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면장애 환자 120만명 시대가 도래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수면장애로 진료받은 인원은 124만597명이다. 4년전만해도 100만명에 못미쳤는데 그 사이 24%가 늘었다. 같은기간 진료비는 2075억원에서 3227억원으로 55% 늘었다. 수면장애의 종류는 다양하다. 불면증, 수면무호흡증, 과다수면장애 등 기질성 수면장애부터 악몽, 몽유병, 수면야경증 등 비기질성 수면장애같은 정서적 요인에 따른 증상도 있다. 이들의 공통된 꿈은 '꿀잠'이다.
어느덧 '잘 자는 것이 복'이라는 말이 우스갯소리가 아닌 시대가 됐다. 실제로 한 리서치 기업이 진행한 웰니스 관련 소비자 조사에서 '건강한 삶을 위해 가장 중요한 활동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3.5%가 '수면 관리'라고 응답했다. 숙면을 위해 '따뜻한 물로 샤워하기' 같은 임시방편이 아닌 숙면을 해결하는 실질적인 솔루션이 필요해진 시점이다.
숙면을 위해서는 숙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부를 하기 위해 집중이 잘 되는 환경을 만드는 것처럼 수면 시간을 위해서도 개인의 체질에 맞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2022년 세계수면학회가 발표한 숙면을 위한 10가지 팁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중에서 '편안하고 안락한 잠자리 환경'을 갖출 것과 '수면하기 편안한 온도를 찾고 환기가 잘 되게 유지하라'는 충고는 실천하기 어렵지 않다.
숙면 환경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 특히 중요한 것은 적절한 '숙면온도'다. 호주 가구업체 코알라의 설문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4%가 수면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온도'를 꼽는다. 또 86%는 수면을 위한 최적의 온도를 맞추기 위해 에어컨이나 난방을 사용한다고 답한다.
세계수면학회를 창립한 클리트 쿠시다 스탠퍼드대 수면센터장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에 대해 소개한 내용은 주목할 만하다. 빛, 소음, 온도 등 다양한 수면 영향 요소가 있지만 온도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었다면서 "수면 리듬에 따라 자동으로 온도를 조절하는 기기가 있다면 수면의 질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대목이다.
개인에게 맞춤화된 숙면 지원기술이 지속해서 발전한다면 잠 못 드는 수면장애 120만명에게 솔루션이 된다. 그동안 관련 산업군은 끊임없이 이런 연구를 진행해왔다. 예컨대 핸드폰으로 수면 중 호흡음을 감지한 뒤 인공지능(AI) 기술로 수면 단계를 파악하고 매트 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해 수면의 질을 높여주는 온수매트가 이미 시장에 있다.
2026년까지 전 세계 슬립테크(sleeptech) 시장은 4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이 시장을 기업들이 가만 놔둘리 없다. 기업들도 경쟁적으로 숙면 지원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개인의 영역으로만 여겨졌던 숙면이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됐다는 긍정적인 신호다. 이제 건강한 잠, 건강한 생활, 건강한 사회를 위해 앞으로도 슬립테크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사회적 관심과 논의가 뒷받침되길 기대한다.