고에 우선 도입한 뒤 2022년에 특성화고·일반고 등에 학점제를 부분 도입하고, 2025년에는 전체 고등학교에서 전면 시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학생들은 개별 진로와 적성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교실을 옮겨 다니며 수업을 들을 수 있다. 1학년 때는 공통과목(선택과목 수강 전 이수하는 과목)을 중심으로 수강하며 희망 진로와 연계된 학업 계획을 수립하고, 2학년부터 선택과목을 본격 수강하게 된다. 또 고등학교 수업과 학사운영 기준이 기존의 '단위'에서 '학점'으로 바뀌며, 졸업기준은 현행 204단위(3년 기준)에서 192학점으로 바뀐다. 1학점은 50분짜리 수업 16회로, 3년
개인금융채권의 관리 및 개인금융채무자의 보호에 관한 법률(개인채무자보호법)이 시행된 지 약 2달이 됐다. 아직 시행 초기이고 3개월의 계도기간이 있어 효과를 평가하기는 이르다. 그렇지만 채무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과 자영업자들은 누구보다도 성공적 안착을 기대하고 있다. 경제상황은 코로나19 엔데믹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지속되는 고금리·고물가·경기침체로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는 터다. 채무자가 상환능력에 비해 과도한 상환부담을 떠안게 되면 상환의지가 꺾이고 추심·독촉을 피해 경제활동이 위축돼 장기연체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다. 결국 빚 상환을 포기하게 되면 채권자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채무자의 소득과 상환능력에 맞게 상환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돕는 채무조정제도다. 우리나라에는 공적채무조정제도인 신용회복위원회 개인 채무조정과 법원의 개인회생·파산 제도 외에도, 사적 채무조정제도로서 연체초기에 유용한 금융회사 자체 채무조정이 있으나 이용이 많지 않다. 이번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그리고 행복추구권을 가진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며 성별·종교·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 차별받지 않는다.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는 사회보장·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진다.' 다름 아닌 헌법 제10조, 제11조, 제34조의 전문이다.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우리 모두 차별 없이 이동할 권리를 보장받아야 함을 의미한다. 굳이 이동 약자가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구성원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이동 제한을 받는 것이 얼마나 무섭고 일상에 불편함을 가져다주는지를 이미 몸소 경험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도 고령자와 장애인,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보호자 등 이동에 제약이 있는 사람들은 병원 방문조차도 힘겨운 도전이다. 특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많은 불편을 감내해야 하는 것이 오늘의 현주소이다. 앞으로 고령화가 심화됨에 따라 스스로 이동권을 지키기 어려운
미국 신행정부 출범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필자는 대한민국 통상당국 수장으로서 그간 트럼프 대통령 복귀가 미칠 영향과 대응방향에 대해 각계의 다양한 제언을 청취했다. 통상당국이 견지해 온 차분하고 치밀한 대응에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정부가 대응전략을 조속히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아울러 최근 엄중한 국내 정세로 대미(對美) 통상 대응이 영향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고 이 또한 깊이 새기고 있다. 분명히 말씀드릴 것은 정부는 어떤 상황에서도 국익 최우선의 통상정책을 흔들림없이 추진할 것이며, 특히 미국 신행정부 출범은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한 민관 협업체계를 통해 대비해 오고 있다는 점이다. 연초부터 미국 대선 대비 민관합동 '글로벌 통상전략회의'를 수차례 개최해 업계 의견을 수렴했고 전문가 자문회의, 관계부처 협업 플랫폼을 통해 대응전략을 가다듬어 왔다. 대선 이후에도 반도체·자동차·배터리 등 주요 업종별, 멕시코·중국·캐나다 등 지역별로 간담회를 개
한국과 계절이 정반대로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나라. 호주는 우리나라 면적의 80배에 달하는 넓은 국토 면적을 보유한 국가지만 인구 대부분이 동남쪽 해안가에 몰려 거주한다. '아웃백'이라고 불리는 호주의 내륙 대부분 지역은 건조한 사막기후인 황무지이다. 호주 연평균 강우량은 465mm에 불과해 남극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대륙이기도 하다. 2019년 6월부터 약 6개월이 넘게 이어진 호주의 대형 산불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대응 필요성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주었다. 이에 그간 드넓은 목초지와 농경지를 활용해 노지 농업을 주로 하던 호주도 이제 스마트농업으로의 전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달 초 성공리에 진행된 '한-호주 스마트팜 협력위크'는 양 국가 간의 스마트농업에서의 협력을 강화하는 신호탄이었다. 필자가 해당 기간 호주 브리즈번에서 만난 호주 퀸즐랜드주 정부 및 퀸즐랜드 대학교 관계자들은 모두 한국 스마트팜 기술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농식품부는 K-스
내부통제는 무엇인가. 내부통제는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비즈니스 문화를 확립하기 위한 자율규제다. 금융상품은 실물 상품과는 달리 고객과 오랜 기간 직간접적인 채권·채무의 계약관계를 유지한다. 내부통제는 계약기간 동안 고객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한 자기통제다. 내부통제는 스스로를 다스리는 자율규제의 전형이며, 내부통제의 실패는 시장실패의 원인이 된다. 이런 까닭에 내부통제 실패에는 외부통제에 해당하는 정책개입이 이뤄진다. 다소 단순화하면 글로벌 사회의 내부통제 방식은 크게 영국식과 독일식으로 대비된다. 영국식은 책무구조도로 대표되는 방식으로,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자에게 행위책임을 묻는 탑다운 방식이다. 반면 독일식은 해당 운영사업부 단위의 책임구조에 기초해 내규지침에 따라 준법감시부와 금융범죄 방지부의 감시로 직접적인 행위자에게 책임을 묻는 바텀업 방식이다. 달리 표현하면, 영국식은 수직적이고 독일식은 수평적이다. 이러한 외형적 차이에도 두 방식은 공통점이 있다. 고객의 이
일용직 근로를 하고 있던 김모씨(56)는 코로나19(COVID-19)로 일자리가 줄어 경제적으로 힘들어진 상황에서 배우자까지 2022년 경구개암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소득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고, 가정 경제는 더 어려워졌다. 도움을 받고자 주민센터에 찾아갔지만, 근로 능력이 있는 김씨가 받을 수 있는 지원은 없었다. 병원비와 생활비 부담으로 막막했던 그는 '디딤돌소득'을 알게 됐고, 지난해 7월부터 매월 지원금을 받으며 배우자 치료에 전념하고 새로운 일자리도 알아보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회안전망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외환위기 이후 급증한 실업자와 빈곤층을 지원하기 위해 시행됐다. 그러나 제도의 성과와 의의에도 불구하고, 여러 한계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1인 가구의 증가, 기술발전에 따른 일자리 구조 변화, 신종감염병·기후변화 등 위험의 불확실성 증대와 같은 변화 속에서 전통적 가족구조와 안정적인 근로환경을 기반으로 만든 '복잡하고 까다로
지난달 27일 서울과 경기 남부 지역에 117년 만에 11월 기준 역대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갑작스런 폭설로 골프장의 철제 구조물이 무너지고 아파트 주차장이 붕괴하는 등 큰 사고도 잇따랐다. 도로 곳곳이 막혀 교통이 마비됐고,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학교들은 휴교를 결정하는 등 추가 피해를 줄이기 위한 여러 조치에 나섰다. 이처럼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극단적인 날씨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겪고 있는 문제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이런 극한의 날씨가 앞으로 '새로운 일상(New Norm)'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최근 초고층 건물이나 지하 깊은 곳의 인프라,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처럼 새로운 기술로 인한 예상치 못한 위험도 커지고 있다. 그만큼 제대로 된 대비책이 마련돼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재난과 안전관리를 위해 5년에 한 번 '국가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한다. 이 계획은 재난 안전 분야의 가장 중요한 계획으로 중앙 부처 28곳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